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 출근준비하는 남편이 내는 모든 소리가 소음으로 느껴진다
용변보는 소리
변기물 내리는 소리
가래침 뱉는 소리
무의식중에 연신 내는 헛기침소리
거기에 오늘 아침은 연거푸 한숨을 몰아쉬며 멍때리고 앉아있다가 폰에서 뻐꾸기 소리가 한번 울리니 메세지를 확인하고 이윽고 집을 나선다
이별후 상심해 있는 여트친을 위로한답시고 디엠으로 말 걸어서 결국엔 본인이 만나고 있는 여친자랑만 실컷 하고 나가는 남자는 제 정신인걸까 아니면 예전에 내가 본인의 플러팅을 거절한데 대한 뒤끝작렬인걸까
어느쪽이든 비매너인건 분명하니 앞으로 탐라에서 볼 일이 없도록 블락해드렸다
남편의 폰은 이따금씩 [뻐꾹~] 하는 의성어의 알림이 온다
언젠가 내가 그건 무슨 알림소리냐고 물었을 때, 그는 문자메시지 오는 소리라는 얼토당토않은 대답을 시전하였다
어제밤 그가 이미 깊은 잠에 빠졌을때 뻐꾸기가 울었고 아침에 잠을 깨서 나와보니 남편은 나가고 없었다.
며칠전 남편이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한장을 주길래 가지고 있다가 어제 당근마켓에 염가에 내놓았고,올리자 마자 1초만에 챗이 와서 좀전에 기분좋게 거래를 마쳤다.
3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셨는데 차도 없이 왔길래 어디서 오셨냐고 물어보니 우리집에서 시내버스로 1시간정도 거리라 깜놀했다!
나는 반가움에 선뜻 올라갔고 아주머니는 나를 우선 툇마루에 앉아 쉬게 하시고 펌프로 퍼올린 시원한 지하수에 오렌지색 쥬스가루와 설탕을 타서 나에게 건네셨다.몹시 목말랐던 나는 유리컵을 두손으로 받아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나는 그때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였다.
밤 10시 넘어서 소나기
오는 줄도 모르게
소리도 없이 내리는게
어째 시원하지도 않고
마음이 차분해지지도 않고
길을 걷는 내내 몸에 닿는 공기가
에어컨실외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덥고 불쾌한 그 느낌이니,,
내 마음이 그런건지
날씨가 미친건지 아뭏튼
요상한 기운이 감도는
금요일의 밤입니다.
엊그제 요일장터에서 어떤 할머니가 집에서 직접 기르셨다는 콩나물 한시루를 단돈 3000원에 사왔다.
시루가 작아서 양이 얼마 안 될꺼라 생각했는데,집에 가져와서 보니 양이 꽤 많더라! 사온 즉시 먼저 한줌만 씻어서 국거리로 보관해 놓았었고, 나머지는 오늘 몽땅 데쳐서 빨갛게 무쳐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