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빈 새벽에 실수로 라이브 켰는데 키보드랑 마우스 소리만 들리면 어떡해?
-야 김래빈 라이브 켰다!!
-나만 아무 소리도 안 들림?
└ㄴㄴ나도
그 예의 바른 김래빈이 인사도 하지 않고 검은 화면만 띄워 놓으니까 눈치 빠른 러뷰어들 실수로 킨 거 바로 알아채고 비상 상태 됨.
-쟤 빨리 말려봐.
[김래빈 새벽 라방에서 한 일]
몰래 작업하기, 작업본 날리기, 곡 스포하기, 잠 안 자기.
└+)5시간 동안 약 이천 명에게 사생활 털리기
└++)혁신적인 방법으로 탄산 터트리기
"―라는데."
"..."
"래빈아."
박문대가 낮은 목소리로 모니터링 내용을 무릎 꿇은 김래빈에게 읽어줬음.
김래빈은 아까보다 더 조용하게 행동하기 시작함.
-ㅅㅂ캔 책상에 살짝 놔두는 소리가 이렇게 귀여워도 됨??
-의자 ㅈㄴ천천히 끄는 게 미칠 거 같음ㅋㄱㅋ
김래빈이 의자에 앉자 작게 끼익 소리가 울림. 그러고는 바람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적막해짐.
-김래빈 부동자세 된 거 다 보인다고ㅜ
└김래빈 눈 감아 넌 최고의 개그맨이야
└미친놈아 위로를 하라고
한동안 모두의 입에 오르내린 소란의 주인공인 김래빈은 정말 차유진과 낑겨 잔 뒤 늦은 점심이 돼서야 눈을 떴음. 몸을 일으키자 느껴지는 어딘가 시원한 햇살과 따뜻한 바람.
"......"
김래빈은 형용할 수 없는 X됨을 직감함.
-뭐야?
7시를 알리는 박문대의 알람이 울렸음.
-벌써 7시임...?
-박문대 지금 일어남?
-김래빈은 지금 잔다고??
라방을 보며 시간을 살피지 않던 팬들도 알람을 듣고 여러모로 놀라기 시작함. 그러나 그 놀라움은 김래빈보단 덜했음.
-눈이 너무 커진 거 아니냐 래빈아
└ㄹㅈㄷ 토끼눈됨ㅋㄱㅋㅋ
'그래도 괘씸한 건 괘씸한 거지.'
박문대는 본인 몰래 무리한 김래빈을 단단히 혼내기로 작정함.
"이제 잘 때까지 내가 확인할 거다."
"...!"
"음료는 세진형한테 맡길 테니까 몰래 마실 생각 말고."
김래빈의 얼굴이 파래졌음.
"5개는 똑같은 겁니까...?"
"3개로 변동."
이어서 하얗게 질렸음.
-뭔가 익숙한데
-왜 무슨 일이야 래빈아
-설마 파일 날아간 거 아님...?
김래빈의 프로그램은 다급하게 화면을 끄느라 저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작업하던 작업물이 절반이나 날아가는 기염을 토한 거였음.
-클릭 소리가 이렇게 슬퍼도 되는 거냐
└공감돼서 눈물 남...
-래빈아....
우선 작업을 이어가려 패드를 확인한 순간이었음. 주로 검은색이 많이 분포된 프로그램의 화면에 보여선 안 될 얼굴이 보였음. 약 5초간 사고를 정지한 김래빈이 달팽이 뺨칠 정도로 느리게 뒤를 돌아봤음.
"..."
"안녕, 래빈아."
김래빈은 그 순간...
"일찍 일어났네?"
아득한 위험을 느꼈음.
탁.
-캔 놔뒀다
-두 모금 정도 마신 듯
슬슬 소리만 듣고 판단한 지 2시간 정도 지나자 팬들이 김래빈의 상태를 추측하기 시작했음.
-김래빈 어디 막혔나 봐 계속 책상 두드림.
-한숨 미쳤네 개설렌다
└님아 정신 차리세요
└2시간 동안 키보드 소리만 들어봐. 이게 오아시스지ㅅㅂ
"흡..."
