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심에서 10만원 안팎의 트윈룸을 찾는다면 추천할 만한 네스트 호텔 도쿄 한조몬. 올해 4월에 생겼고 시부야까지 4정거장인 한조몬선 한조몬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음. 구마모토에서 묵은 네스트 호텔이 인상적이어서 후기가 없어도 믿고 선택했는데 역시 인테리어와 퍼니처링 센스가 좋았다.
이거 지금 내가 쓰는 캐리어인데 바퀴가 정말 튼튼하면서도 부드러워서 끌 때 힘이 덜 들 뿐 아니라 소음이 현저히 적다. 하드 캐리어이면서 가볍고 탄성 있는 소재라 충격에 강하고 짐을 넘치게 채우면 꼭 확장 캐리어처럼 살짝 늘어나기도 한다. 호주 브랜드고 나는 시드니 매장에서 삼.
뒤늦게 올리는 하코네 호텔 NEST INN HAKONE 타래. 하코네 료칸들이 워낙 비싸 혼자선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대안으로 선택한 온천욕장 딸린 호텔이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둥지라는 이름처럼 숲속에 자리해 고요하고 아늑하면서도 버스가 다니는 도로에서 가까워 이동이 편리했다.
성수동 매튜. 서울에서 아직도(!) 65,000원에 먹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프렌치 코스라고 생각한다. 아뮈즈브슈부터 코스 중간의 입 헹굼 소르베, 마지막의 네 가지 디저트와 차까지 감동적. 흰 캔버스에 그려진 회화 작품 같은 디스플레이도 좋았다. 오래오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올려봅니다.🙏🏻
구글맵에는 영업 중이라고 나오는데 찾아가면 안 연 가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SNS를 필수로 체크해야 하거나 심지어 SNS에조차 공지 않고 비정기적으로 닫는 집이 너무 많다. 대개 젊은 사장이 하는 ‘힙’한 가게들이 그러는데, 나는 이런 사람들은 장사하면 안 된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시위하는 사람들을 짐짝처럼 끌어내는 게 너무 당연해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장애인 활동가들을 끌어내더니 이제는 국회의원을, 학생을 끌어낸다. 그들이 최전선임을 새삼 느낀다. 앞에 선 용감한 이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지를 보내는 건 사실 모두의 안위를 지키는 일이다.
남자 버스 운전기사가 거동이 불���한 할머니한테 아이고 여길 올라오시려고? 내릴 땐 어떻게 내리시려고? 말하는 사이 지나가던 아주머니는 카트를 버스에 올려주고 할머니를 잡아준 뒤 쿨하게 지나갔고, 나와 다른 젊은 여자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릴 때도 분명 다른 사람이 도와줄 거야.
‘악수 대신 목례’,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는데 ‘목례’는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고개를 숙여서 하는 인사가 아니라 눈 목(目) 자를 써서 눈짓으로 가볍게 하는 인사를 뜻한다. 우리가 아는 고개를 숙이는 인사는 잠잠할 묵(默) 자를 써서 ‘묵례’라고 한다. 편집자는 참지 못하긔…
성수 묘사서울의 완두빙쑥 빙수. 연유 없이 고운 우유얼음에 위엔 완두콩 조림과 페이스트, 속엔 쑥 시럽 같은 게 있는데 둘 다 맛을 잘 살려서 먹는 내내 입이 즐거웠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절제된 토핑 사용이 인상적. 된장캐러멜, 말차코코넛 등 흔치 않은 조합의 다른 빙수도 궁금하다.
