‘서브컬처’에 깊게 몰입하거나 ‘팬덤’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을 ‘덕질’이라고 구분해서 그렇지, 소위 ‘갓반인’들이 종교 연애 육아 여행 자기계발 주식 부동산 등등에 정신력 체력 시간 돈 애정을 쏟는 양상 보면 그게 ‘누구나 하는 것’ 취급을 받을 뿐 오타쿠보다 그닥 밍숭맹숭한 마음도 아닌 듯.
근데 장애인 차별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해서 차별이 아니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기업이 협소한 공연장을 만들어 놓고 티켓값 천정부지로 올려 놓은 걸, 공연장 에티켓이랍시고 초인적인 자기통제를 미덕인 양 생각하고, 에티켓을 안 지켜도 봐줄 수 있는 사람 아닌 사람을 자기 잣대로 판단하려 들고.
애초에 강간판타지는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이 성적 주체가 되어선 안 된다는 규범을 깨지 않고 여성이 욕망을 해소하려다 보니까 외부자에게 주체로서의 역할을 위탁하는 방식이 된 거고...더 복잡한 맥락이 있지만 암튼...이거 빻았다 보지말자보다는 이거 강간이다 알고 보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강간판타지의 강간은 그 강간이 맞긴 한데 또 아니고...맨정신으로 한 명백한 합의 없는 관계는 다 강간이고...강간판타지 진짜진짜 흔한 소재고...앗 어쩔수없는 상황이다! 앗 목숨이 걸렸다! 앗 좋아하는 사람이 하자고 한다! 앗 분위기에 휩쓸렸다! 이런 거 다 당의 입힌 강간판타지고...
위고월드에선 주요인물이 죽는다고 세상이 뒤집히지 않는다. 에스메랄다와 카지모도가 죽든 말든 푀뷔스와 플뢰르는 별일 없이 산다. 레미제라블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이 죽지만 세상은 변함없이 돌아간다.
코제트는 ‘죽었어도 세상이 잊어버릴 인간’인 동시에 ‘죽은 이를 잊고 살아가는 인간’이다.
코제트는 실로 팡틴과 펠릭스 톨로미에스의 딸이다! 그 자신이 비참한 사람들les misérables에 속했으면서도, 비참한 사람들les misérables을 잊어버리고 죽은 이들을 머릿속에서 치워버리는 인간이기도 하다. 두 부류의 인간 집단이 코제트 한 사람에게 중첩되어 있다.
그냥 사람은 그런 걸 좋아함 가부장제가 그렇게 키워놔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 좋아하는 걸 부정할 필요는 없음 당의 씌운 게 좋으면 그걸 계속 볼 수도 있지 그리고 강간판타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안 좋아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지...근데 강간인 걸 강간 아니라고 우기지는 말자고
진짜 너무 흔해서 강간판타지 빻았다 보지 말자!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중요)...그냥 여성향에 만연한 취향이다 헤테로맨스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당장 오메가버스도 강간판타지의 가장 대표적인 합리화수단이고...다시 말해서 빻았다 보지말자 하는 걸로 없어질 만한 게 아니고...
자베르는 장발장을 못 잡아서 그렇지 능력으로 보나 태도로 보나 준수한 경찰이라니깐. 자베르는 당시 사법제도의 최저최악을 보여 주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불평등사회의 사법제도라는 것이 아무리 괜찮아 봤자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반대로 핍박하고 소외시킬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강간이 물리적 폭력이나 명백한 강요/협박이 있어야만 성립한다고 보면 성폭력에 대한 논의 자체가 후퇴할 수밖에 없고...동의 없으면 강간 싫다고 하는데 계속하면 강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해도 강간이고...강간판타지가 흔하다는 걸 인식해야 ‘아 근데 이건 아니다 너무 갔다’도 할 수 있음
자베르는 장발장을 못 잡아서 그렇지 능력으로 보나 태도로 보나 준수한 경찰이라니깐. 자베르는 당시 사법제도의 최저최악을 보여 주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불평등사회의 사법제도라는 것이 아무리 괜찮아 봤자 약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반대로 핍박하고 소외시킬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내가 미취학아동 시절에 조모 옆에 앉아 있으면 조모가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트라우마를 토로하셨는데, (내가 이렇게 내 몫의 토로를 하는 걸 보면 알겠지만) 나는 그 여파로 좀 꼬인 사람이 되었으나 그 이야기를 모르고 살았으면 인생이 좀 재미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도 맨날 하던 소리지만…자베르가 혐오자꼰대로서 사회적약자들의 인생을 직접 개꼬아놓는 캐릭터 맞는데 그렇다고 모든 사회악을 다 자베르한테 갖다 붙이면 안 되거든요. 자베르는 당신의 머릿속에도 들어 있는, 선인과 악인을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극대화시킨 캐릭터니까요.
무성애/무연정 스펙트럼 안에 성적끌림/로맨틱끌림을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존재하지요! 성적/연애적 판타지가 있거 흥분을 느끼지만 본인이 성적/연애적 행위의 참여자가 되길 원하지는 않는 오토코리스, 성적끌림/로맨틱끌림을 느끼지만 그 상대로부터 응답받기를 원하지 않는 아코이/리쓰 등등...
강간에 판타지를 가질 수 없다고 해버리면 여자들은 그래 내가 보는 건 강간 아니다 하고 보던 거 계속 보게 되고 (중언부언하지만 당의 잔뜩 입힌 강간판타지는 초메이저임)...극단적으로 말하면 현실에서 강간이 벌어져도 합리화수단이 있으면 강간인 줄 모르고 넘어가게 된다니까?
이건 한편으로는 방어기제인데 뭔 빻음의 이데아같은걸로 허상의 남성향관념을 설정해놓고 내가먹는건 그정도는아니다 하거나 내가좋아하긴하지만 내가 나쁜년이아니고 원래 남자들이먹던건데 나도 절여져버렸다 하는 데에 씀 이러지말고 인정하자 개빻은취향은 걍 본인취향인거야 걸스캔두애니띵이다
같은 가정에서 강제로 생활방식 일치하도록 조정당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가정이라도 불일치하는 경우 하고많음) 잘 맞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그러나 유연정유성애자들은 성욕구 친교욕구 소속욕구에 문화적세뇌가 뒤섞인 뭐시기 감정이 공동생활을 원활하게 해줄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