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아침을 먹으면서 말한다. "아빠, 내일이 4.3인데 학교에서 한 마디도 말이 없어. 어디 포스터나 현수막도 하나도 없어. 아무도 모르는가 봐. 제주와 너무 다르네." ... 제주 있을 땐 4.3 주간이 되면 이런저런 행사가 너무나 자연스레 있어서 '자연스레' 차근차근 그 비극을 알아가곤 했는데..
일하는 시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위기 해결 못해요. 바쁘고 힘들면, 삶 안에 '기후'라는 단어를 무게감 있게 준거점으로 설정할 수 없어요. 플라스틱 안 쓰는 캠페인보다, 여유롭게 휴식하고 장보고 요리하고 뒷정리하고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을 개인이 가지면 별다른 결심 없이도 쓰레기가 줄지요.
대학강의에서 참여관찰 주제를 '수능날 풍경'으로 제시했는데, 한 학생이 "편의점에서 (점심에 먹을) 삼각김밥을 사는 수험생의 모습"에 주목. 한날한시라는 저 '공정한' 시험의 이면엔 결코 공정할 수 없는 개개인의 '다른' 역사가 존재한다는 보고서였는데, 사회학 냄새가 많이 나는 좋은 글이었다.
강형욱이 '개'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오은영이 '육아'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한문철이 '교통사고'의 모든 것을 해석하고, 백종원이 '식당'의 모든 것을 평판함....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사람들의 전문성이 아니라, 확장성이 커지면서 '모든 것'이 다 어떻게든 다뤄진다는 것.
'자유'라는 말이 빈번하면 결국 오용됨. 노키즈존을 운영할 자유, 난민을 싫어할 자유, 특수학교를 반대할 자유, 임대아파트를 무시할 자유, 성소수자를 혐오할 자유, 부동산 투기할 자유, 제재 없이 기업활동을 할 자유, 내 아이 체벌할 자유 등등 반지성주의는 '자유의 오용'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군중압사 사고는 사회시스템의 수준을 그대로 증명하는 것이기에 (게다가 최악이니) 분석할 것이 너무나 많죠. 하지만 '사회'가 언급되면 '문화'란 이름의 큰 이야기가 습관적으로 쉽게 등장하고, 이때의 원초적인 언어들은 '사고'가 아니라 '군중'을 평판하는 편견 덩어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십대 중반이 되어서 보면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결혼식'이 가장 깔끔해요. 패턴 알죠, 소요시간 알죠, 얼굴보고 돈 내고 밥 신나게 먹고 친구들과 커피 한잔하고 가면 됩니다요. 그 예측된 틀을 믿고 시간 내서 축하하는 거죠.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하다고 해서 짜증내지 않아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결혼식 왜 하느냐? 양가 부모님의 경제적 사정때문에. 저렴한 돈으로 공장식 결혼식하고 하객 많이 초대해서 그간 지인들에게 돌린 축의금 회수해야하거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부모님들이 돈이 아쉽지 않거나, 자식들이 부모뜻 모른척하고 밀어붙여야함. 슬픈 이야기지.
불평등의 문제점을 따지는데, "사회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힘이 빠진다. 불평등의 크기에 따라 사회가 다름에 주목하자는데, "의사와 청소노동자의 월급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하면...ㅜ 지난주에 중학생 대상+노인대상 인문학 강연때 받은 항의(?)인데, 전 세대가 아주 손에 손잡고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은 타인의 모습을 보고 '가정교육 운운'하지 않는다. '타인의 가정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시작 아니겠는가.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를 보고 '열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정에서 늘 누군가를 험담하기를 좋아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길.
전두환도.... 노동자 사망사고 현장에 가면 "관계자들 엄중 조치해!"라고... 쇼라도 했는데.... 살다살다... 현장방문한 정치인이 "이건 개인 잘못이네요"..라고 말하다니. 야 이 사람아, 그 '잘못'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하는지 따지는게 정치란 말이다..........
장비 하나 있고없고의 문제보다 훨씬 복잡하죠. 장비 자체로도 기능적 차이가 있고, 학생 자기소유인지 아닌지, 그리고 이런 변화에 슬기롭게 적응할 '공간'이 있는지, 아울러 그 공간의 가족구성원들은 화목한지, 모든게 <비대면>의 변수이죠. 테크놀로지라는 용광로안에 다 쑤셔넣을 성질이 아니죠.
