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와 70대는 전혀(!) 다르고 70대는 정말 노인인 듯. 신체와 인지 기능뿐 아니라 사회성도 떨어지고 성격도 변한다 ㅠ 부모님 노화를 지켜 보면 긴 시간 속에선 개인의 정체성이란 게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똑똑하고 능력 있고 그런 것 역시 전 존재 차원에선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컴퓨터라는 걸 배워봐라 엄마에게 학원 보내달라 해라 하신 6학년 담임, 대충 써 넣은 기자란 직업에 계속 동그라미를 그리며 잘 하겠다 하신 고2 담임, 작가가 어울릴 것 같다 한 대학친구. 판단이 틀려도 상관없다. 어린이청소년에게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진정 믿고 말해주는 어른이 정말 필요.
의사 집안에서 의사 나고, 교사 집안에서 교사 나는 거... 계층 세습일 수도, 유전 환경 요인으로 적성에 잘 맞아서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잘나 봐야 주변에 롤모델이 없어서. 어린이 청소년에겐 가까이서 실제하는 롤모델이 가능한 한 많이 필요하다.
우리 엄마는 밥도 다 안 차려놓고 밥 푸면서 "밥먹으러와라"라고 불렀다. 나는 늘 생각했다 '밥 다 차리고 부르면 좋을텐데' 어른이 되어 깨달았다. 밥 푸면서 불러야 다 차릴 때쯤 애들이 와서 자리에 앉는다는 것을. 미리 불렀던 건 따뜻한 밥 먹이려는 엄마의 사랑이었다.
그렇게 호랑이는 채식으로 인한 타우린 결핍증으로 확장성심근증에 걸려 1년만에 세상을 떠났답니다.
슬프지만 이는 고양이들에게 '비건'사료를 먹인 채식주의사람들때문에 실제 있었던 일로, 타우린을 생성하지못하는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들은 고기를 꼭 섭취해야하므로 채식주의자가 될수 없습니다.
-전두엽 공사 중인 시기에 자극과 경쟁 앞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니…
“맞아요. 제 생각에 경쟁이 유의미한 분야는 스포츠 정도예요. 제가 속한 의학 분야도 해외 학계는 서로서로 협업해서 논문을 발표하거든요. 아이들에게 자극과 경쟁 말고 다양한 삶의 길이 있다는걸, 보여줘야 합니다.”
아이 낳고 육아 가사를 도맡던 당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남편 양말을 널 때다. 양복용 회색 양말을 여러 켤레 널고 있으면, “같은 학교 나온 남편은 사회 생활하며 커리어를 쌓을 시간에 나는 남편 양말짝이나 널고 있구나” 싶었다. 아이들 방학이 되니 똑같은 자괴감으로 마음이 사나워진다.
평론의 핵심은 독해나 미문이 아닌 의제 제안이라는 생각에 변함 없음. 의제 없는 평론은 범작보다 무용하며 유해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독해나 미문의 요소는 이미 다른 리뷰어들의 일로 넘어갔고, 핵심인 의제 제안은 평론 한 편이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지금의 딜레마.
BBC에서 지적하는 일본의 결점.
・일본경제는 세계 3위의 규모이지만, 그 상태로 몇 십 년이나 정체하고 있음
・막대한 자금이 맨홀 뚜껑에 정교한 무늬를 새기는 등 의미 없는 곳에 쓰이고 있음
・대량의 무의미한 제도. 예를 들어 자동차 면허 따는데 수 십 만엔 들여 달 단위로 배워야 함
(이어서)
이슈에 맞춰 나온 작은 책이지만 여성학, 평화학의 시선에서 군대를 오래 연구한 저자의 글이라 정확하고 알차다. 군대에 진입하고 분투해 온 여성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군대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여성인력 이슈로 확장해 읽게 된다. 능력주의가 성평등을 보장할 거란 믿음은 구조화 된 불평등의 맥락
남자는 가족에 별 관심이 없고, 여자는 가족에서 착취만 당하니까 한국에서는 가족이며 가족주의며 죄다 지긋지긋한 게 당연하고. 잘난 유럽이나 북미 호주 사람들이 여전히 삶을 의미 있게 하는 1순위를 가족으로 꼽는 걸 비교하면 한국 가족은 그런 긍정적 요소도 없는 껍데기뿐이라는 걸 더욱 실감.
