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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 문학봇

@Osipi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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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그런 의미에서 <리볼버> 꼭 보세요. 곧 극장에서 내려갈 것 같으니 서두르시길..... 정교한 뉘앙스의 향연이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극히 소수 의견이겠으나, 역대 최고들의 반열에 들어갈 만했습니다. 이건 저주받은 걸작으로 남을 듯.... 스탕달이 말한 "행복한 소수"를 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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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시적 표현의 극치는 구조가 아니라 뉘앙스에 있다. 극히 미세한 어조, 억양, 목소리의 떨림, 눈빛, 제스쳐들 속에서 드러나는 뉘앙스의 예술. 여기서 인정해야 할 것은 모국어만이 그러한 뉘앙스의 창조와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한국인에게 한국 예술이 갖는 중요성은 특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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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한국 교육과 입시가 모든 학문과 지식과 정신적 가치를 혐오하고 멸시하도록 이끄는 경향이 있다는 게 새삼 느껴지는....
@ObeunGim
바다를 깨는 도끼
3 months
꼬꼬무 윤동주 시인 우리나라의 인문학 수준이 참 떨어지는 것 같네요. 제가 다 부끄럽고 창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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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사실 가난한 사람이 교양 있고 관대하기는 어렵고, 불가피하게 구질구질하게 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이전 세대에 널리 공유되었던 '가난한 사람이 착하다'는 문화 감각, 백석이 노래한바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감각은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진보의 토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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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어째서 이러한 편견이 생겨나는가? - 한국 문학, 나아가 한국 문화 전반이 감각과 감정을 멸시하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는 기본적으로 극히 주지주의적이며, 이러한 경향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상당히 특이한 인간형에 속한다. '고귀한 관능'의 시가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셰익스피어는 당대부터 대학 나온 최고 지식인들보다도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오히려 퀄리티 높은 글과 감각적 기쁨을 주는 글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생각되는 게 한국 문학의 갈라파고스적 특성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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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셰익스피어는 당대부터 대학 나온 최고 지식인들보다도 글 잘 쓰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오히려 퀄리티 높은 글과 감각적 기쁨을 주는 글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생각되는 게 한국 문학의 갈라파고스적 특성인 것.
@lubydu
두두
4 months
전 사실 퀄리티 높고 잘 쓴 글보다 진짜 사람들 욕망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는 문학이 명작으로 남는다고 생각함 셰익스피어도 그 시절엔 웹소 포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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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운수 좋은 날>은 한국 근대 문학의 최고 걸작 중 한 편인데, 이 작품이 왜 걸작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국어 교육은 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년대 작품임에도 구조와 문체의 정교함은 최고 수준이며 인간과 현실을 보는 냉엄한 시선은 오싹할 정도이다. 오늘날 누가 여기 비견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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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죄인에 대한 연민"은 러시아 문학의 중요 주제이다. 잘 알려진 <죄와 벌>의 로쟈는 두 여자를 도끼로 쳐죽인 범죄자임을 생각해 보면, 김첨지를 심판하여 연민 바깥으로 추방하자는 의견은 우리 도덕의 피상성을 드러내는 듯하다. 김첨지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는 독해는 피상적이다.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운수 좋은 날>은 한국 근대 문학의 최고 걸작 중 한 편인데, 이 작품이 왜 걸작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국어 교육은 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년대 작품임에도 구조와 문체의 정교함은 최고 수준이며 인간과 현실을 보는 냉엄한 시선은 오싹할 정도이다. 오늘날 누가 여기 비견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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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 시간을 내서 <운수 좋은 날>이 왜 그냥 옛날 국문학 작품들 중 한 편이 아니라, 일종의 언어적 '결정체'인지 개인적으로 분석해 보면 좋을 듯하네요. 구체적으로 다루려면 트위터 매체 형식과는 어긋나게 상당히 긴 글이 되겠지만, 그래도 틈틈이 요약적으로 가능한 만큼 다뤄보고자 합니다.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운수 좋은 날>은 한국 근대 문학의 최고 걸작 중 한 편인데, 이 작품이 왜 걸작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국어 교육은 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년대 작품임에도 구조와 문체의 정교함은 최고 수준이며 인간과 현실을 보는 냉엄한 시선은 오싹할 정도이다. 오늘날 누가 여기 비견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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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이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대물림되는 부"란 부정하게 얻은 장물, 약탈물이라는 역사적 감각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 "가난한 사람은 사실 구질구질하다, 이게 진실이다. 가난할 바에는 태어나지 않는 게 낫다"라는 외침은 공동체 의식의 와해이자 그것에 대한 심층적 공격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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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작중에서 크게 두 가지의 연민을 볼 수 있는데, 급히 먹다 체해서 죽어가는 아내에 대한 연민과 가난하고 천박하고 절망한 인력거꾼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다. 김첨지가 주인공인 것은 그에 대한 연민이 보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작품은 보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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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에 대해 "물이 그 주인을 만나 얼굴이 붉어졌도다" 라고 한 마디로 표현했다는 바이런의 일화.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일화는 나에게 시의 상징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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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cyshortcake
박서련
4 months
