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남편을 만났는데 첫눈에 반했다. 근데 하필 방학 직전이었고, 타지역 사람이라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천천히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그 때는 카톡도 없을 때라 문자를 하기는 해도 친분이 없어 네이트온 대화와 방명록 주고받았는데 밤10시마다 접속했다는 알림알에 그렇게 설렜었다.
새벽4시에 아가가 목말랐는데 물이 없어 날 찾았다. 물 먹인 후 같이 자려는데, 잠이 완전 깬 아가는 옆에 누워 잠든 내 얼굴을 보고 있었나보다. 작은 손가락으로 내 속눈썹을 만지더니 눈썹 만지고, 코 만지고 입 만지고귀 만지고. 그렇게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아가는 잠들어있었다.
육아를 한다는 건 정말 내가 외면하던 나의 밑바닥을 매일 마주하는 것 같다. 추악한 내 모습. 이 작디 작은 아가에게 난 뭘하는거지. 근데 그러다가도 아가로 인해 힘들 때는 숨이 턱턱 막힌다. 양육자의 표정을 살핀다는데 나의 무표정에서, 힘듦이 팍팍 티나는 표정에서 아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평생 효도는 어릴 때 다 한다는 말, 정말 공감한다. 이번 여행에서 아가 덕분에 정말 많이 웃었다. 위에 올라가서 일어났길래 '크다' 알려줬더니 어디든 올라가서 크, 크, 한다. 아는 단어들은 신이 나서 여기저기 두드리고 가리키고 말한다. 그 단어들 조합해서 대화도 된다. 너무 신기해 두돌...
남편이 아가 재우러 갔고, 한참 지나도 안나오길래 캠으로 보니 자는 척 하고 있었다. 그 옆에 아가는 혼자 책 보며 잘 생각이 없어 보여, 내가 들어갔더니 나를 보며 울먹거리며 “책, 책” 했다. 그 모습이 마치 꼭 ‘엄마 왜 이제 왔어’하는 거 같아서 괜히 마음이 찡 했다.
조리원에서 옆 마사지사님이 해주신 얘기가 계속 생각난다. 옆 산모가 산후조리하면서 엄마랑 부딪힐 거 생각하니 너무 스트레스다라는 말에 “나는 나이 50인데도 배달 시켜먹으면 아직도 엄마 눈치 보이는데” 하셔서 ㅋㅋㅋ 다 들리는 터라 옆에서 빵 터진 나. ��가 두고두고 생각날 말 같다.
이선균 팬까지 아니지만 반 이상의 필모 과몰입하며 봤는데. 태릉선수촌 커프 달나도 파스타 아내가바람을핍니다 시베리아 동남아 국화꽃향기단역 화차 내아내의모든것 끝까지 변호사 어쩌구 아 적다보니 더 짜증나네. 자기관리 진짜 저따위로 할 수 밖에 없었나. 자녀도 있으면서. 아내도 연예인인데.
어제 캠핑장에서 자꾸 나가자는 아가땜에 너무 힘들어 의자에 거의 앉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밥 먹일 겸 영상 틀어줬는데 그걸 보고는 영상 보여주면 안된다고 미각이 발달 안한다 어쩌구 자기 남편에게 말하던 남편 친구 와이프. 아이가 없는 집이었다. 그냥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근뎈ㅋㅋㅋㅋ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를 할 수 없는 스무살. 아니 생일이 지나지않아 아직 청소년 요금제를 쓰던 나는 ㅋㅋㅋㅋㅋ ‘알이 없는데용’ 했다. 아ㅜ 지금 생각해도 이불킥. 킹받네. 이런 말투로 쓰려던 건 아니었는데, 남편과의 연애 직전이 생각 나 몽글몽글해진 마음이었는데.
와 식겁했다 아가랑 병원 마트 가려고 경차에 태우고 이제 내가 운전석 문 열려고 하는데 철커덕 잠김. 문 손잡이 갖고 놀다가 잠가버린 아가. 가방도 차 안에 있는데? 아가한테 웃으면서 문 다시 열어보라고 했지만 잘 안됨. 스페어 키가 어딨지. 아가 울기 시작. 마스크 빼고 모자 벗으라고 함.
그리고 그 주 일요일 저녁에 밥 먹고 영화 데이트하고, 복학생의 사격 자랑(..)도 하고, 인형도 받고, 사귀기로 했고 막차타고 집에 왔다. 그리고는 다음날 주변이 모든 사람들이 ‘봄이왔네’ 인사해줬다. 그리고 며칠 뒤에 비 오다가 눈도 내렸는데 남편은 날 만나니까 비도 눈이 오는구나 해줬다.