가좌역 신흥떡볶이. 보리간장을 쓰는 게 특색인데 그 때문인지 마냥 맵고 달기만 한 요즘 떡볶이 양념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감칠맛이 난다. 어묵 없이 밀떡과 파만 있는데, 나는 평소에 떡보다 어묵을 더 좋아하는데도 양 많은 1인분을 싹 비울 만큼 맛있었다(원래 1인분 다 못 먹음).😋
오랫동안 막혀 있는 원고의 돌파구를 찾을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라는 건 핑계고 그냥 궁금해서) 묵었다. 주변 출판사에서 미시마 유키오,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 작가들을 '가둬두고' 글을 쓰게 했다는 64년 전통의 호텔 야마노우에. 지척에 진보초 헌책방 거리와 메이지 대학이 있다.
안경 맞추는 걸 도저히 더 미룰 수가 없어서 8월 말에 예약했다 못 간 곳에 다녀왔다. 역삼역 플로브. 사전에 홈페이지로 눈 상태와 원하는 안경에 대한 설문을 작성하고 예약을 하면, 안경사 한 분이 한 시간에 한 명씩만 꼼꼼하게 검진하고 미리 골라놓은 안경테들을 보여주신다.
오타니 부인이 4만 원짜리 가방을 든다거나 만 원짜리 당근 거래 하러 나갔더니 상대가 벤츠를 끌고 나타났다거나 하는 유의 얘기에 왜 그렇게들 환장하는 걸까. 부를 선망하다 못해 사랑하고 부자들에게 검약의 미덕이라는 서사까지 부여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다. 그게 뭘 말해주는데? 나씽…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다섯 편 중 제일 기대 없었지만 의외로 가장 인상적인 발견이었던 대만 영화 <고독의 맛>이 내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엄마와 세 자매를 둘러싼 지극히 전형적이고 통속적인 가족드라마 스토리인데도 플롯의 변화로 군데군데 예상을 깨며 빛나는 지점들이 있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길게 9박을 한 에어비앤비 숙소. 뉴저지 해리슨에 있는 임대 아파트 단지인데 안팎이 너무너무 예뻤다. path 역까지 걸어서 5분, 맨해튼 월드트레이드센터까지 path 열차로 23분 거리. 단점이라면 너무 내 집같이 편해서 바깥에 나가기가 싫어진다는 점이었고 실제로 잘 안 나감…
수상 소감이 막 이래.😭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서 조국의 자유 독립을 위해 희생한 안중근 의사의 ‘동포에게 고함’을 내 글씨로 쓰게 되어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자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조국의 독립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랐던 그의 마음과 동양 평화를 추구했던 것처럼
모든 일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오늘 한국 남자 야구와 여자 배구를 나란히 보며 그 뚜렷한 상징성을 떠올리지 않기가 힘들다. 실력에 비해 과대평가되고 넘치게 보상받는 남자들과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부족하게 보상받는 여자들. 시장원칙이라는 폭력적 만능논리.
비 내리는 토요일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정영선: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전을 보았다. 전시 제목을 좀 비틀어 이 땅의 모든 조경을 도맡아온 것 같은 정영선의 이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지만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국가, 대기업 규모의 프로젝트나 부잣집 정원이 주인 그의 작업 목록에
벨집은 메이크폴리오 전시 때부터 관심 가지고 본 제주 기반 작가 도자기 브랜드인데, 제주의 자연과 사람을 모티브로 한 도안, 현무암을 닮은 흑색과 모래색 두 주조색의 변주가 마음에 든다. 형태는 좀 더 다듬어져야겠지만. 고유한 스타일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으면.(사진은 벨집 인스타)
뮤지엄 산 안도 다다오 전 <청춘>. 전시 자체는 2017년 도쿄 국립신미술관에서 본 대규모 회고전 <도전>과 거의 같고 이후 작업이 추가된 정도인데, 그땐 없던 이 사과가 너무 좋았다.🍏 “청춘은 인생의 시기가 아닌 어떤 마음가짐”이라는 새뮤얼 울먼의 시구를 바탕으로 한 다다오의 설치조각 <청춘>.