읽고 처음으로 전율/감동한 시가 뭐였냐로 시인 타입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가 나에게 처음으로 강렬했다="이게 시구나"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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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감각과 감정, 파토스에 대한 한국 사회의 억압은 매우 촘촘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저항은 각종 금기를 깨고 스스로 "비천해지기"로 나타나곤 한다(마광수 등등). 고귀한 것, 신성한 것에 대한 문화 감각의 부재가 일탈과 전락에 대한 그로테스크한 탐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순환은 덧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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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세상이 이 모양인데 시가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듣는다. 이러한 한탄에 대해서는 의외로 간단히 답할 수 있다: 시는 묘사가 아니라 명령이다. 시는 정열을 불러일으키고 고양되고 투쟁하라는 명령어인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시는 오늘날 극히 적고, 때문에 시는 위기에 처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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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우리 문화사에서 감각적 아름다움의 극치는 (아마도) 고려 말에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되는데, 혜허의 수월관음도를 실제로 보면 서구 르네상스의 걸작들도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감각적 미의 추구를 억압하고 그 전통을 파괴한 조선 문화는 매우 문제적이고 자멸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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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문화의 이러한 소모적인 순환을 거쳐, 감정과 감각 자체가 지리멸렬해지고 이성과 감성은 끝없이 더욱 분열되는 병적인 심리 상태가 점차 보편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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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교육 범위를 광범위하게 늘리고 대충 평가해야지, 극히 좁은 교육 범위 내에서 극히 철저하게 서열화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온갖 부조리와 정신병이 창궐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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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솔직히 말해 김유정이 나보코프보다 재능이 뛰어났던 듯. 김유정이 안타깝게 29살에 죽었는데 나보코프가 그 환경으로 그 나이 때 이룬 성취를 생각해 보면. 그리고 점순이랑 닭싸움하는 얘기가 왜 한국 문학의 결정체, 핵심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안타까운 일.
@m1ssd1or4ddict
발레리노
2 months
한국이야말로 천재 없는 나라 아닌가 특히예술분야에서는 모짜르트 베토벤 쇼팽 피아노로뚱땅거리며 작곡할때 태평소랑 꽹과리치는 민족이라니 ㅜ 나보코프 절망쓸때 김유정 점순이랑 닭싸움하는거 쳐씀 아 국적통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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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이걸 잘못했네 저걸 잘못했네 이런 끝없는 얘기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나 더욱 고귀해지고자 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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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어쨌든 도덕적으로 철저히 심판하려는, 순수주의적 문화 자체가 비인간적이고 해로운 것이다. 그런 심판을 시작하면 무사히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 모든 법은 일단은 엄격하되 언제나 자비로워야 한다. 그것의 깊이가 엄격성이 아니라 자비와 관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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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조선사에서 흥미로운 주제는 세종대왕과 불교인데, 성리학 국가 건설을 매우 급진적으로 밀어붙였던 세종이 나이를 먹고 불교에 심취한 것. 세종은 천재적인 정신력의 소유자였기에 아마도 어느 순간에는 성리학 원리주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간파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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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면 비로소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은(그래서 꼭 대학에 가야 하는) 착각에 사로잡히기 쉬운데, 그때는 시작하는 시기라기보단 끝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라는 인생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 시기가..... 그래서 한국의 대학 입시는 청소년기에 대한 파멸적 착취인 것.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한국 교육과 입시가 모든 학문과 지식과 정신적 가치를 혐오하고 멸시하도록 이끄는 경향이 있다는 게 새삼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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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현대 한국어 자체가 표준어라는 추상적 절대 규범 속에서 다양성과 생명력을 상실해 온, '국어학자들의 언어'이다. 아무리 뛰어난 문학가라도 문법을 제시할 순 없고, 그에게는 단지 약간의 '시적 허용'만이 가능하다. 황현산 선생님은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었을 때의 거부감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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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정말 최고 수준의 한국어 창작 산문은 김유정과 이상의 작품들 속에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에 통념과는 달리 김유정이 이상보다 훨씬 더 재능이 뛰어났다. 김유정은 아마 고조선 이후로 지금까지 한국어 산문을 제일 잘 쓴 사람일 것이다. 신들린 듯한 표현력, 영혼의 해부학, 복합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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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시적 표현의 극치는 구조가 아니라 뉘앙스에 있다. 극히 미세한 어조, 억양, 목소리의 떨림, 눈빛, 제스쳐들 속에서 드러나는 뉘앙스의 예술. 여기서 인정해야 할 것은 모국어만이 그러한 뉘앙스의 창조와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한국인에게 한국 예술이 갖는 중요성은 특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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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도스토예프스키는 <악령>에서는 "죄인에 대한 연민" 정서를 풍자하여, '도둑질하다 걸리면 바로 집으로 가서 어머니를 죽여요. 그럼 당신은 모든 일에서 무죄 방면될 테니'라고 쓰고 있다. 실제로 당시 배심원들이 죄인에게 감정 이입하여 무죄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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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인식과 감정에 뭔가 진보가 일어난 것 같지만, 사실은 퇴락인 경우가 많다. 인식과 감정에 있어서의 합리주의가 그렇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까지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은 병적이고 소인배스럽다. 합리적 긍지, 합리적 연민보다 무조건적인 긍지, 무조건적인 연민이 훨씬 더 심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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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1 days
적당함, 전통, 감, 유연성이 없을 때 표준화에 대한 강박이 나타난다.