설레는 마음 감추고 아주 천천히 다가가려고 했지만 접점이 없었다. 그렇게 12월 말에, 1월 초에 다같이 만난 게 전부. 그 외에는 싸이 방명록만 하루에 하나 주고받고 네이트 대화는 답장 고심해서 보내느라 주고받은 거 열개도 채 안됨. 그래도 좋았다. 20살에게는 아직 먼 얘기 같았지만
전직장에서 보호자 상담할 때, 동기가 자주하던 그 말이 내내 마음에 남았다. 지금은 자녀 키우기 힘들어서 나몰라라 하거나 함부로 대하시지만 그런 기억들이 남아있는 자녀가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 설날이나 추석에 아버님/어머님 만나러 오겠느냐. 아버님/어머님 같으면 만나러 오고 싶겠느냐.
너무 많은 축하를 해주셔서 ㅠㅠ 감사합니다 😍
아가의 소식 알릴 때는 카메라 설치해두고 선물이니까 상자 열어보라고 서프라이즈 했었는데 ㅋㅋ 이번에는 피곤하고 힘들어 그 선물상자 줬더니 단번에 알던 남편. 아가랑 같이 축하 받고 잠이 쏟아져 일찍 자고 일어났더니!_! 감사합니다 🥰
우연히 정문 앞에서 만났고, 나는 너무 반가웠는데.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 영화가 생각났더랬지. 일단은 친해지는 것부터 하려고 우산도 일부러 빌리고, 가기싫은 모임도 가고 그랬다. 볼링 칠 때 하이파이브하면 닿이는 손바닥, 개강파티 때 슬쩍 옆자리 앉을 때 닿을락말락하는 어깨,
내 가방 위에 엎어두는 겉옷, 그리고 우리 모임은 그 실을 지켜야했는데 대부분 그냥 교대하지만 그는 내 시간에 공강이라고 같이 있어줬다. 그 건물에 우리 둘 뿐이었다. 어색하고 할 말 없는데 참 좋았다. 그때는 남편이 플러팅 했었는데 난 오히려 어장 당하는 줄 알고 열받았었다 ㅋㅋ 어리석군..
나도 암것도 모르고 결혼했고, 암것도 모르도 아이 낳았는데. 결혼이야 예비부부교육 받고 주관하고 교육하며 알았다고 하더라도 교육은 교육일 뿐 실전은… 하하하. 예비부모교육도 마찬가지더라. 모든 건 애바애였고 전문가마다 말도 다르고. 내가 몸소 부딪히며 알아가는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았지.
오늘 아가 내가 재우는데, 평소에 아빠한테 하는 것처럼 내 배 위로 올라 오려고 했다. 동생이 있어서 안된다고 하니 ‘그럼 좀 더 안아줘’ 하면서 옆구리에 파고 들었다. 그때 태동이 느껴졌고, 아가 손을 배 위에 얹어서 ‘동생이 움직이고 있어’ 말해주니 손끝에 집중하는 표정이 너무 귀여웠다.
남편이 아가 씻겼고 피곤해보여서 내가 아가 대신 재운다고 들어갔는데 아빠랑 들어가면 30분이면 자놓고 나랑은 1시간이 넘도록 잘 기미가 안보여서 정말 빡쳤다. 그 와중에 거실에서 뽀시락대고 티비 트는 소리에 아가는 더 귀 기울였고 물을 찾았고 폭발한 나는 그냥 나와버렸다.
엄마에게 가장 큰 서운한 점은, 내가 필요할 때 힘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것.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 엄마는 도망가는 느낌이랄까. 스케쥴 이동 중에 잠시 짬이 나서 전화를 하는 정도. 애들은 잘 크냐고 매일 똑같은 질문을 하는데, 어제같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면 그 하소연 다 듣기엔
아가도 더디게 내려와서 14시간만에 낳았는데. 이번에도 촉진주사 맞고 양수 터트려도 여전히 위에서 논단다. 진통이 오긴 하는데. 지금 어플도 아니고 사파리의 트위터에서 글 쓰는 거 보면 아직 내가 살만한가보다. 옆방에서 힘주는 소리, 아기들 우는 소리 들린다. 생년월일 같겠군 ㅋㅋ 🤗
남편이랑 고딩동창이던 언니도 같은 모임. 다정한 거 보고 남편이랑 쌍방(?)인 줄 모르고 그 언니마저 질투하는 삽질도 했다. 형부도 같은 모임이었는데 ㅋㅋ 그때 남편의 싸이 bgm은 김건모의 아름다운이별이었는데 한참을 들었다. 아직도 첫사랑 못잊었나.. 아련한 마음이었는데 알고보니 귀찮아서.
그 순간 모두가 헉 한 것을 눈치 챘다. 흔히들 말하는 애정으로 하는 표현이니 이해해라 그딴 말 정말 싫다. 나는 그래서 츤데레를 극혐한다. 애정하면 애정답게 표현해야지. 아무튼 똑부러지게 말하지 못한 나를 원망하며 곱씹고 곱씹는다. 담엔 반드시 똑바로 말해야지. 이게 몇번째야.
