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사러 갔다가 간만에 3층 초딩 만남
삼초: 이모 그새 더 살이 빠진 거 같네여
나: 요즘 술을 안 마셔서 그래 넌 더 건강해졌구나
삼초: 태권도 대회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나: 국가대표 되는 거 아냐?
삼초: 이모는 미녀 국대잖아요
나: 아휴 참 엄마 갖다드려라
마카롱 세트 사서 보냄
12월 31일 밤이 되면 기분이 이상해지는데 우린 불과 몇 시간 후면 새해를 맞는데도 지구 반대편 사람들은 지난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는 게… 시간을 인식하는 개념은 결국 상대적이고 그것에 굳이 특별함을 부여하는 게 중요할까 하는 생각하게 된다 살아있다는 현상만이 유일한 특별함일지도
케이크 사러 갔다가 간만에 3층 초딩 만남
삼초: 이모 그새 더 살이 빠진 거 같네여
나: 요즘 술을 안 마셔서 그래 넌 더 건강해졌구나
삼초: 태권도 대회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나: 국가대표 되는 거 아냐?
삼초: 이모는 미녀 국대잖아요
나: 아휴 참 엄마 갖다드려라
마카롱 세트 사서 보냄
나 일본 살 때 특이한 경험한 적 있는데 친구가 아는 온천에 가자는 거임 그래서 유후인이란 데를 생각없이 따라갔음 근데 온천욕 할 수 있는 호텔이나 목욕탕이 아니구 어디 깊은 숲속 푸딩집에 데려가길래 “푸딩 먹구 가게?” 물었더니 여기가 온천이라 그래서 개더운데 장난하나 조금 욕하며 따라감
얼마 전 정신과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이해를 너무 낭비하지 말라고 이해를 여기저기 쓰다 보면 정작 나를 이해할 힘이 부족해진다고 이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엔 좋아 보이지만 꽤나 잔인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남을 이해하고 나를 납득시키는 게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남을 바라봐야 한다고
한국은 조력자살 합법국이 아니기 때문에 스위스에서 조력사망을 하게 되면 시신을 화장해서 산분장 가능한 곳에 뿌리게 됨 영원히 스위스에 묻히는 것임
또한 조력자살 직전 담당의가 몇 번이고 확인한다 죽기 싫다면 죽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는 당신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제 이웃사촌 얘기 되게 좋아하시네 첫만남 썰 풀어드릴까여 때는 작년 봄 저희집 강아지랑 산책하고 있는데 도복 입은 여자애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만져봐도 될까요?” 했죠 당연 강쥐인 줄 알고 “천천히 와서 만져보렴” 했는데 정말 천천히 다가오더니 저의 손목 복숭아뼈를 살살 쓰다듬더라고요?
여러분 이쯤되면 제가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법을 알려드릴 때가 되었군요 피부과 의사한테 매일 듣는 잔소리인데 머냐면요:
1.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30분 전 듬뿍 바르기
2. 가능하다면 2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기
3. 쿠션, 팩트로 대체 불가
4. 건성, 여드름 피부는 백탁 있는 제품 말고 선에센스로
오랜만에 4층 사는 꼬맹이(맨날 태권도복 입고 댕기는 6학년 여자애) 만났는데 “이모 저 꿈 생겼어요” 이러길래 반가워서 “진짜? 몬데몬데” 호들갑 떨었더니 “이모처럼 집에서 일하면서 개나 키우고 싶어요”라길래 말이 갈피를 못 잡고 “가난으로 가는 제일 빠른 길이야…”라고 나와버림 미안해 아가
이거 연구 결과도 있음 강아지들은 보통 남아있는 냄새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시간을 구분한다고 하는데 보호자 출근할 때 냄새가 100이었다 치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옅어져 30이 될 무렵에 퇴근한다 이런 식… 그때부터 보호자 잔향이 30 정도 되면 슬슬 현관에 나가 기다리기 시작하는 거지
가스비 폭탄 나왔다는 친구들 있어서 혹시나 싶어 말하는데… 보일러 틀 때 가습기를 같이 틀면 내부 온도도 빠르게 올라가고 유지도 길게 돼요 1인 가구 친구들 보면 보일러는 24시간 돌리는데 가습기는 집에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아서 생일선물로 매번 가습기 돌리고 있음 🥲 보일러+가습기 꼭 기억해
아부지가 다친 아기새를 사무실서 며칠간 임보했는데 아침에 가보니까 죽어있더래 땅을 파서 새를 얹고 그 위에 나뭇잎을 덮어 묻어주었는데 바닥에도 잎을 깔아줬다면 좋았을 걸 맨바닥은 아무래도 추울 텐데 싶어 온종일 자책했다는 거야 당신은 원래 무심한 사람인데 강아지가 삶을 바꿔놓았다면서
