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잘 대해주면
1. 나처럼 별거 없는 존재에게 이리 잘 대해주다니 참 고맙구나 하고 꼭 갚아야지 하는 부류와
2. 오호, 이거 밥이네. 어떻게 더 이용해먹지? 하는 부류로
나뉜다.
세벽이슬 먹고 암소가 우유를 만들고 독사가 독을 만들듯 결국 모두 인간성이 결과를 만들어 낸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관심이 없어 전학시키겠다던 보호자.
우리 애 자리 원하는 대로 주지 않는 나쁜 선생님이라는 보호자.
자기 애가 괴롭혀 싸움났는데 편들어 주지 않는다고 교무실에서 소리지르는 보호자.
그 보호자가 원하는대로 들어주라던 관리자.
서이초 모습이 눈에 훤하다.
나랑 같을테니.
전해들은 군대 상황실 이야기.
폭설이 내리는 날 한미연합사 당직을 한국군은 상병이 서고 미군은 준장이 선다.
'눈 많이 오는데 장군이 근무 서십니까? 잘 이해가 안되네요.'
'눈 많이 오는데 일개 병사가 무슨 상황판단을 하고 지시를 내릴 수 있겠나. 나는 한국군이 더 이해가 안되는데.'
버스 옆에 갔더니 줄 서있다.
차곡차곡 앉는다.
알아서 안잔벨트를 맨다.
아는 얼굴이 들어오면 인사를 한다.
총동창회 분위기다.
들어와 출석을 부른다.
알아서 이름 불리면 네 하며 팔을 든다.
출석 다 부르고 버스 진행자는 보고하러 간다.
선생님들 모아놓으니 알아서 모범생이 된다.
처음에는 '어찌 저런 상황이...'
싶었는데.
돌이켜 보면 나는 많이 저런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왔다.
여전히 사람에 대해 모르면서 다 아는 양 잘난체 하고, 뭔가를 깨달은 걸로 착각하며.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 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다.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
저 선수 얼마나 힘들까.
만들어진 이야기 아닌가 싶지만 딱 저게 우리나라의 조직이 갖는 책임과 의무의 시선이라고는 생각한다.
책임자는 책임질 자리에 없다. 책임을 질 수 없는 존재를 던져놓고 문제 생기면 책임을 묻고 잘라낸다.
언제나 과중한 책임과 없는 권한이 말단에게 주어지고 윗자리는 그 반대다.
직업이 선생인지라.
굿파트너라는 장나라 나오는 드라마를 잠깐 보았다.
장나라 딸이 학교 행사가 있었는데 엄마 아빠가 다 오지 않은 건 저 뿐이었다고 한다.
이모를 보냈다고 하니 엄마가 오는 거랑 같냐는 말을 한다.
1. 학교는 더이상 학부모 참석하는 행사를 하지 마라. 불참하는 상황이 오면
몇년 전 교사 연구실에서 비닐봉지를 모아두는 걸 보며 ‘시골 할머니처럼 궁상맞게 그걸 모으냐?’ 던 분이 있었다.
시골에 사는 자기 할머니는 뭘 그렇게 모으는지 구석구석이 아주 지저분하다고 해서 몹시 민망했었다.
오래간만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 할머니가 남긴 유산으로 차를 바꿨다고 한다.
트친에 계신 탐라 여러분.
이 혼란스러운 시국에 제겐 기쁜 소식이 왔어요.
오늘 맞팔해주신 여러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제겐 실제의 학교보다 탐라가 더 우리학교 같아요.
이상한 장감 없어서 좋아요.
이번 파도를 다같이 잘 넘겨보아요.
내일 병가 썼는데 많이 같이 했으면 합니다.
아이들의 이상행동에 보호자를 부를 때가 있다. 나오는 분들의 반응은 놀랍게 어디 공장에서 생산한 기성품같다.
1. 내가 여기서 이럴 사람이 아니다.
2. 그건 선생님이 뭘 몰라서 그런거다.
3. 우리 애가 그랬을 리 없고 모두 다 오해다.