@thalassaaaaaaa
금음 黚音
12 days
뭐하자는 거지 서구권에서는 모든 이름을 이름-성 순서로 표기하던 종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성-이름 순으로 기재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외국인의 외국어 이름을 존중해 그 방식대로 성-이름 순 표기를 지향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게 머하는 짓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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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런 시구는 우리 문화의 가장 근본적 토대에서 작용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이 큰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시는 모든 이념들보다 더욱 심오하며, 이런 시는 우리 문화의 원천을 이룬다. 존재의 심화는 이런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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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5. 이러한 고전 목록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전근대 문학어가 매우 여성적인 언어였다는 것이다. 이태준, 정지용은 특히 부인들의 편지인 내간체 산문에서 한국어의 고전미를 찾았다. 러시아 문학의 출발점과 비교해봐도 흥미로운데, 언어란 원래 복합적인 것이지만, 근대 문학어는 가장 복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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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그런 것도 있겠지만 동북아는 기본적으로 중국이 만리장성 쌓고 고구려, 고려가 천리장성 쌓고 이런 느낌이다 보니.
@Liat_FF
ᖰ(ˇ◡ˇ)ᖳ
3 months
그래서 한국인이 쓴 로판은 늘 국경에 (당연하게) 군대가 있고, 국경을 지키는 충신 북부대공 남주들이 나오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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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니체는 모든 위대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것들이라고 썼다. 이 점을 잘 생각하고 술을 멀리하듯 모든 완벽주의, 순수주의로부터 거리를 두자.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하고 복잡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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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2. 먼저 이제 100년 정도 된 근대 한국 시어는 오래되었다면 오래되었고 아직 역사가 짧다면 짧은 언어인데, 이것은 무수한 세월 동안 축적된 전근대 한국어가 급속한 근대화 과정을 통해 압축적으로 형성된 문학어입니다. 주로 1920년대에 형성되어 1930년대에 문화적 '폭발'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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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계속 돈을 벌어라", "많이 먹어라" - 인간을 추동하는 근본 동기는 대개 이런 한두 마디 정도의 명령이다. 시는 존재에 대한 이런 가장 근본적 명령의 문화적 복잡화로 나타나야 하며, 이것은 "느끼고 생각하라"고 명령한다. 이런 차원에서 작용하지 않는 시(대부분의 현대시)는 피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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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9 days
단순히 한자어가 영어로 대체된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역사적 연속성의 감각, 말의 고전적인 품위에 대한 감각 등이 와해된다는 게 문제이다. 품위에 대한 경멸이 이기야노체 등으로 나타나고, '말을 잘 못하는 세대'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다. 각 세대마다 새로운 기준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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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calirocfuel 맞습니다 ㅎㅎ 김첨지에게서 뭔가 체홉의 마부가 어른거리기도 하는 것 같네요. 당시 러시아 리얼리즘의 영향이 여러모로 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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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0. 이태준의 산문을 보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극히 딱딱하고 뻣뻣한 문장들이 놓여 있는데, 그 가장 창조적인 반례는 김유정, 이상, 백석일 것이다. 이들의 언어에서 내적 리듬과 언어적 리듬이 비로소 일치되었고, 표현력이 정점에 다다른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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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bichonfrise23 글쎄요.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편협한 도덕판단을 할 수 있고, 지식과 교양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증오와 저주의 말을 입에 담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교양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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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엘리엇의 <황무지>가 다타, 다야드밤, 담야타라는 천둥의 명령으로 끝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다타, 다야드밤, 담야타... 주라, 공감하라, 자제하라. 장시를 마무리하는 세 개의 명령. '근대라는 황무지'를 극복하는 법. 이런 단순한 명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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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6. 그러므로 현대 한국 문학어의 변화사를 시적 언어가 전근대, 고전 문화의 유산을 상실해 가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사적 맥락 속에서 <운수 좋은 날>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시간 나는 대로 이어서 계속...... 모두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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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6. 이태준은 오늘날 흔히 근대 최고의 산문가,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되는데, 그의 산문관은 기본적으로 산문이 의미 전달의 언어이므로 리듬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언이 존재하는 한 방언을 쓰되, 작자의 말은 절대로 표준어'일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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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3.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글 창제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한글이 주로 사회적 주변인들의 언어였고, 박지원은 한글을 모른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을 정도였다는 언어 권력의 위계입니다. 