아가 진정 시키면서 문 다시 열어보라면서 남편한테 전화하니 얼마전 처분한 차 정리하면서 경차에 뒀단다. 아가는 오열. 아… 그때부터는 나도 멘붕. 보험사 어디였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다시 철커덕 소리 들림. 안아주고 남편에게 설명하고 토닥여주며 이거 건들면 안된다고 말해주고 그냥 집.
첫 데이트도 웃겼다. 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주춤했던 남편과(그땐 그 나이도 많게 느껴질정도의 대학생) 어떻게 다가가야하는지 잘 모르겠는 나를 잘 아는 선배 도움을 받아 둘이 같이 밥을 먹었는데 저녁 8시에 끝났다. ???아니 막차가 11시인데 ?? 집 앞에 도착해서야 어이없는 나.
산후도우미 선생님 내일 마지막 출근이신데 약간 울고싶은 마음이다. 내 공간에서 낯선 이와의 2주가 끝남에 홀가분하면서, 이제 정말 ‘내 역할’ 도움이 없겠구나 싶은 마음. 남편이든 엄마든 어머님이든 내가 진정 편할만큼 도움이 되진 않아서(확신) 아... 마치 무기없이 전쟁 출전 앞두고 싱숭생숭?
나도 딸 낳고 싶었음. 내가 여자니까 막연하게 딸일 거라 생각함 ㅋㅋ 성별 확인할 수 있는 주에 선생님이 “안보이네요” 하셨다. 그 말에 난 딸이구나!!! 🤗 했는데 남편은 다음 검진까지 기다려보자 했다. 뭐래 딸인데 😎 했던 나는 초음파 기기 갖다대자마자 뭘 봤고 남편은 내 표정 보고 빵터짐.
아가랑 집에 오는데 차에 우산이 없어서 아가를 일단 안은 뒤 담요를 덮어 씌우고 들어왔다. 그래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아가도 좀 젖고 나는 아예 홀딱 젖었는데 아가가 담요에서 뿅 나오더니 나랑 눈 마주치고는 히히 비 시워내~ 웃으면서 내 얼굴에 빗물 땜에 붙은 머리카락 떼줬다.
아가는 매일 일찍 등원하고, 격일로 연장반으로 하원하는데 그 때마다 함께하는 누나가 있다. 근데 어제는 그 누나가 아가 연장반 시작한 처음으로 일찍 하원했고 혼자 30분 있었단다. 내가 데리러 온 순간 엉엉엉 울었는데, 잘 놀다가 엄마 보니 감정이 올라왔나보다. 원장쌤 당황.
아가와 같이 체험카페 놀러갔을 때 아가보다 몇개월 어려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 하다보니 그 아이는 하고싶은대로 못했을 때 짜증내는 것 같았고, 그 부모는 규칙을 알려주고있는 듯 해서, 아가더러 친구가 먼저 하고 있네~ 했더니 아가는 몇 발자국 뒤로 걷더니 기다려~라고 말했다.
어제 임테기 해보니 더 진해졌고, 며칠전에 한 건 연하게 바뀌었다. 암튼 오늘 부모님께 말씀드릴거고, 시부모님은 주말에 말씀드릴건데. 시누이네는 둘째 원했지만 생기지 않았던 일이 있어 따로 말씀드리기로. 그리고 긴장된다. 어쨌든 시부모님 도움을 받게될 거리, 상황인지라... 어떤 반응이실지.
👩🏻동생이 응애하고 울면?
👦🏻지켜줄거야
👩🏻동생이 배고파하면?
👦🏻밥 줄거야
👩🏻동생이 같이 놀아조 하면?
👦🏻같이 놀거야
👩🏻00이가 좋아하는 패트(경찰차) 갖고싶어하면?
👦🏻동생한테 주고 난 중장비 할거야
오랜만에 밤잠 재우며 아가와의 대화 ㅋㅋ 적고보니 대화 유도하는 것 같은데 암튼 미친 귀여움
엘베에서 인사 잘하는 아가는, 연령대 높은 이 아파트에서 귀여움을 꽤나 받는다. 그래서 우리 가족을 기억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어제 밤에는 나 혼자 음쓰 버리고 오는데 출산했냐고 물어봐주시는 중년 남성분. 근데 내 복장이 너무 편한...ㅋㅋ 당황해서 몇마디 나누다가 ‘조심히 가세요’ 했다.
나는 엄마에게 그 날짜에 산후조리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엄마는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 상황에 맞춰 플랜을 다 짜놨는데, 엄마는 그 사이에 산후조리 하는 걸로 혼자만의 계획을 다 짰고, 시가식구들 다 불러서 얼른 갓난아이 보여주고 치우고 싶다는 내 계획을 도통 이해 못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