이전 여행을 포함해 교토에서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산주산겐도(에 있는 천 개의 천수관음입상)와 함께 오늘 갔던 도예가이자 조각가 가와이 간지로 생가 기념관을 두고 고민할 것 같다. 여행하며 남의 집 구경하기를 좋아하는데, 미로 같이 이어지는 구조와 중첩되는 프레임들,
한국 노동자들은 지나치게 잘 참는다. 혹사에도 모욕에도 조직의 불의에도 참고 또 참는다. 그런 사람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사실상 마지막 수단인 파업을 선택할 때는 대개 동료들이 하나둘씩 죽어 사라질 때. 우편집배 노동자, 급식 노동자, 그밖의 싸우는 모든 노동자를 응원합니다. 승리하기를!
어제 나카메구로에서 다이칸야마로 걸어가는데, 어느 골목에서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죄 똑같은 컵을 들고 오는 거야. 뭐지 하는데 모퉁이를 도니 그 커피집이 나왔고, 홀린 듯이 줄을 섰다. 어메이징 커피. 정말 어메이징한 아이스라떼였고, 심지어 오야스미 커피라고 디카페인 섹션이 있었다.
잠시 트위터를 떠나 행복한 멍청이^^로 살다가 영업할 게 있어 돌아왔습니다. <벨파스트> 꼭 ���세요. 북아일랜드에서 친영국-개신교도 무장세력과 친아일랜드-가톨릭 무장세력이 충돌하며 도시가 파괴되고 수많은 사상자를 낳으며 20년 넘게 이어진 트러블 시기 초반, 선택의 기로에 놓인
호텔까지 걸어오다 당 떨어져서 급하게 들어간 곳. 스시 바 같은 공간에서 수플레 팬케이크를 바로 구워 낸다. 내가 먹은 건 흑당에 조린 팥과 크림 위에 말차를 갈아 곁들인 팬케이크. 맛있었는데 디저트로 먹기엔 좀 버거웠다. 과일을 시킬걸. 양이 많은데도 모두 1인 1팬케이크 하는 게 인상적.
자식 잃고 단식농성 하는 부모 앞에서 피자 먹기,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수육 파티, 위안부 피해자 앞에서 일장기 흔들기(new!). 이건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의 문제이다.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염치도 타인에 대한 존중도 없는 작자들.
타짜도르 용산아이파크몰점. 너무 맛있는 그라니타 콘파냐 먹고 잠깐 로마 다녀왔다. 또 먹고 싶어. 전생에 이탈리아 여행할 때 가장 좋았던 게 어느 도시에서든 아침에 바에 서서 푸근한 할아버지 바리스타가 말아주시는 커피 털어넣기였는데.🥹 모카포트용으로 유기농 디카페인 원두도 하나 샀다.
나고야는 트위터에 정보가 적어서 내가 먹고 마신 것들을 기록해볼까 한다.(커피, 차, 디저트 편)
1. 글리치 커피 나고야
도쿄 진보초가 본점인 로스터리 카페. 줄서는 도쿄와 달리 9hours 호텔 1층에 있는 이곳은 한산했다. 에스프레소와 숏 라떼가 같이 나오는 에스프레소 콤보를 직원이 추천해준
거부감도 들었다. 한국의 산천을 사랑한다는 사람이 휘닉스파크 골프장 조경을 맡은 모순 같은 것. 소박한 한국의 나무와 꽃과 가장 거리가 먼, 관(官)과 부(富)가 풍기는 권력의 냄새 같은 것. 그래서 전시 자체보다 그가 조경을 맡은 전시장 밖 중정이 비에 젖은 모습에 더 마음이 끌렸다.
건축과 인테리어, 퍼니싱과 어메니티, 수준 높은 디너와 조식, 단순하지만 충분한 온천(광천) 욕장, 카페를 겸하는 체크인 로비, 무료 간식을 제공하는 별채 라운지까지. 내추럴, 오가닉을 컨셉으로 내세우는 곳은 많지만 이곳처럼 모든 요소를 일관되고 세심하게 계획한 숙소는 처음이었다.