4. (증거를 보여주면) 인정할 수 없다. 이젠 담임 선생
3. 드라마 작가와 제작진 반성해라.엄마에게 죄책감 주는 식으로 분위기 몰아가지 마라. 아빠가 참석 안한 건 아빠에게 말 못하고 엄마에게만 짜증내는 설정 이제 그만 울궈먹어라. 아빠는 부모 아니냐. 죄책감도 책임감도 동등하게 가져야 하고 그렇게 드라마를 써라.
속 터진다.
시위하는 선생님들이 줄을 잘 서든 말든, 경찰에게 칭찬을 듣든 말든, 검정 옷을 맞춰입든 말든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무얼 외치는지, 무얼 말하는지 그 메시지를 읽고 옳은 말이면 지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부처럼 읽고도 못 읽은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하지 말고.
그게 진짜 연대 아닙니까.
집에 와서 씻고 이제 라면 먹었네요.
모두 고생하셨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많이 울고 많이 공감하고 많이 위로빋았어요.
행복한 교실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교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관리자나 청, 갑질 보호자들은 어디서 복사해 왔는지 멘트도 같더군요.
아침에 아이 하나가 오지 않는다. 전화 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아이가 늦어서 혼나고는 울어서 눈물자국이 있는채로 교실에 들어갈 수 없다며 학교 주변 어딘가에 있다고.
어쩌라는 거지?
그래서 전화좀 해달라고 한다.
그러더니 이젠 자기가 하겠다고.
어디까지 어려지고 어린양을 하는건지.
탐라 넘기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 저도 말 얹습니다.
언제나 입 다물고 말 안하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교실에서 여러 몫을 하며 선생님을 지치게 하는 아이들은 몇 안되지만 그 몇이 선생님을 붙잡고 있으면 그 피해는 교사 뿐만 아니라 나머지 아이들도 봅니다.
도대체 얼마나 배움이 부족하면......
모여 집회하는 거 자체가 정치적 행동이지. 왜 모여? 왜 집단행동을 해? 그게 데몬스트레이션 아닌가. 내 소리를 들어달라고.
전교조의 집회는 정치적이고 당신의 집회는 정치적이지 않아? 힘있는 자들에게 힘없는 자들이 모여 외치는 게 바로 정치적 행동이지.
금쪽이가 하도 떼를 써서 장감을 호출했다.
막 교실에 들어설 때에는 금방 데리고 나갈 수 있으리라 여겼었나 보다.
버티는 금쪽이는 결국 교실바닥에 드러 누워 자는 척 한다.
달래고 씨름하다 지친 장감은 포기하고 교실을 떠났다.
당신들은 그렇게 와서 해보다 안되면 그냥 가도 아무 책�� 안지고
이랑 말 못하겠다. 교장실로 가겠다. 호칭에서 담임은 님자 삭제.
5. 교장의 호출, '원하는 대로 해드려.'.
6. 만족스러운 결과에 승리의 미소 가득.
7. 다음해 새 담임과 같은 패턴의 진행. 이때 꼭 나오는: '작년에는 안그랬는데요.'
네. 거의 매년 봅니다. 올해에도 작년 학부모를 또 보았지요.
열일곱의 내가 선생님 하겠다 할때 아버지는 말리셨다.
'세상의 모두가 싫어하는 게 선생님이다.'
임고 준비하는 딸에게 비슷한 얘기를 해준다.
'너의 선의가 짓밟히고 악의로 둔갑하는 게 교직이다.'
아버지가 날 막지 못했듯 나도 딸을 막지 못한다.
오늘의 탐라를 보니 아버지 마음이 짐작된다.
1. 수술은 의사에게는 일상이어도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일생에 몇 없는 큰 일
2. 의사도 사람인지라 오진이 있을 수 있으니 할수 있다면 여러 곳 찾아 몇번이고 확인을 하려 함
3. 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싶은 게 '간 보기'라고 보는 생각과 표현
저는 병원에서 당신같은 의사 만날까봐 무섭네요.
트위터 하다보니 어느덧 매일 보는 옆반 선생님보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트친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그런 자신을 보며 슬슬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지요.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트위터 의존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석달이나 반년정도 멀리해 보고 영영 떠날지 결정하기로 했지요.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회군이 결정되지요.
그리고 5월 18일 광주는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들께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물러나면 다 죽습니다.
우리가 요구하고 맞설 대상은 교육부, 정부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분열에 맞서서 끝을 봅시다.