친구 지인이 실제로 운영하는 푸딩집이었고 가게에 온천이 터져서 프라이빗한 온천탕을 만들어 두신 거였음… 새하얀 욕조 밖으로 제멋대로 쌓여있던 암석들과 유리창 가득 푸르름을 자랑하던 숲의 풍경은 새싹이 돋는 이맘 때면 늘 떠오르는 기억으로 남아있고 영영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함
이상하게 접촉(?)하고 나니 그때부터 내적친밀감이 생겨서 오며가며 마주칠 때마다 인생사를 나누고 있어요 초6 여자애인데 태권도에 진심이고 가끔 자전거도 타는 거 같고 책가방에 둘리인형을 달고 다녀요 처음엔 저를 언니라고 불렀다가 나이를 말해주니 도저히 안 되겠는지 호칭을 이모로 바꾸ㅏㅆ
고딩 때 칭구한테 갑자기 전화와서 깜짝 놀랐는데
그 이유가 귀여워서 마음이 누그러짐
몇 년 전에 수제샌드위치 가게서 마주쳤는데 거기서 내가 먹고 있던 샌드위치 뭐였냐고 내일 거기 갈 거라 무조건 먹어보고 싶대 설렌다 하고 끊음
근데 걔 고딩 때도 언제 한 번 너 먹던 줄김밥 모야? 물었었는데
이 말하고 눈치 슬금슬금 보면서 먼저 앞서 걸었는데 한참 뒤에서 걷다 쪼르르 쫓아오더니 그게 아니구 그냥 내가 되고 싶은 것 같대 ㅋㅋ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머리 검은 운동복 검은 운동화인데 손톱만 화려한 게 멋지대 애기들은 어떤 말을 들어도 좌절을 안 하는구나 귀여워
살면서 만난 사람들 중 직업에 대해 강한 흥미가 일었던 사람이 딱 둘 있는데 한 명은 천문학자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장의사였다 나중에야 깨달은 바지만 둘은 모두 죽음이란 물리학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 전에 별과 인간의 생동을 강렬하게 체험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육체노동 천시하는 인간들이랑 상종하고 싶지 않다 님들 손 뻗으면 닿는 물건 팔할이 들고 나르고 문지르고 자르고 칠해서 여기 온 것들이에요 그만큼 에너지가 드는 일에 왜 연봉 저울질을 하나요 다른 파트 다 올려주는 연봉을 왜 들고 나른다는 이유로 올려주지 않나요 왜 노동에 등급을 매기나요
적잖이 당황해서 “만지려던 게 강아지가 아니었어?” 물었더니 “신기해요 저는 이게 없어요”하면서 자기 손목을 보여주는데 거기가 진짜 밋밋하고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한동안 저 거랑 지 거랑 번갈아가며 비교해 보고 만져보고 구랬어요 저희 강아지는 옆에 앉아 그 상황을 어리둥절 지켜봤지요
얼마 전 친구랑 우울을 마주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했는데 필라테스 수업에서 강사님이 좋아요 훌륭해요 잘하고 있어요 라는 말을 해줄 때마다 기운이 난다고 해서 몹시 귀여웠다 나는 그런 거 조금도 도움 안 되고 우울에 대해 객관적으로 다루는 뇌과학이나 신경생물학 책 읽어야 그나마 차분해지는데
친구랑 대화하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연애라는 건 단순히 눈 맞아서 대뜸 시작할 문제가 아니라 내 삶을 누군가가 간섭하고 침범하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문제 같음 내가 하고 있는 일 사랑의 기준 애정표현의 방식 뭐 하나 간섭받고 싶지 않다면 상대에게 민폐잖아 굳이 연애로 묶일 이유가 없지
그런데 놀랍게도 푸딩 먹고 있는 사람들을 스쳐 제일 구석에 자리한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온천물이 콸콸 나오는 욕조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고 그 앞은 통유리창으로 완벽한 숲이 펼쳐져 있는 거 아니겠음? 가게 직원들 빼고 아무도 모르는 공간이라길래 친구랑 둘이 옷 홀딱 벗고 온천욕했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 조력자살을 선택한다 2년 전 9월에 죽은 고다르도 아픈 데는 없었지만 단지 삶에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관계로 조력자살했다 여전히 말 많은 문제지만 죽음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지지해 주는 사람 곁에서 죽을 수 있다는 건 부러워
아예 안 싸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싸우더라도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이 귀하다고 느껴짐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상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고 가급적이면 충분히 대화하는 방식으로 근데 이게 되려면 기본적으로 상호간의 존중이 깔려있어야 함