밤 11시까지 술과 화과자를 같이 파는 독특한 집 와가시 엔사. 화과자 장인이었던 부모님께 기술을 전수받은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산뜻한 공간. 미니 와라비모찌(고사리떡)에 오늘의 화과자 2개, 음료 세트를 주문했는데 술 아니면 맛차가 어울리겠지만 밤이고 과카페인 상태였기 때문에 우유...를.
교토 piu cafe 복숭아 밀푀유. 통째로 얹혀 시선을 압도하는 백도는 오히려 거들 뿐이고 한 겹 한 겹 파삭파삭 살아 있는 밀푀유가 지인짜 맛있었다. 감동해서 홍차 버터샌드도 추가로 시켜 먹었는데 하 이것도 넘 맛있지 뭐야. 여기 디저트 다 먹어보고 싶다. 복숭아 밀푀유+음료 세트 1,950엔.
별표만 해두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못 간 동네(은평구면 다 동네임) 식당과 찻집을 가봤다. 불광천변 인기 스시집 스시온도. 웬일로 런치 자리가 있어서 바로 예약. 얼마인지 모르고 먹고 나서 55,000원쯤 하겠군 했는데 35,000원이어서 놀랐다. 이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오마카세.
오세훈 자체도 소름 끼치지만 내가 사는 도시, 나와 가까운 곳에 오세훈이 표방하는 가치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게 경악스럽고 공포스럽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의 희생과 불행을 밟고 나와 내 가족만 잘살고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무시무시한 심리. 평생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
역시 트위터에서 주워들은, 오즈 야스지로의 단골집이었다는 돈까스집 호라이야. 홈페이지에 근처 영화 촬영소로 배달해주었다는 소개가 있다. 아담한 실내의 1층은 주방과 접한 바 형태고, 2층은 다다미방이라고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혼자 와 조용히 드시고 가는 분위기.
조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대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일식, 양식 중에 선택할 수 있고 각기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낸다. 하루만 묵어 일식을 선택했는데 웬만한 료칸보다 훨씬 정성스럽고 맛있었다. 밥 두 그릇이랑 반찬 싹 비움. 두툼하고 큼직한 참치회를 세 점이나 준다. 😍
오늘이 회사 진짜 마지막 날이었고 나는 내일부터 공식적으로 백수다. 고생 많았던 나에게 기념으로 최고의 저녁을 사주었다.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 피자 편에 나와 유명해진 monk의 저녁 코스. 화덕피자가 메인이긴 한데 피자집만은 아니고 화덕에 구운 교토 채소를 기본으로 한 요리들을 낸다.
오늘은 대만의 대표적 홍차 일월담홍옥의 그 일월담 차산지에 다녀왔다. 그중 중국 밖 근대화된 가장 오래된 티플랜테이션이라고 D님이 소개해준 Antique Assam Tea Farm. 흉내 낸 가짜가 아닌 진짜 세월의 켜가 쌓인 공장 안팎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예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내 펑리수 사랑은 타이베이 오쿠라 프레스티지를 넘어 만다린 오리엔탈로. 전자가 파인애플 소의 단맛과 신맛, 빵의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에서 균형을 꾀한 펑리수의 理想이라면, 후자는 신맛도 심도 없이 궁극의 달콤함과 향만 남긴 소를 진한 버터 풍미의 폭신한 빵으로 감싼 펑리수 그 以上이다.
아오야마의 캐러멜샌드 전문점 젠디. 12, 24구 세트로만 팔고 각 6천, 1만 2천 엔. 1일 50세트 한정에 보통 예약으로 소진된다고 해서 기대 없이 시식이나 해볼까 하고 들렀다가 나올 때 나도 모르게 손에 들려 있었다? 눈 동그래지는 맛. 6만 원 중 나무와 동판으로 된 상자 값이 1만 원일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