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개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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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만들고, 영상을 찍고, 무언가를 쓰는 사람. 그리고 길바닥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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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생일날,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 올려다 본 하늘.
올 해 가장 큰 달이 뜬 밤이고, 그 달 아래 밤벚꽃이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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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꽤 내리고 날도 어두워져서 그냥 눈으로 담고 와야지 했는데, 그래도 맘에 드는 풍경을 남겼다.
구례 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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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에 몸을 담그고 앉아 낮은 목소리로 흥얼거리던 시절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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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홍매화도 좋았지만 더 마음에 깊이 남은 건 비 내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풍경이었다.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한참을 서성거리며 바라보다 내려왔다.
비와 안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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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다니시는 큰교회 예배를 유튜브로 틀어놓으셨다. 차별금지법 등등이 어마무시한 악법이라고 막아야한다고 성경 고사를 꺼내 말씀하시는데... 듣고있기 힘드네.
차별금지법이 악법이면 차별법을 만드는 게, 사람을 차별하는 게 기독교의 정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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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테이산을 보고 잠들었다 일어나 노천온천에서 몸을 깨운다. 근처 밀크공방에서 진한 밀크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여름,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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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렇게 봄마중을 했으니 됐다.
비 내리는 화엄사를 걷던 게 벌써 일주일 전이다. 페이스북에서는 8년 전에 찍었던 화엄사 홍매화 사진이 뜬다. 매년 봄이면 화엄사 홍매를 보러 가겠노라던 다짐을 8년이 지나서 겨우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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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이라는 세월, 대학원에 다닐 때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를 정말 고맙게 썼었다.
오늘 이런 글을 보니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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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설 때 잠깐 망설였다. 카메라를 챙길까말까. 어차피 어제랑 똑같은 코스에 날씨도 비슷하니 그냥 가자, 하고 나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어제와 같은 바다, 어제와 같은 풍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우봉을 지나 함덕을 마주했을 때 멀리에 쏟아지는 빛기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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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에서 같이 저녁을 먹고 헤어진 누나가 카톡을 보냈다. 지금 달 좀 찍어보라고. 삼각대까지 들고 아파트 단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도대체 볼 수가 없었다. 이제 자려고 침실로 갔더니 창밖에 달이 밝다.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겨서 창문을 열고 달 사진을 한 컷 찍는다. 달 아래 반짝이는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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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라지만 여전히 일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작업하다 나와서 해지기 전에 아버지 산소에 갔다 커피 한잔 하러 온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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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엔 카메라며 렌즈가 가득하지만, 일하러 가는 길엔 사진기를 꺼낼 여유조차 없다. 달리던 차가 잠깐 멈추면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는 게 요즘의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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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능에서 바라본 비양도, 저지리에서 올려다본 한라산, 서귀포에서 마주한 노을, 1100고지 버스정류장의 불빛.
제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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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사는 아는 형님 댁에 와서 얼마 전에 새로 지은 집 구경을 하고 있다. 2층을 아우르는 통창, 여기저기 낸 창문, 한라산이 바로 보이는 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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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나라가 망하고 학생들이 전부 동성연애자가 된다는 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해야 해낼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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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에도 종종 회자되는 큰 교회에서 웨딩촬영을 몇 년간 했었다. 그 어느 속세의 매장들보다 더 돈 밝히고 장사꾼이면서 세금 한 푼 안 내고 건물 으리으리하게 올리고, 신랑신부 위에 군림하던 모습이 지금도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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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심심한 풍경이거나 누구나 보는 풍경을 몇 점을 골랐습니다.
제주, 그것도 교통이 편하지 않은 저지리 예술인 마을에서 전시를 하는지라 선뜻 초대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만
혹시라도 전시 기간에 제주에 오신다면 한 번 들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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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온통 아파트만 찍고 다니고 있다. 사실 아파트의 겉이 아닌 그 속을 찍고 다니는 거지만 촬영이 끝나면 그 밖을 잠깐씩 훔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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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서둘러 마치고 선진리성에 들렀다. 온통 벚꽃천지. 여기저기 돗자리를 깔아두고 앉아 있는 사람들, 아기를 데리고 걷는 부부들, 가족끼리 나들이를 온 사람들,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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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부터 28일까지 제주 문화예술인마을 장정순 갤러리에서 전시를 합니다.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간단히 인사 나누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저는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21일부터 28일까지 전시장에 있을 예정입니다.
제주에 계시다면, 제주에 오신다면 방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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