섫은 그거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기분 나락가는 중. 예상했던게 다 맞아 떨어지는 느낌임. 역시 쟤가 원해서 온게 아니었구나. 2주 채울 생각도 없는거구나. 여기 그렇게 쉽게 왔다가 가는곳 아닌데. 입술 깨물고 문앞에 찜질팩이랑 붕대 놔두고 돌아가는 섫. 그리고 문 안쪽에서는 통화가 이어짐.
그때 못알아봐서 미안해.
몇년동안 외롭게 만들어서 미안해.
못된 말로 상처줘서 미안해.
아무것도 진심 아니었어.
다 거짓말이야.
내가 너를 어떻게 싫어해.
어떻게 너를 후회해.
내가 어떻게 그래.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
나는 아직 너를...,
내가 이 말을 너한테 어떻게 해.
각자 깡통 하나씩 덜컹거리면서 뻘로 향하는 길. 뽀는 당연하게 섫 옆에서 걷고 있었음. 어제까지만 해도 얘가 옆으로 걷든 데굴데굴 굴러가든 전혀 상관 없었는데 하루 아침에 시야가 달라져서 옆에 더해진 발걸음이 신경쓰이는 섫. 또 이리저리 풍경사진 찍고있는 뽀를 한번씩 돌아봄.
김혅정의 월요일 수요일...
별거 없음. 당연함.
그냥 방방타러 가는 날임.
그 때 가야 잼민이들도 없고,
아저씨랑 거의 짱친 돼서
서비스도 많이 넣어주거든.
13년째 동네 방방 단골인 김혅정.
혼자 넓은 방방에서 방방 뛰다보면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할 수 없음.
여름 스포츠 개나줘라. 방방 최고.
"그래도 바쁜게 좋은거야"
"....."
"널 그만큼 찾는거잖아"
"....."
"나 봐. 오늘도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어"
내 목소리는 별로인건가? 그 마지막 말은 뱉지 않고 삼키는 섫. 괜히 기분만 더 바닥치고 울컥함. 뽀는 묘하게 날이 선것 같은 섫 목소리에 곧장 시선 돌려서 바라보겠지.
제 시선에 안긴 사랑을 품던 섫은 눈을 꾹 감았다 뜨더니 고개를 기울였음. 입을 맞추지 못해 애닳는 마음으로 눈을 더 깊숙이 맞추겠지.
"많이 보고싶을게."
"나두나두."
이건 혅정이 얘기.
"빨리 올게!!"
"응."
이건 지엱이 얘기.
"사랑해."
이건 우리의 이야기.
아마도 끝나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