그래서 근대 문인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한글 문학의 창조적 원천은 극히 빈약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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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8. 이태준이 산문에서 음향 효과에 대한 추구를 거부했다는 점은 물론 오늘날에는 이상하게 여겨진다(아닌가?). 내 생각에 리듬은 문학어의 전제 조건이며, 산문 운문 가릴 것 없이 가장 심오한 표현력을 결정하는 것은 리듬의 깊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산문은 정반대 방향을 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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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한국어를 국어학자들의 죽은 언어에서 시인들의 생동하는 언어로 바꿀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인들이 표준어에 대하여 반란을 일으켜야 하며 스스로의 언어를 새로운 규범으로 제시해야 한다. 시인들은 그렇게 하기를 원함으로써 거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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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세종이 불교에 심취했던 건 한글 창제에 어떤 심리적, 정신적 영향을 주었을까? 세종이 불교 경전 한글화에 집중했던 걸 보면 한글을 성리학 전파 수단으로 생각했다는 주장도 재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개심한 세종이 성리학 원리주의와 맞서고자 한글을 창제하는 소설이 나온다면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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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조선사에서 흥미로운 주제는 세종대왕과 불교인데, 성리학 국가 건설을 매우 급진적으로 밀어붙였던 세종이 나이를 먹고 불교에 심취한 것. 세종은 천재적인 정신력의 소유자였기에 아마도 어느 순간에는 성리학 원리주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간파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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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1. 지금까지 시적 한국어의 리듬에 대해 다소 길게 이야기한 것은, <운수 좋은 날>을 의미적 차원이 아니라 언어적 차원에서, 즉 리듬과 음향의 차원에서 분석해 보기 위해서이다. 이 다음은 또 틈나는 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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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개개인이 더 쓰든 덜 쓰든 양적으로 의미 없다라는 관점은 글쎄. 그보다는 얼마나 절제할 수 있느냐가 그 개개인에게는 우주적 결단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개개인이 뭘하든 의미 없고 문제는 구조적 차원에서만 해결가능하다.....' 이런 단위의 허무주의를 받아들이는 순간 구조적 해결도 요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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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문화가 열화되면 지성, 감성, 윤리도덕, 규범, 감정 등 모든 것들이 총체적으로 열화된다. 가장 최악의 사태는 문화 자체가 대자본과 산업에 종속되는 것이다. 깊고 내밀한 감각은 파괴되고, 피상적 자극의 덩어리만이 유행하게 된다. 나아가 우리의 존재 자체가 자잘하고 피상적인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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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7. 그래서 이태준이 이후 한국 문학어의 앞길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가 하는 문제와는 별도로, 한국 문학어는 이태준이 제시한 길을 대체로 거의 그대로 충실히 따라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문학어의 철저한 의미중심성, 표준어 중심성이 벌써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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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중세에 대한 로망은 우리의 통념보다는 더욱 심오한 본능적 반응일지도. 왜냐면 민주주의의 위기와 무력화가 심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근본 없는 재벌과 졸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실보다 신성하게 정당화된 계급 사회, 왕족과 기사도의 지배를 무의식적으로 이상화하여 꿈꾸게 되는 걸까?
@honol_urulu
Mol?lugetsoyo
1 month
맞아... 이거 말하고 싶었는데 대신 말해주셨네. 오타쿠 문화 전반에 워낙 중세서양풍 군주제 귀족제를 극단적으로 낭만화한 판타지가 판치다보니 공화제 정신과 이념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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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운문은 노래하듯 쓴 글, 산문은 말하듯 쓴 글이다...뜻에 충실할 뿐 결코 음조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기보다 '산문이란 오직 뜻에 충실한다'는 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어느 틈엔지 음조에 관심을 갖게 되고 만다... 음조를 다듬다가는 뜻에만 충실하지 못하기 쉽다" - 이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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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4. 이태준은 <문장강화>에서 당시 문인들이 이용할 수 있었던 산문의 창조적 원천들을 열거하고 있는데, 부인들의 내간체 산문, 흥부전, 춘향전 같은 판소리계 소설, 한중록, 인현황후전 등 전기문 정도가 고작이라고 쓰고 있다. 이 정도 베이스로 근대 산문을 정초해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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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5 months
우리는 우리에게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대체로 오해이며 자기 인식의 실패일 것이다. 정말로 '유교를 믿지 않는' 한국인은 극히 드물고,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왜냐하면 한국인들 내면의 찐종교는 유교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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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문화 공동체의 연대는 모든 사회적 진보의 근본 조건이다. 뭔가 공통의 문화적 언어, 공감대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이를 파괴하고 해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진보는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끝없는 '문화비평'과 '새로운 시각'만이 남게 될 뿐.....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러시아 혁명의 성공 조건에는 레닌이나 트로츠키 등 혁명에 진심이었던 엘리트들의 존재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먼저 러시아 특유의 공동체적 문화 전통(예를 들어 농촌에서는 집안 인원 수에 따라 토지가 분배되었고, 그래서 애를 많이 낳을수록 유리했던 때도 있었다고)도 이야기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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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저도 잘은 모르지만..... 러시아 정교회 상징 체계에서 인간은 몸тело, 정신дух, 영혼душа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각각 중성, 남성, 여성형 명사라는 게 또 재밌죠.