교육부 지금 많이 겁 먹었습니다.
@backtoyouall
세상에서 제일 오래 된 '직업' 이 창녀일 만큼 남자들이 제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거죠.
저 말은 남자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딴 말 하는 남자들이 정상의 머리를 가졌을 리는 없겠지요.
몸을, 감정을 사고 팔 수 있다는 발상부터 미친 거 아닙니까.
오늘 병원 가신 선생님들 다들 그냥 넘기던 거 찾아서 병가 이삼주씩 다 내게 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저도 의사가 좀 쉬라고 하며 3주 찍어주더군요.
오늘은 그나마 괜찮은 편인데.
정말 이렇게 아파서 병가 이심주씩 내게 되면 온 나라 학교들 강제로 쉬게 되는 거 아닌가요?
이야.
온갖 트친의 트친들이 맘껏 원한발사를 하는구나.
쌓인게 많네.
아니, 그렇게 학교가, 교사가 못미더운데 어떻게 학교 보내고 사십니까.
모든 교사가 다 모자라고 못되고 못난이들인데 어떻게 그 '귀한' 아이들을 종일 맡기시는지요?
진심이시라고요?
그 정도라면 저 같으면 학교 안보내겠네요.
학부모, 보호자님들께도 말씀드립니다.
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이 견디다 못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자녀가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을 지지해 주세요.
못난 몇몇이 다수의 나머지를 망가뜨리지 않게 도와주세요.
한번만 교육부를 향해 같이 외쳐주세요.
어젯밤 지인의 투병사실을 들었다.
문득 오세요 핀란드님의 마지막 트윗이 생각났다.
그분은 어찌 되었을까.
트위터에 묻어나던 그 숱한 감정들을 생각해 보면 나중에 돌아오셨을 때 돌아왔다고 알리실 거 같은데.
말 그대로 사라진 걸까.
우리도 언젠가 여기를, 아는 사람들을 떠나가게 되겠지.
7월 18일로부터 이주 되었다.
예상대로 어느 학부모의 입장표명도 보이지 않는다.
1학년 학부모 뿐만 아니라 다른 학년의 학부모도 입장표명이 없다.
모두 공범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시위에 나서서 같이 하는 학부모가 당연히 있었어야 한다.
게시판에 글 올리는 학부모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
안가르쳤겠나.
배워야 할 때 안배우고 미루고 뭉게서 나이만 먹은 결과지.
초2가 하는 걸 초5가 못해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넘쳐나지.
그런 자세로 사는 애가 스무살 서른살 된다고 사람 몫 하겠나.
가르쳐줘도 안하면서 안가르쳐줬다고 만만한 선생탓만 하지.
인간이 절망이야.
친구가 자기 반 보호자와 장시간 통화를 하고 진이 빠져 연락했다.
애가 편식이 너무 심해서 학교에서 급식을 거의 안 먹는데 학교에서 왜 조치를 안 취해주느냐.
애가 하교하면 배가 고프다고 울고 불고 난리다.
대책을 세워서 어떻게든 우리 애 밥을 먹여주라고 계속 항의했다고;
저기요...
수업을 하면 열심히 듣는 아이들이 몇 있다.
대부분은 듣다말다 하지만 그 몇몇은 아주 오래 집중하고 건네주는 배움을 이해하려 애쓴다.
마찬가지로 거의 듣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하루 중에 집중하는 시간이 집중하는 아이들 대비 반의 반도 안된다.
그런 시간이 쌓이고 쌓인다.
애가 그런다고 내게 전화해서 찾아달라거나 전화 좀 대신 걸어달라는 건 또 뭔지.
작년에도 시간 맞춰 미지근한 물좀 챙겨 조용한 곳에서 약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었는데.
본인들은 그런 학교를 다니셔서 그렇게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는건지. 내가 당신 자녀만 맡는 게 아닌데요.
꽤 예전에 몹시 사는게 버거워 수면제를 모았었다.
약국에서 임의조제가 기능하던 시절, 몇개 약국을 돌았더니 몇십알을 모을 수 있었다.
겨우 하루를 마치고 방 책상에 앉아서 모아둔 알약들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었다.