나이 들어 좋다는 게 뭔지 나도 조금씩 느끼지만 그 말을 나보다 젊은 여성에게 위로와 희망 삼아 하고 싶진 않다. 젊은 여성으로 겪어내느라 힘들었을 차별과 의무는 지나가야 할 게 아니라 사라져야 할 것들이고. 시간으로 축적된 여러 요건들을 여전히 지니지 못한 장년 여성 계급도 있을 것이어서.
시부모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결국 내 선택이니 원망 안 한다. 남편은 한남으로 할 만큼 했다는 것도 안다. 가부장제에 원인을 돌려봐야 무의미하다. 성취와 일에서 자존감을 얻으려는 마음일까 되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싹 튼 자괴감 무력감 분노는 결코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는다.
편집자란 직업군에 대한 편견으로 편집자님들을 좋아한다. 단정함 정돈됨 인내심 꼼꼼함 트렌디함 지적임 성실함 교양과 예의 침착함 따뜻한 비평감각... 정확한 문장으로 메일(편집자님들 이메일은 줄이 그어진 종이 편지를 읽는 것 같다)과 문자를 주고 받을 때 깔끔하게 안정되는 기분은 선물.
직장을 다닐 건강은 안 되니 파트타임으로 뭐라도 해 보려고 단지 내 독서논술 수업을 생각했고 광고지를 만들었다. 2천세대 10층 아파트였으니 공동현관이 100개 가량 됐는데 유모차를 밀고, 허겁지겁 광고지 붙이고 나와 다시 밀고, 붙이고... 땡볕에 보채는 아기 달래며... 가장 간절했던 순간.
"월 200"은 어느 정도인가?
2019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통계에 따르면 국민전체의 평균은 월 309만원. 중위소득은 234만원. 남성의 경우는 평균/중위가 각각 360/283만원. 여성의 경우는 평균/중위가 각각 236/196만원. 200은 전체 여성 중위소득보다 4만원 더 버는 것.
한 15년 전만 해도 책을 10권 정도 내면 대기업 연봉은 된다고들 했다. 인세 수입이 그 정도이던 작가들도 강연이 주수입원인지 오래. 2010년대 이후 대부분 신인 작가에겐 그 기회조차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좋은 작품, 좋은 책이 나오는 건 자본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나한테 처음으로 작가를 하라고 말한 이는 40대 비혼이신 세계사 선생님이셨다. 교지에서 네 글을 꼭 찾아 읽는다며 네 글을 좋아한다고 한 첫 독자.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때는 더,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 화려한 직업을 권했을 법한데. 그 말씀이 이런 의미로 남게 될 줄 선생님은 알고 계셨을까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는 부모 교사 물론 어린이를 만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첫 책이다. 교대 학생들에게도, 어른이 아닌 어린이와 일하는 직업이니 교육서나 심리서를 공부하는 외에 어린이에 대한 태도 자체를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추천. 다음 학기 첫 시간에는 글 한 편을 함께 읽어야지.
학교를 졸업한 이후 학교와 멀리 있으면서 과거 학교에 대한 “기억”으로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들도 다같이 좀 거두면 좋겠다. 어른들의 과거가 어린이들의 현재를 가두고 있어. 모든 주체에게 트라우마를 갖게 만든 게 지금까지 학교였어도. 그 트라우마에 나만 갇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갇힌다.
"여자들은 집에 있어야지 운동장에 있으면 안 되요. 스포츠는 남자들만 하는 거에요. 여자들은 요리하고 살림하고 애들을 키워야 해요. 그게 여자들의 역할이예요. 내 딸이 일하는 건 허락 못해요. 일하고 싶으면 결혼한 후에 하라고 해요 남편이 결정할 일이에요." 에 대한 디피카 쿠마리의 대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