@ruhe31
nanal
1 year
올해 읽은 문장 중 “내 육체와 정신은 고단하다.그리고 내 영혼은 평온하다.”라는 문장이 어떤 충격을 주었다. 첫번째 정신이나 영혼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나는 늘 이분법적 세계관을 고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두번째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삼분법적 세계로의 문이 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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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고려 말에 원숙해진 전통 문화는 조선의 주자학적 지배 문화 아래서 기층 문화를 이루었는데, 따라서 조선 문화 자체가 매우 분열적인 것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 문화가 주로 계승하고 있는 것은 이 기층 문화, 조선의 주변적 문화 전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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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0 days
'진짜' 고대적 박진감을 체험하고자 한다면, 딱 하나만 고르자면 크리스타 볼프. 보다 현대적으로 가보자면 애트우드가 좋을 것 같다. 이 둘을 핵심으로 놓고 보면 좋을 목록인 듯.
@Poppy_Hong
poppy
7 months
🏺 여성 작가의 글로 그리스로마신화 다시 읽는 법 🏺 사건 순서에 따라 무게 & 빨강의 자서전 ➡️ 메데이아, 또는 악녀를 위한 변명 ➡️ 세 길이 만나는 곳 ➡️ 아킬레우스의 노래 &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 천 척의 배 ➡️ 페넬로피아드 & 카산드라 ➡️ 키르케 / 라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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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4 days
한국같이 개인주의가 '난 내 맘대로 할건데~~' 이 정도로 이해되는 상황에서 개인화는 사회와 모든 공동체의 파편화, 무력화, 와해로 귀결될 뿐이다. 한국에서 도덕, 금기, 질서 등은 외부적인 강제와 부자유로 인식되는데, 이것들을 개인의 "내적 질서"로 인식하는 데서 건강한 개인주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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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9. 음향(리듬)vs의미를 피상적으로 대립시키는 이해가 한국 산문의 근본적 표현력을 훼손해 왔다고 보아야 한다. 문학어의 의미에 대한 교육만이 이루어지고, 문학어의 리듬에 대한 깊은 이해도, 교육도 없는 현실이 이런 피상적인 전제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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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의미가 아니라 뉘앙스의 예술을 시적 표현의 극치로 이해할 때, 우리는 외국어로 된 작품의 '최종적' 판단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점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심오한 판단이 시작될 것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억울해하지 않는 데서 존엄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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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순수 문학"의 원래 대립항은 장르 문학이 아니라 "참여 문학" 혹은 "경향 문학"이었다. 민주화 전까지 순수 문학의 비중은 통념과는 반대로 그렇게 높지 않았으며, 문학을 이념에 예속시키는 것은 김현에 따르면 조선 500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었다. 김현의 순수문학은 전근대를 청산하려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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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시인들이 문법을 유연하게 하기는커녕, 새로운 표준어 문법이 제정되면 옛 글들이 교정되곤 한다. 언어의 역사성의 축적이라는 문제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추상적 절대규범(얄팍해서 '켠'조차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만이 독재하며, '백석의 언어로서의 한국어' 같은 것을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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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2. 한국 문학사 100년을 통틀어 문체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세대는 1900년-1910년대 초반 생들이다. 현진건(1900), 정지용-김소월(1902), 이태준(1904) 등 1900년대 초반 생들이 시어의 토대를 닦았다면, 1910년대 전후에 태어난 김유정(1908), 이상(1910), 백석(1912)은 그 완성자라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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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예술계가 창조적 소수와 평범한 다수로 나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평범한 다수가 창조적 소수의 성취를 빠르게 흡수해서 다같이 발전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창조적 소수를 모욕하고 괴롭히고 따돌리는 '보수적'구도에서는 일이 잘 되기가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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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소인배의 심리를 소름 끼치게 묘사한 셰익스피어의 한 장면이 있는데, <줄리어스 시저>에 나온다. 시저의 암살을 꾸미던 중 카시우스가 말하기를, 자기가 시저랑 수영을 했는데 시저가 허우적거리더란 것이다. '내가 그때 시저보다 수영을 잘했다. 그러므로 시저는 신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소인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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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러시아 혁명의 성공 조건에는 레닌이나 트로츠키 등 혁명에 진심이었던 엘리트들의 존재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먼저 러시아 특유의 공동체적 문화 전통(예를 들어 농촌에서는 집안 인원 수에 따라 토지가 분배되었고, 그래서 애를 많이 낳을수록 유리했던 때도 있었다고)도 이야기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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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우리는 표준, 정상, 대세에서 벗어나는 것에 기본적으로 큰 공포감마저 갖고 있다. 이 공포심을 내면에서 깨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문화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미래의 개성의 문화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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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3 days
요-금 시대 불교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뭔가의 '오랑캐스러움'에 깊이 매혹되었다. 금나라 멸망 이후 계승되지 못한 미감인 것 같은데, 동북아 오랑캐 미학을 더 알고 싶다. 고구려-고려 문화와의 연결점도 궁금한데, 내 안의 오랑캐가 깨어나려 한다. 한국 문화의 '재야생화'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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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진정한 능동적 문화생활은 마이너한 작품, 잊혀진 작품을 발굴해 나가는 문헌학적 탐사라고 생각합니다. <문헌학적 문화>의 일원이 되어보시길!