얼마 뒤 어느 이름모를 산 큰 바위 위에 갔다가 혼자 남아 또 한참을
어제 점심시간에 보호자분들 대상으로 재량휴업일 운영에 관한 긴급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13학급 작은 학교입니다.
찬성 85% 나왔습니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상대는 교육부/청입니다.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입시다.
힘들지만 주저앉지 말아요.
힘냅시다.
그런데 진짜 궁금해서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언제 어디서나 상대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고 웃고 절대 짜증내지 않고 마음에 상처주지 않으며 대하나요?
지치고 힘든 날, 아이들이 제 한도를 넘게 힘들게 하면 저는 감당못할 때도 있는데.
그게 그렇게 대단해서 범법자가 되어야 하나요?
수업할 의욕이 없다.
아이들 바라보다 이게 다 뭐하는 건가 싶다.
아이들 잘못 아닌데 나는 이 자리가 이제 겁나고 무섭다.
죽고 싶지 않다는 외침에 사방에서 오는 건 비웃음과 트집과 무시 뿐이다.
현장학습 강행 못하겠다 하니 대체행사라도 하라는 장감이 어이없다.
우리는 그런 곳에 있다.
약국을 돌아다니며 수면제를 모으는 마음이 뭔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4천알 먹어야 한다고 지식을 자랑하는 건지.
이제 그정도는 다들 알아요. 그게 중요한 얘기가 아니란 거죠.
어제 시위에서 국어시간에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얘기 나오던데.
여기 공감도 이해도 부족한 사람 추가요.
어제도 보았네.
꼭 집중해서 들으라 할 때 딴짓하고 나중에 몰랐다는 애들.
수업시간 졸아놓고 배운 적 없다는 애들.
'네.' 대답하고 대답한 적 없다는 애들.
그렇게 수업내용 안듣고 지나갔으니 배운 적 없고 만만한 학교가 안가르쳐 줬다고 커서도 징징징.
그 애들 커서 이런 어른 된다.
하아.
초,중,고에서 진짜 배우고 졸업해야 하는 것들
1. 기초 법(부동산, 세금, 노동, 보험)
2. 경제&금융(저축, 투자, 오스트리아 경제학)
3. 기초 영양학 및 기본적인 요리
4. 토론하는 법(하브루타 방식)
5. 영어 및 제2언어로 '대화'
6. 시간 관리 훈련
7. 기초 철학
이제 그만 한다니까 인용으로 협박이래.
개별상담 의무 아니고, 아이들 좋아하는 이야기 들려주는 것도 의무 아니야.
율동, 전통놀이 모두 내 시간 정성 쪼개서 해.
그거 한다고 월급 더 안받아.
그런데 이젠 그런 거 하면 학대라고 고소당하니 그만 한다고.
뭐 선생님들의 정성을 어디 맡겨놨나 봐.
내일 딸이 임고를 본다.
시험장에 차 태워주기로 했다.
아내는 며칠째 잠을 못 이룬다.
나도 잠을 계속 설친다.
네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지금 피곤한데도 잠들지 못하고 있다.
자야 운전하며 졸지않을 텐데.
탄산수를 에코백에 더 담는다.
몇시간 안남았다.
예전 임고볼 때가 생각난다.
직업이 초등 교사라 교사의 처우 얘기만 한다고 해서
1. 아는 직업이 이거 뿐
2. 교사 직업이 특별해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 직업이 보장되어야 다른 분야도 저만큼 해 달라고 할 수 있어서
이야기 합니다.
저 또한 일한 만큼 버는 세상, 사람이 사람 대우받는 세상을 원합니다.
기가막히게 시위하는 시간동안 비가 안왔다. 우비에 여벌 옷을 챙겼는데 그대로 가져왔다.
딸이 듣더니
'그 선생님이 지켜봐 주셨나봐요.'
왠지 울컥 한다.
그냥 한참 고개 묻고 조용히 있었다.
이 운동의 끝이 더 나은 세상으로 이어진다면 그 모든 공은 서이초 선생님께 돌리고 싶습니다.
@freewill_9
만만하니까요.
의사에게 떼를 써 보겠습니까, 보건소에 가서 떼를 써 보겠습니까.
누군가 붙잡고 시비를 걸고 네 탓이라고 해야겠는데 만만한 게 선생인 거죠.