'나쁜' 사회를 알리는 '좋은' 기사. ... “이 급여 가지고는 사실 생계유지도 힘든 상황이거든요. 관리자들은 속 편하게 ‘매니저님들은 다 주부신데, 그 정도 받으셔도 보탬은 되잖아요’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항상 느끼지만 괴물 시스템은 '사람'이 만든다...
이 트윗은 정확하게 '문화'라고 표현했음에도 인용보면, '개인 마음'이라며 사회현상 그런건 모르겠단다. 유튜버가 꿈인건 문제가 아니지만 초등학생 대부분이 밑도끝도 없이 유튜버가 되겠다면 뭔가 분석대상이죠. 성형수술이 잘못이 아니라, 수술 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건 사회와 함께 해석되죠.
난 바디프로필 문화자체가 너무 싫다..... 사실 목적은 건강한 몸 만들기보다 빠른 시일 내에 고강도 다이어트를 해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있는데 일반인 여성들도 꼭 그라비아 모델처럼 입고 또 그렇게 보이고 싶어하게 만든 것이...진짜 최악이라고 생각함
.. 그날 남편이 3만원짜리 큐를 사줬다. 피아비는 인쇄소에서 박스에 구멍을 뚫고 큐가 반듯하게 나가는 연습만 3개월간 했다.. 이 분 스토리 보면서 늘 '첫 날 다음'이 궁금했었다. 역시나, 재능이 '있으면 지겨운 기초훈��을 이겨낸다. 물론 자신의 장비로.(이거 좀 중요)
"운동(+등등) 할 시간 없다는 건 다 핑계입니다"...... 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생애 경험'으로 분명하게 인식했다는 것 정말 다행이다. 타인의 '시간'은 외부에서 제대로 알 수 없고 개인의 '사연'은 결코 외부에서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도 너도.
“겉으로나마 차별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등 개념을 나태하고 게으른 것으로 보는 이들에게 저 문구는 탁월한 광고. 광고 회사도 이 광고를 트집 잡는 사람들은 어차피 이곳에 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라고 어제 통화했다........
<불로소득>에 대한 개인 입장이야 자유지만, 불로소득 종사자가 많아지면+불로소득 희망자가 많아지면+그 연령대가 어려지면=그 사회는 반드시 나쁘게 변합니다. 이건 팩트니까 토론영역이 아닙니다............ 라고 말했는데, 임대사업자/다주택자를 무시한 발언이라는 질의를 들었을 때의 기분은?
노키즈존 입장은 책에서 여러 번 언급했고, 분명한 것은 그 '논쟁'이 빈번할수록 어떤 공간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소리가 '더 빨리' 소음으로 인식되고, 아이들의 행동이 '더 빨리' 짜증으로 느껴지고, 그 부모들의 모습이 '더 빨리' 진상처럼 보여진다는 것이죠. 이 감각, 감정이 이미 사회적인 거죠
해외언론에서 한국의 공권력과 행정력은 인파를 관리하는 데 탁월한 경험이 있음에도 참사가 났다고 보도하네요. (월드컵이나 촛불시위 때도 주목했죠. '모였는데' 사람도 안 다치고 소요사태도 없는게 신기한거죠) ..."객관적으로" 안전관리 미흡은 사실이고 이제 그 '이유'를 주목해야겠죠.
아침 사과 한개의 기적, 햄은 한 입만 먹어도 몸에 독소가 바로 생김 등의 극단적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가. 이거 먹으면 암 절대 안 걸리고, 저건 체내염증 증가해 암을 유발하니 등. 노니, 가르시니아, 깔라만시 등 쇼닥터들이 얼마나 찬양했냐... 그러니 '몸에 주입되는' 백신을 염려하는 거야......
아무리 건강 이데올로기가 투박하다 해도... 70대 후반 노인이 암 걸린 걸.. 살아온 생활습관의 결과다.. 라고 해석하면 안 되죠. 어찌보면, 그 나이까지 안 걸린 게 어떤 생활습관의 결과일지도요. .. 좀 그래요. 건강, 중요하긴 한데.. 뭔가 강박이 윤리가 되어 타인의 삶을 너무 쉽게 정리하니..