@djunapaprika
djunapaprika
2 months
그냥 오타쿠적 소비만을 문화생활의 전부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거 같습니다. 좋은 일은 아닌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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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9 days
서구 모더니즘의 전체적인 음조를 지배했던 "객관주의"는 기본적으로 낭만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해된다. "나폴레옹 신화"를 통해 정점에 다다랐던 낭만주의적 열광이 ��그라든 뒤의 세계는 갑자기 기이할 정도로 무기력하고 공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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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개개인에게는 개개인의 실존의 차원이 있고, 이것은 양의 관점에서는 파악되지 않는, 우주적 중요성을 갖는 것이다. 이 안에서 진정한 변화가 가능한 것이고, 이것을 고려하지 않는 진보는 관념적이다. 윤리에 사로잡혀서도 안 되지만 그것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매우 복잡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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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고전주의를 산 자와 죽은 자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추는 춤으로 묘사한 만델쉬탐의 시 한 편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옮기면서 감탄했던 무척 아름다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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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강 출판사판 <원본 김유정 전집>을 추천한다. 증보판인 2012년판보다 절판된 2007년판을 추천하는데, 2007년판이 글자가 훨씬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탄생 100주년 기념판이라 더 의미 있기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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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4. 의미심장한 것은 가장 복합적이고 유려한 시어에 도달했던 이들의 세대를 지나서, 김동리(1913), 박목월(1915), 서정주(1915), 황순원(1915)의 세대부터 시어에서 경직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김수영(1921), 김춘수(1922), 박경리(1926)의 시어는 전혀 다른 시대의 것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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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요즘의 문해력 담론은 교양 담론의 열화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선과 악, 고귀함과 저열함,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가 희미해진 세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얼마나 글을 잘 이해하는가'의 문제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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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도덕은 극단화되면 공허한 형식, 도식적 규칙이 되어 인간을 억압한다. 이렇게 되면 열정은 사라지고, 비도덕에 대한 상호감시와 얄팍한 비분강개의 발작만 남는다. 외부적 규칙들의 체계가 아닌 열정적인 리듬으로서의 도덕이 필요하다. 인간이 어떻게 '본능적으로 옳을 수 있는가'? 이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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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삼국지 결말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관구검에게 유린당한 고구려가 오호십육국의 혼란을 틈타 성장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삼국지>와 함께 <삼국유사>도 읽어주세요! 최고의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일연 스님 문장력이 대단하기도 하죠.
@barTILT
tilt
3 months
삼국의 호걸들이 그 난리를 쳐놓은 위로 갑분 사마씨가 막타치고 그렇게 완성된 통일도 30년만에 다시 찢어졌다는게 삼국지 최종장의 아름다움이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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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현대 한국어 변화사는 근대-전근대 한국어와 방언들과 문화의 학살의 역사이다. 그 결과 현대 한국어는 기진맥진해져 있어 그만큼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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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1 days
옛날에 국립국어원 맞춤법 특강 끝나고 "고생하셨습니다"는 괴로울 고를 쓰기에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갓생하셨습니다"라고 바꾸어 인사했는데, 국어가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현장이라고 칭찬받았던 기억이 나네.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1 days