선생 말고 또 만만한 존재가 있으면 거기 가서 또 같은 레파토리로 앵무새소리 하겠지요.
남탓을 어떻게든 해야겠으니.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에서 나온 방송이라지요?
구조 안하고 죽게 놔둘거면서.
사방에서 교사들에게 침묵을 강요합니다.
교사가 죽으면 교육이 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학교를 다녔고 다니고 있고 다닐겁니다.
그 교육이 무너지는 소리를 같이 듣고 함께 해 주세요.
가만히 있지 말고.
그제 공문 내느라 출근중인데 연구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수합해서 내는데 내가 맡은 분야도 희망하냐 해서 그렇다고 대답하니 내 폰번호를 적는다고 한다.
'작년에도 교무실 번호 적었는데요.'
'꼭 휴대폰 번호 넣으라고 하네요.'
이 삐리리 교육청 장학사들아. 내 폰번호 내 개인정보란 말이다.
이분의 감수성은 저보다 훠얼씬 훌륭하지만 트위터 대량 생산자이신지라(책도 냈더지요?) 가끔 지나친 트윗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분이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데 좋은 동료라 여깁니다.
인용의 사과트윗처럼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찌질한 쫌씨라서 글삭하고 도망쳤는데.
울고 싶어도 눈물이 안나오는 날이 있지요.
때론 울지 말아야지 했는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날도 있고요.
작년 옆반이 신규선생님입니다.
올해는 옆반이 이제 삼년차구요.
어제 오늘 그 선생님들이 자꾸만 눈에 남습니다.
발령받던 그해의 제 모습도 떠오르구요.
세월이 흘렀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으면 맥이 다 빠지고 아무 생각도 안난다.
종일 일하다 갑작스러운 호츌에 불려 갔더니 학부모에게 별별 소리를 다 들었다.
악다구니 끝에 어디서 졸다 왔냐는 말까지 면전에서 들었다.
물론 사과는 없었다.
온갖 예전 기억이 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아프다.
나는 누구인가.
딸이 취직했다고 오늘 커피 한잔 냈다.
딸이 애 썼고 딸이 축하를 받아야 맞는데 고맙습니다를 한참 하다보니 묘한 느낌이 들었다.
아비로서 할 일도 다 못한 거 같은데.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딸에게 그렇게 대신 축하받았다고 전화로 전해주었다.
이제 집에 아내와 둘만 남겠지.
출근이 얼마나 싫은지 간밤에 꿈에서 지난 세월 만났던 많은 금쪽이들이 셋이나 나왔다.
칼을 휘두르던 금쪽이, 다른 친구 목을 조르던 금쪽이와 함께 작년 나를 괴롭히던 금쪽이까지.
세상은 왜 내게 더 사랑으로 품어주지 않느냐고 꾸짖었다.
그때는 나도 다 내 탓이고 내 잘못 같았다.
그때는.
매년 새 학년이 되면 꼭 받아야 하는, 알아야 하는 게 가정환경 조사다.
그런데 학교마다 양식도 다르고 문항도 다르며 누가 주는가에 따라 내용도 다 다르다.
교육부에서 일괄 데이터베이스 만들어 보호자들이 입력하게 하고 그 정보를 학교에 넘겨라.
교사들은 개인정보 굳이 알고싶지 않다.
점심 먹고 오는데 옆반 아이들이 와서 이른다.
'선생님, 6학년 언니 ***이 선생님은 이름도 이상하고 얼굴도 못생겼대요.'
뭔가 한마디 해달라는 표정이다.
'아니, 그렇게 사실만 다 이야기 하면 어쩐다니.'
당황한 아이들이 다시 외친다.
'아녜요, 선생님 귀엽게 생겼어요! 못생기지 않았어요.'
아침이나 점심시간에 노는 걸 보면 부류가 있다.
혼자 자기만의 재미를 찾는 아이가 있고, 둘셋이 모여 노는 아이들이 있다.
모여 놀면 거기에 끼워달라고 하는 아이가 있다. 혼자나 여럿이나 잘 노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
남 괴롭히지 말라고 해도 놀 줄 모르고 끼워달라고 못하는 아이
자기가 부리는 억지 안들어 준다고 개xx, 씨xx 따위의 욕을 담임 면전에서 하는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해놓고 아동학대 신고당할까 걱정하는 교사.
