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린 최근에 다시 봤허,,, 시절의 기억이 담긴 집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남기려고 했던 영화는 정말 아름답구나... 집은 건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단순히 집이 될 수 없고 사람들이 살아야 비로소 숨을 쉰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음 유리의 우주선은 가가린이자 유일한 집이라고...
컴온컴온을 봤음.. 음악소리가 작아 속삭이는 듯한 대사와 함께 힘껏 귀를 기울여야 했고 2시간 내내 흑백 영상을 봐야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되려 영화의 모든 것이 편안했다 낯선 도시의 풍경과 여동생과 함께 엄마를 돌봐야했던 시기, 조카를 돌보게 되는 현재의 시점까지 모두 좋았는데
어둠의 속도(엘리자베스 문)
자폐를 가진 성인이 보는 세상은 지극히 평범하고 공정하다는 것, 그렇기에 차별을 인지하는 과정이 의문과 경험으로 체감하게 되는 점이 독자에게 너무 좋은 책. 감각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묘사도 좋다 -펜싱이나 패턴 찾기, 클래식 음표 같은 영화적인 부분이 재밌음
사운드 오브 메탈
배경이 여름이라 시기가 잘 맞았고,,, 고요함과 소음이 된 것들에 경계가 세워지는 것이 슬펐다 그건 그의 의지와 사랑으로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봤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음 음향이 좋아서 꼬옥 헤드셋끼고 봐야만,,, 청각에 대해 다루는
붉은 실 끝의 아이들,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전삼혜)
청소년들의 애틋하고 순수한 애정 어린 이야기들.. 이제 눈물 한바가지 흘리게 되는. 청소년sf지만 오히려 더 재밌음.. 세상을 상대로 연대하는 아이들이 함께 세상이 잊고 있던 보편적인 가치를 발견할 때가 감동적인 소설들
킨 (옥타비아 버틀러)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목아프다 이젠.. 앉은 자리에서 페이지터너로 읽어치울 수 있는 흡입력.. 흑인여성이 흑인노예제 시대로 시간여행해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사이에서 인간 사이의 권력의 경계에서 투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좋음 + 블러드차일드(단편집)도 재밌음
오늘은 미술관에서 이런 생각을 했음 회화는 같은 작품으로 다른 시공간의 관객을 공유하면서 불멸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구나.. 100년, 200년 전의 사람들도 똑같은 그림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없이 이상해져서.. 우린 같은 시대를 살지 않았지만 같은 그림을 보고있지
귀신들의 땅 도입부 대박이지.. 빨려들어가듯이 읽음
"그는 몸 위아래 전체가 구멍투성이인 사람이다. 입으로 지난 일을 말하고 싶지 않아서 기억 속에 무질서하게 뒤엉킨 잊힌 이야기들을 몸에 뚫린 무수한 구멍에 쑤셔 넣는다. 구멍은 수시로 찢어져 수많은 이야기들이 삐져나온다."
여기에 아이들을 향한 인터뷰가 더해지면서 평범한 것들을 영원하게 만드는 것은 녹음에서 영화로 옮겨지기 때문,.. 아이들이 생각한 답을 경청하는 과정과 한 아이의 세계를 경험하는 일은 평범하지만 가장 특별한 것이고.,, 이런 영화가 필요했던 것 같음 어떤 순간을 영원처럼 여겨줄 영화가..
최근에 잔류인구 읽었는데 너무.. 재밌고 깔끔해서 엘리자베스 문의 다른 책도 읽고싶어짐.. 왜 두 권이 전부지요.. 여하튼 어둠의 속도 때도 작가가 풀어내는 방식에 감탄했지만 잔류인구도 sf세계에서 고령의 노인이 스스로 선택해서 겪는 일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내서 진짜 조았음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책 받자마자 단숨에 다 읽어내린,,얇은 책이기도 하고 책의 전개도 극적인 편이라 술술읽힘 그러나 어떤 문장 앞에서는 몇번이고 다시 읽게 된다 소설의 힘에 대해서도, 상실과 살아내는 것에 대해 생각했는데 그건 모두 평행선을 달리는것이라 역시.. 좋은것 같다는 생각햇어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행성 테마의 중단편 소설집.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음 시스템이나 기득권세력을 향해 조금이라도 사소한 틈을 내기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좋았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때로는 극사실주의에서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니까,, 버석버석하고 담백한 영화 정말 귀하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매달리고 포기해본 경험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공명하게 되는 영화였는데 또 그런 카타르시스나 감동보다는 인물들의 적막과 대사 간의 공백,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듯한
"나는 야만인이라 대포를 사랑하고, 화약 냄새를, 공중을 날아가는 기관총 탄환들을 사랑한다." "자유를 위해 고동치는 어떤 심장도 작은 납덩어리를 누릴 권리밖에 없는 듯하니, 나도 내 몫을 요구한다." 루이즈 미셸의 기개가 정말 압도적이라 계속 입 안에 맴도는 문장들..
"영원. 그건 기계의 관념이지요. 유기생물은 순간을 살아요"
".. 유기생물은 변화하는 파동의 연결성과 관계성 어딘가에 잠시 머무는 환상입니다"
종의 기원담 (김보영) 단숨에 읽었다 로봇과 인간을 오가면서 생명에 대해, 의지를 품은 생명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기존의 상상을 뒤엎는 것이자
책에서 나오는 책 이야기가 좋다..
".. 소설이든 진지한 책이든 유행하는 책들을 아주 많이 읽었다. 그녀는 .. 언급된 책들을 모두 주문했고, 고독 속에서만 찾아오는 집중력으로 그것들을 읽었다."
"즉 쉼 없이 매달린 독서가 그녀의 시간을 차지했다." (안나 카레니나)
예술가들의 파리- 읽으면서 자주 생각했던건 물론 어느 정도 다듬었겠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단어를 썼을까? 싶은거였음 화가가 붓 대신 연필을 잡는다고 해서 그림이 그림이 아니게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예술가들은 어떤 방식으로도 각자의 색을 표현할 줄 아는구나
순간에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으로 떠올리고 남기려고 할 때 발견되는 애착이 뿌리내리는 게 참 좋음.. 처음이 중요하다는 말 만큼 최초의 감상은 훗날 다시 발견되고 회상하면서 재탄생을 반복하는 원천이 되고- 그래서 난 자꾸만 이런 흔적들을 의식적으로 곁에 두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소중해서..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전에 펼쳤다가 덮었던 게 생각나서 문득 꺼내 읽었는데.. 너무,, 내가 최근에 느꼈던 감각이라 문장이 찰떡같이 흡수되는 느낌을 받음.. 최근에 공연을 계속 접하고 그 즐거움을 깨달아서 그런가봄 시간 위에 섬세하게 쌓인 드라이아이스 같은 환상이 좋아서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