칭찬은 고양이도 춤추게 합니다. 간단하게 "잘했어요"라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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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자신의 창조물이기도 한 젊은 성리학 원리주의자 신하들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불교에 귀의한 노년의 세종이 "조선은 x됐구나...."라고 불현듯 깨닫는 어느 순간이 상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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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20-30년대생 작가들의 산문 속에서는 벌써 기묘한 경직이 느껴지고, 한글 세대 작가들부터는 어조와 억양이 상당히 단순화된다. 김유정과 이상만이 영혼의 가장 미세한 진동까지 산문으로 표현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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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0 days
현대 문화는 갈수록 뭘 창조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진 것을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의 문제가 될 것. 한자에 대한 언어 감각의 약화와 한자 문화권과의 단절은 약 4960년의 역사를 버리고 1980년대부터 40년만 갖고 가겠다는 소리죠. 탈아입구는커녕 0개 국어 한국인들이 넘쳐나는 문화붕괴로 가는 중
@kirina77
기린아
11 days
한국어의 고립은 애초에 한자 베이스가 없는 문자체계를 만들면서 필연적으로 예정되었던것. 그동안은 문화적으로 중국과 일본에서 배웠기 때문에 그 효과가 희석되었으나, 더이상 중국과 일본에서 배우지 않게 되면서 고립? 됨. 동아시아의 탈아입구는 한국에서 꽃피게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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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이후 우리가 아는 대로 한글은 사회적 주변인들의 문자가 되는데, 이를 통해 조선의 성리학적 문화 아래서 기층 문화 전통과 감각 세계가 보존될 수 있었다. 만약 한글 반포하고 불경 먼저 번역하면서 세종대왕님이 여기까지 의도했다고 생각한다면? 소오름;;;
@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세종이 불교에 심취했던 건 한글 창제에 어떤 심리적, 정신적 영향을 주었을까? 세종이 불교 경전 한글화에 집중했던 걸 보면 한글을 성리학 전파 수단으로 생각했다는 주장도 재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개심한 세종이 성리학 원리주의와 맞서고자 한글을 창제하는 소설이 나온다면 흥미로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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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5. 1933년에 제정된 표준어를 비롯해 한국어의 근대화 과정이 시어의 경직에 강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한글 세대에 이르러 더욱 심화된다. 그러므로 시어의 현대적 경직으로부터 자유로운 1900-1910년대 초반 생들의 언어 속에는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리듬이 있기에 귀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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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4 days
또한 두음법칙은 한국 시어의 억양을 실질적으로 상당히 약화시켰던 것 같다. 그리고 해방 이전 작가들의 언어 감각과 이후 작가들의 언어 감각을 단절시키는 데도 상당히 기여했다. 급진적인 주장이겠지만 표준어는 한국어를 무색무취의 언어로 만들어 왔고, 이제라도 표준어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dongnesan
동네산洞內山
27 days
[두음법칙] 論語; '론어'를 '논어'로 표기하는 것과 같은 두음법칙은 과거 한자를 병용하던 시대에는 문제점이 크지 않았지만 한글전용을 하는 요즘에는 문제점이 크다.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바꾸지는 않은 채 한글로만 표현함으로써 한국어 문장의 가독성과 조어능력이 가뜩이나 떨어진 상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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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오늘날 "문학이 왜 필요한가?" 하는 질문은 상당히 막연한 것으로 느껴진다. 서구의 실험적 모더니즘은 자의적으로 파토스적 시와 셰익스피어적 성격극 전통에서 이탈했고, 이것은 문학의 자기 부정이었던 듯. 한국의 리얼리즘 소설과 이미지즘 시 역시 이 경로를 충실히 답습하여 파토스를 해체했다.
@saebkkk
새벽
3 months
쿤데라 식으로, '어떤 개념이나 아이디어에서 태어나는 인물'이 오히려 동시대 문학보다 만화에서 충실히 구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음 ... 운명으로서의 성격, 같은 것도 그렇고. 오히려 문학은 운명이 불가능해진 조건 위에 남아 있는 삶의 부스러기를 쫓아가는 느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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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독서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책상 앞에 붙들어두는 순기능을 하는 것일지도.... 이런 사람들이 독서가 아니라 그 시간에 밖에서 다른 활동을 하게 되면 우리는 더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guinnesisbest
달리
3 months
실천보다 말이나 관념이 너무 앞서서 걸음이 일그러질 정도가 되면 독서도 그만두는 편이 낫다. 공들인 밥 한 끼 대접하는 것이 화려한 훈수나 아름다운 위로의 말보다 대체로 더 낫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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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한국 시에는 근본적으로 질풍노도 운동 비슷한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고질적인 파토스의 약함, 분열성, 둔감함, 신경질적인 피상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심오하고 드라마틱한 파토스적 시어를 제시하는 게 필요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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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4세기부터는 그동안 쌓아둔 전통을 바탕으로 문화의 폭발이 일어날 수 있었던 시기인데, 조선이 반대로 이전 문화 전통과의 극단적인 단절과 '청소'로 빠졌던 것은 어떻게 해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 그렇게까지 전통을 파괴해야 할 아무런 현실적 당위도 없었죠. 이념적 당위가 있었을 뿐.