안정적인 집안에서 엘리트의 궤적으로 살던 사람이 '어느 시기에' 밑바닥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정확히는 그렇다고 믿고싶은 예전과는 다른 경험). 이게 제대로 '공공'에 연결된 경우가 거의 없다. 교수들이 미국 유학시절의 에피소드 몇개로 자신을 '고생해 본 사람'으로 포장하는 경우처럼.
'코로나'의 긴 터널이 끝나면,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에 익숙한 사람들의 무용담 대잔치가 시작되겠죠. "홈트로 다이어트 했다", "스쿼트를 멈추지 않았다", "자녀들과 가까워졌다", "집필에 전념해서 더 좋았다" 등등.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이 터널의 후유증에 이미 휘청거린 사람들이 많답니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한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이라며 그 후 독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누가 들으면 박정희가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대통령 된 줄 알겠네요. <유신 전=독재, 유신 후=절대독재> 이게 팩트
"내년부터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만 걸쳐도 무조건 멈춰야 하는 걸로 법이 바뀝니다." ..이게 순항하려면, 정지 차량 보며 인사하는 걸 '개념보행자'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웃긴지 알아야 함. 그거 그냥 무서워서 인사하는 거죠. 차는 멈추는 거지, '멈춰주는 게' 아님.
코로나 이후에도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항상 안정적인) 분들이나, 그리고 코로나 이전에도 '어쩌다 생기는 돈으로도' 사는데 지장 없었던 (항상 부유했던) 분들은...... 제발, 현상분석과 대안제시 하기 전에 자신의 팔자가 '시야를 어떻게 오염'시켰는지 성찰하고 자중 좀..
나는 여기에서의 강의철학과 반대로 13년간 강의했다. '평소에 관리 잘 해서' 결석하지 ��고, 수업때 화장실도 가지 않는 게 얼핏 프로페셔널해 보이지만, 한 학기에 4~5개 대학을 돌아다니며 27학점씩 강의하다 보면 학생들의 삶을 그리 쉽게 해석할 수 없음을 알았으니까.
삶의 궤적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집단지성을 발휘할 때의 결과가 제일 끔찍. 교사 집단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이미 심각수준. 교사되기 힘들수록, 집단의 공동화 현상은 심각. 연수가서 불평등 언급하니, 자기는 경험안했으니 일반화하지 말라고 하더라. 왜 자신의 눈에 안 보이는지 고민부터...
"청와대가 젊은 여성을 청년비서관으로 선발하자, ‘시험도 안 친 주제에’ 1급 공무원이 되어 거액의 연봉을 받는다는 비난이 (...) 그냥 시험공화국 국민이다. 정치의 맥락 따윈 안드로메다에 던져버리고 청와대를 ‘보수 좋은’ 공기업으로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원문보기:
대통령의 '민변' 언급이 왜 나쁘냐면, 팩트체크를 떠나 "검사"와 "민변"은 층위가 다르다는 거다. 검사는 넓은 개념이고 민변은 선명한 단체인데, 민변 어쩌고의 말은 그 단체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전교조, 민노총처럼) 유도한다. 검사가 할 일인가를 묻는데, 어떤 대상을 악마화하는 답이라....
저 30조 발언이 왜 짜증이냐면, 강연장에서 무슨 비장의 무기처럼 저걸 꺼내는 사람이 있다. 강연한다고 지친 나도, 그 덕에 의미있는 질문을 준비중인 사람들도 헛소리 하나이 힘이 쭉쭉 빠지지..... 그런데 아무리 차분하게 답해도, 아무런 소용 없다. 왜? 그 사람은 그냥 그 말만 하려고 왔거든.
민정수석 아들의 괴상한 자소서. 돌려 말하는 것도 아닌 '내 아버지 민정수석이요. 당신 회사 도와주겠소'라는 명료함. 그걸 '건방진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건지 좀 이상하네'라고 여겼어야. 하지만 권력비리라는 프레임만 기계적으로 짰고, 결국 아들이 조현병 환자였던 걸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