아침에 학교 안와서 전화하니 도대체 담임은 뭐하는 거냐고 보호자에게 삼십분간 욕을 먹어야 하는 교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한달? 일년?
돌이켜 보면 나를 잡아주고 버티게 해 준 건 자주 보는 장감이나 옆반이 아니라 가끔 보더라도 웃어주고 이야기 들어주고 마음 나눠주던 선생님들이나 다른 여러 분이었다.
몇년 전부터는 트위터의 가좍들이 그런 분들이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여러 분들 덕분에 한주 한달 겨우 버티고 견딥니다.
초등학교의 방과후는 개설과목도 다양하고 수준도 다양해서 가끔 서로 자랑하고 신기해 한다. 이것도 학교 규모와 지자체 지원에 따라 많이 다르다고 한다.
한번은 맡은 학생중 하나가 중국어를 배우는데 선생님께 졸라서 중국어 욕을 배웠다고 한다. 선생님이 처음부터 가르쳐 주지 않았어야 하는데
종일 금쪽이에게 너무도 시달렸는지 오후내내 비위 상하더니 저녁 못먹겠다.
선생 똥은 개도 안먹는다는 말을 이렇게 실감하게 될 줄이야.
얼마 안남은 방학, 다른 모두가 그토록 비웃는 방학이 교사들에게는 생명줄이다.
올해는 내가 참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았구나 하며 한 학년을 마무리한다.
금쪽이에게 말할 수 없는 화가 난다.
내가 어찌 할 수 없음을 알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고 말리는 나를 비웃는다.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다른 애들을 힘들게 하고 교실을 망가뜨린다.
저 하나 때문에 매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럼에도 어찌 못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여전히 트위터에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김민기의 부고와 티몬 사태 사이로 누구는 괴로움의 산을 오르고 있고 누구는 아픔의 강물을 건너고 있네요. 그동안 해 왔던 대로 저도 거기에 다시 한숟가락 얹어보려고 합니다.
부끄러운 말을 많이도 했네요.
다시 돌아왔어요.
반갑습니다.
오늘 금쪽이는 전담시간에 자기 잃어버린 책 대신 다른 친구 책을 빼앗으려 했고 결국 내 책에 금쪽이 이름 써서 주었다.
다같이 놀게 하려고 사 둔 게임판을 자기 책상위에 올려두고 혼자 놀더니 사방에 조각을 던져두고 모으라 하니 비웃고는 그냥 집에 가 버렸다.
매일 그러니 이젠 나도 지친다.
9시 되자 아파트 관리실에서 국기게양 안내를 한다.
'단군왕검이 지금으로부터 사천.....'
사회시간에 수업하던 생각이 나서 아내랑 둘이 빵 터졌다.
둘 다 초5 담임이니.
텍스트 입력한 분도 공부 열심히 하셨군.
게양한 집은 많지 않다.
용산의 누구는 단군을 거부할지도 모르지.
전에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과 같이 근무하게 되었다며 어떠냐 묻기에
'동학년은 안했지만 업무 잘 처리하고 얼굴 찌푸리지 않으며 선생님들과 사이 괜찮더라.'
고 답했는데 막상 지내보니 자기 멋대로고 기한 지키지 않으며 동료에게 피해를 주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을 안다는 건 참 어렵다.
돌이켜보면 한해 보낸다음 고맙다는 학생이나 보호자들을 많이 보고 만났다.
그렇지만 나를 깎아내고 부수고 망가뜨린 존재는 관리자들과 몇년에 한둘씩 만나는 악성 보호자들이었다.
100명의 좋은 인연 만나는 거 보다 1명의 악연을 안 만나는 게 나를 살게 한다.
작년엔 힘들었는데 올해는 어떨지.
오늘도 잘못을 한 학생에게 잘못을 알려주고 다시 그러지 말라는 잔소리도 했다.
돌아서서 애들 보내고 나니 드는 생각은 '이걸로 아동학대 고소 당하면 어쩌나' 다.
너무도 아파 조퇴하면서도 그 생각 뿐이다.
왜 잔소리 하고 잘못을 말했을까.
아무 말도 말 것을.
입 다물걸.
조금 더 참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