@ult_cora
슈게이징천재 🦇 코라삐
2 months
사람들 넹글 돌지 않고는 말을 못하는 걸까... 이건 단순히 화려하고 감각적 문화 = 좋은 것 의 편에 고려불화, 서구문화 등등을 놓고 그 반대편에 그렇지 못한 문화 = 나쁜 것 을 놓고 그 도식을 만족케 하기 위해 조선을 골라 문제삼는 아주 나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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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문화는 좋은 정서를 만들어내고 보존하고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깊은 서정의 창출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하는, '비인간화'하는 거의 대부분의 현대 문학은 무가치할뿐더러 해롭기까지 한 것으로 느껴진다. 서구 모더니즘의 '객관주의'라는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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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8 days
나에게 외국어로 읽는 것은 거의 기쁨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언제나 '원본보다 나은 번역'이 요청된다. 대부분은, 평론가, 비평가들도 모국어가 뉘앙스의 예술의 토대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나아가 뉘앙스의 예술이라는 차원을 부정함으로써 자기가 '세계인'들과 동일한 감상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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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6 days
세종대왕과 불교라는 주제는, 완전무결하고 일관적인 성리학자 군주 세종이라는 상징에 균열을 낸다. 젊은 성리학 군주 세종과 이후의 불교 신자 세종 사이에 있는 균열과 모순은 우리의 통념보다 훨씬 복잡하고 심오한 것이리라. 그리고 한글은 후자의 세종에게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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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절대적인 것, 궁극적인 것들 앞에서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을 옹호하는 것이 시의 핵심적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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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 months
13. 이 세대는 전근대적 농촌 문화와 한자 문화에 친숙했으며 또한 근대를 충격으로서, 파국으로서 경험했던 세대라고 생각되는데, 이 세대, 특히 1910년도 전후에 태어나 1930년대에 활동했던 김유정, 이상, 백석, 이효석 등의 시어는 문학사상 가장 풍부하고 유려한 리듬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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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4 months
셰익스피어는 이미 생전에 최고의 스타 극작가의 반열에 올랐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로버트 그린은 그를 벼락출세한 까마귀라고 부르며 질투했고, 벤 존슨은 "라틴어를 조금밖에 못하고 그리스어는 더 못한다small Latin, and less Greek"는 평을 했는데, 셰익스피어의 학력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d_karamazovian
독서의망령
4 months
이 말에 동의하는 것과 별개로 소스를 좀 찾고 싶음. 이분의 말이 의심스럽다는 게 아니라 내가 알기로 셰익스피어는 당대에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극작가 1일 뿐이라서… 제대로 된 사료를 찾아보고 싶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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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1 month
인간의 반전 기계화, 인간의 변증법 기계화. 입체성을 가진 주인공과 평면적 주변 인물들이 대비되는 세계는 비극적 드라마의 세계이다. 반면에 모든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사연을 가진 세계는 마이너스와 불모의 세계, 선도 악도 자비도 관용도 없는, 드라마로 파악할 수 없는 지리멸렬의 세계.....
@SER32903633
SE R
1 month
현대 이후 좀 더 역사적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는 게 학문적으로도 문화적으로 트렌드가 되었는데 이것조차 현실의 삶에서 점점 권력을 가진 계층 이해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기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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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6 months
바르트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데, Chatgpt의 시대에 이 '아마추어 비평가'의 사유는 흥미롭고 똑똑하지만 심오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오늘날 이런 아마추어스러운 생각들은 내 생각에 문학의 죽음에 기여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저자와 독자 간의 관계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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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istnacht
das
6 months
바르트의 「무지카 프라티카 Musica Practica」를 찾아보다가 충격적으로 필요했던 글 발견: 조지훈, 「어떻게 비평 '제도'를 해체할 것인가? - 롤랑 바르트의 비평 이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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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문화적 상징들과 의례, 사소한 예의범절들의 체계. 좋은 체계는 그것의 반복을 통해 친밀함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나쁜 체계는 그 수행자 개인을 억압하고 짓누르며 문화에 대한 혐오와 냉소를 낳는다. 지나치게 정밀한 체계 역시 나쁜 체계인데, 그것은 생리학적으로 지리멸렬하게 인간을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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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3 months
문화의 성숙이 없으면 성숙한 개인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화적 개인이란 우리에게 지극히 낯선 개념이며, 이것은 오랫동안 진행된 문화 붕괴의 결과일 것이다. 이념 혹은 사회 구조만이 존재의 원리로 인정되며, 문화는 오락이나 여흥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이 벌써 하나의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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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9 days
언어는 시간에 따라 바뀌는 거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순리지~ 이런 생각은 우리의 반문화적인 망각의 습관을 보여준다. 기억과 시적 계시를 보존하는 것이 문화의 본질적 기능이다. 망각의 습관은 문화의 창조력과 가치들의 질서 자체를 와해시키고, 피상적인 이득과 손실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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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ipi_Kim
오랑캐 문학봇
29 days
그냥 페트병을 안 쓰는 게 좋다더군요. 페트병은 아무것도 안 해도 미세 플라스틱이 꽤 많이 떨어져 나오는데,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은 아예 0개는 아니지만 비교적 매우 안전하다고 합니다.
@mglee1031
mg lee
30 days
당신이 폭염에도 플라스틱 물병을 얼려 마시지 말아야 하는 이유 플라스틱 용기를 얼렸다 녹일 경우 높은 온도에서 가열할 때와 비슷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물에 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헐...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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