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중에 뭘 하고 싶냐?
라멘을 잔뜩 먹고 배가 불러서 한껏 게을러진 얼굴로, 강백호가 물었다 기껏 데려다 주겠다고 스쿠터도 가져온 양호열은 배불러서 걷겠다는 말에 스쿠터를 끌면서 나란히 걷고 있었다 밤이었고 가로등을 지날때마다 백호의 빨간머리가 점등되듯 팟 하고 붉어졌다가
호열백호 동거하는 프로농구선수 강백호랑 그의 사회인 남친 양호열.. 새벽 같이 일어나 몸풀고 미지근한 물 마시고 공복러닝하러 가는 강백호 가기 전에 이불속에 파묻힌 양호열 얼굴에 쪽쪽 하면 눈도못뜬 주제에 반사적으로 입술부터 내미는 양호열 보고 큭큭 웃다가 이불 잘 덮어주고 대신 안고
양호열이 강백호한테 돈까스 사준다고 하고 치과 데려 갈 것 같지만 강백호 너무 튼튼해서 한번도 충치 생긴 적 없어서 사실 치과 가는 걸 무서워하는 건 천하제일양키 양호열일 것 같다 밥먹다가 아 하고 욱신 아파하는 양호열.. 곧 아 돌 씹었다~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넘김
치어리더 복을 입는다면 역시.. 호열이가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 여장공이 또 그렇게 맛이 좋다 백호 경기 뛰는데 호열이가 바쁜 일 있어서 오늘은 경기 보러 못 간다고 집에서 같이 저녁먹자 해서 경기 끝나고 헐레벌떡 갔는데 문 열고 보니 치어리더 복장 입고 있는 양호열 어때 기백으로 소화함
귀여운 호백호를 생각하자
재활끝내고 복귀하고 2학년 학교 잘 다니는 백호 머리 안 기르고 주기적으로 박박 밀길래 호열이가 물어봄
-백호야 아직도 각오가 남았어? 머리는 이제 안 기르냐?
백호가 머리 긁적거리며 말함
-눗.. 근데 이게 편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복복복해주는게 좋아
-복복..?
이런 연성 보면 뭔가 힘이 나 소연이는 농구선수가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농구를 정말 사랑하고 다른 길을 가서도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농구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거잖아 농구경기는 코트 위 10명이 하는 것같지만 그 곁에서 공을 쫓으며 응원하고 자신만의 농구를 하는 사람들로 비로소 완성됨
호백호 동거 15년후.. 자다가 먼저 깬 백호가 습관적으로 호열이 더듬어서 끌어안았는데 커어 하고 잠든 호열이가 문득 눈에 들어와서 잠든 얼굴을 보니까 눈가 아래 광대에 전에는 없던 주근깨같은거 콕콕 박혀 있는게 보임 맨날천날 하얀두부같이 피부가 좋은데 그 말랑두부 얼굴에 기미가 살짝
사랑하면 유쾌한 바보짓 많이 하잖아 둘이 사귀는데 운동 끝나고 기다려준 호열이랑 같이 저녁 먹고 공원 산책도 하고 으슥한 곳가서 얼굴 뻘개지게 뽀뽀도 좀 하고 백호집앞에서 헤어졌는데 백호가 집에서 씻고 자려고 누웠더니 뭔가 오늘따라 잠이 안 오고 호열이가 보고싶어짐 방금봤는데
야쿠자너드 사채 빚이나 이런건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만나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호열이가 모시는 큰형님의 숨겨진 자식이 백호인거야….. 큰형님이 배신자한테 칼맞고 혼수상태인데 병원가기 전에 호열이 붙잡고 내 아들 좀 지켜주라고 유언마냥 남기고 실려감
아니 형님 평생 독신이라며
웃는 사람이 되었음 정말로 바닥에 널부러진 채 얼얼한 몸으로 뜨거운 백호를 끌어안았음
-너 그래 분명히 너일줄 알았다 내가 네 목소리를 구분 못할 줄 알았냐?? 애초에 여기 사람들은 백 / 호가 안 된다니까 그렇게 크게 강백호!! 라고 불러놓고 시치미를 떼다니 양호열 이자식
백호에게.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왔다. 대남이가 새로운 점퍼를 사겠다고 돈을 모았는데, 어제 오락실에가서 남김없이 털려버렸어. 그녀석, 올해도 홑겹잠바 하나로 겨울까지 버틸 것 같다. 거긴 어때. 네가 잘 입던 저지를 두고 갔잖아. 새로 샀을거라 생각하지만, 춥진 않을지 걱정이 돼.
별건 아니지만 나이 먹고서도 한번씩 떠올리는 기억이 있는데 중학교때 학원가기 전에 갈곳이 없어서 롯데리아에서 콜라만 시켜가지고 문제집 풀고 있었더니 근처에 있던 여자 2분이 가시면서 쪽지를 주고 가셨음. 펴보니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대단하다 무얼하든 잘할 수 있을거라는 응원과
세상의 선의가 의심될 때마다 떠올리는 기억이 있는데. 애가 5살이었을 때. 열감기를 심하게 앓다가 경련으로 기절한 적이 있음. 너무 놀라서 애를 들쳐 안고 슬리퍼도 짝짝이로 신은채 미친사람처럼 택시 잡으러 뛰어가는데 누군가가 차를 세우고 “타세요”해서 보니 교복입은 딸은 태운 엄마.
서로를 좋아하지만 서로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라 고백하지 않는 호백호 보고 싶다 한국 패치로 호열이 군대가고 제대할 때쯤 백호는 미국가고.. 서로 좋아한다는 것도 아는데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도 사치라고 느껴지고 그냥.. 말하지 않은 마음만 서로 어루만지면서 지내는 두 사람
화이트데이 지나긴 했지만.. 발렌타인데이에 호열이가 초콜릿 줄 때 입 함지박만큼 벌어져서 헤헤 거리지만 지가 줄 생각은 없음 왜냐하면 호열이는 자기 부인이라 화이트데이에 줘야한다고 생각함 화이트데이만 되어봐라 양호열 눈에서 눈물 철철나게 감동시켜주마하고 승부욕 불태우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