사랑하는 사람 있으면 세계를 넓혀주고 싶음 -> 근데 또 내가 그럴 수 있는 주제인가 계속 고민 -> 그러면서도 걔가 가진 세계 내가 가진 세계 합쳐지면 서로 조금씩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함 -> 아니아니 그런데 타인의 세계가 얼만큼의 크기인지 내가 함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 흐름의 반복
여자친구들아 부인과 검사 특히 질식 초음파 할 때는 생리가 완전히 끝난 직후에 가는 게 제일 좋아 생리 직전에 가도 검사는 해주지만 자궁이 두꺼워져 있는 상태라 아주 작은 폴립의 경우 제대로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어 피 다 없어지고 자궁 얇아진 다음에 가서 꼼꼼하게 검사 받자 잊지 마
자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그야말로 삶을 버리는 것 더 이상 삶을 사랑하지 않기로 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몸에서 나가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건 실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다른 해석일 수 있는데 전자는 완전한 끝을 원하는 반면 후자는 영원한 자유를 원하기 때문이다
엄마 지인이 얼마 전 자살하셨는데 그 주변에서 “얼마나 지독하면 스스로 죽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자살은 순한 사람들이 하는 건데… 라는 생각밖에는… 자기를 해하는 게 왜 독한 거지?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외부를 향한 것도 아닌데 세상을 사랑할 자신이 없어진 것뿐인데
에에올 보면서 유독 좋았던 건 집 미술이 상당히 훌륭했다는 점이었는데 애초에 음침하고 정신없는 미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민자 가정으로서 집이 좁아터져 죽겠는데 무엇 하나 버리기 아쉽고 아까웠을 마음이 보이기 때문… 빈 공간 하나 없이 꽉 찼는데 거기서 오는 이상한 쓸쓸함
선크림 끈적끈적하고 답답해서 싫다 하시는 분들 중에 수부지, 여드름 피부인 분들은 싸이닉에서 나온 <엔조이 슈퍼 마일드 선에센스>나 일본 비오레의 <아쿠아 리치 워터리 에센스 자외선 차단제> 두 개 저렴하고 완전 괜찮습니다 저는 비오레가 더 좋아서 대량으로 직구해서 써요 광고 아님
이러다 나라 망하면 어쩌지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는데 한 해가 다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이미 망한 나라에서 살고 있었다는 걸 하루하루 버티는 게 전부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을 온갖 지원금 다 빼앗아 낭떠러지까지 밀어놓고 올라오든 떨어지든 나몰라라 하는 나라는 사실 진작 망한 거였는데
러브레터 사운드트랙 틀어놨는데 이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첫 곡의 제목이 his smile이라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넘 아름다움… 설원은 많은 걸 묻으면서도 동시에 비추는 장치로써 작용될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여기 너무 많은 비밀이 묻혀 있지 어쩔 수 없이 드러나버리는 마음이 있는 것처럼
왜 새벽이 되면 힘이 생기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걸까 생각해 보니 그냥 내가 인간을 존나 싫어하기 때문인 거 같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들이 모여있을 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그 난해한 에너지들을… 모두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혼자가 된 채 잠들어 있어야 콩알만 한 내 에너지가 설치기 시작한다
요즘은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어딘가에 적거나 떠들고 싶지 않고 그냥 가만히 내 안을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럼 망상이나 도취를 내려놓고 순수한 괴로움의 총량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우습게도 이게 안정을 준다 이것으로 안정과 불안의 균형을 조금씩 맞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