-김래빈 왜 숨참고 있는지 아는 사람?
-저거 나 발 찧었을 때 내는 소리랑 똑같은데?
팬들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추측하던 순간. 부들거리는 숨소리 뒤로 어떤 소리가 들려옴.
"흐음..."
-엥? 김래빈 목소리가 아닌데?
-ㅁㅊ 박문대 아니야?
룸메인 박문대의 잠꼬대였음.
폰을 들고 이불에 눕고 있는지 특유의 바스락 소리가 스피커를 스쳐 갔음.
-ㄹㅈㄷ귀르가즘
-김래빈이랑 침대에 같이 눕는 중^^
└님도 정신 차리세요
그리고 소리가 멎더니 당황스러워 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옴.
"부재중이...왜 이렇게...?"
-아ㅋㅋ 드디어
진실의 서막이 드러날 시간이었음.
김래빈이 음료를 다 마셨는지 가벼운 알루미늄 소리가 들려옴.
"엇, 없네."
간이 냉장고에 넣어둔 음료가 다 떨어진 듯 김래빈이 중얼거림. 기지갤 키며 음료를 가지러 갔는지 방을 나서는 소리가 이어 들림.
-여러분은 지금 라이브를 켠 지 3시간 만에 말을 하고 움직이는 아이돌을 보고 계십니다.
-내 생각엔 김래빈 지금 몰래 작곡하는 중인 듯
└ㄹㅇㅋㅋ 문대 몰래 하려고 불도 안 켰다가 넘어진 듯
-어쩐지 개조용하더라... 혼잣말 많이 하는 한국인이 이렇게 조용할 리 없다 했어
└그 와중에 흥은 못 참아서 노래 부른 거임? 나 힘들어 진짜
본인의 행적이 다 털리는 중인지 꿈에도 모르는
장시간 검은 화면만 보이던 라방 화면에 처음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김래빈의 얼굴이 나타났음. 놀란 김래빈이 벌떡 일어나 상황 파악을 하기 시작함.
"어...?.그, 안? 녕... 하십?니까.........?????"
-래빈아 괜찮아 진정해ㅋㄱㅋㅋ
-ㅋㄱㅋㄱㅋ 눈 개빨리 움직인다고ㅋㅋㄱㅋ
-ㅈㄴ너무한 거 아니냐 이 정도면 팬 기만임
└김래빈 목소리 듣고 싶었다는 소릴 이렇게 하시네요
-나 슬슬 김래빈 반응이 두려워짐.. 유교 토끼가 3시간 동안 팬을 방치한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ㅁㅊㅋㄱㅋ개궁금하다
└역대급 석고대죄할 듯ㅋㄱㅋ
이젠 김래빈 없는 김래빈 라이브가 됐음.
다행이 스포가 아님에 모두 10년은 삭은 심장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쉼. 김래빈은 그 뒤로도 크고 작게 노래를 흥얼거렸음.
-래빈아 난 네가 어느 순간 우리가 모르는 노래를 부를까 무서워
└우린 그걸 스포라 말하기로 했어요
-이게 뭐라고 지금까지 보고 있는 거임?
└김래빈이 있잖아
└아 납득
"!!"
박문대의 목소리를 끝으로 김래빈의 숨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음.
-이게 ㅅㅂ대체 무슨 상황이냐
몇 번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고른 숨소리가 돌아왔음.
"후..."
-김래빈 지금 한숨 쉰 거임?ㅋㅋㅋㅋ
-나 엄마 몰래 라면 끓여 먹을 때 딱 이 느낌이었는데ㅋㅋㅋ
[오늘 새벽 라방]
미쳤다. 이거 보고 김래빈 입덕 안 한 인간 사람 아님ㄹㅇ
└클립 보고 입덕한 사람11
└222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김래빈 멤버 몰래 작업한 뒷이야기 나도 들려줘ㅅㅂ
└서치왕 박문대가 이 사건을 모를 리가...
└김래빈 지금 난리 났을 듯ㅋㄱㅋㅋ
└ㄹㅇㅋㄱㅋ
윶랩 차윶이랑 김랩 365일 중 360일을 바보야 거려서 결국 바보야 금지 컨텐츠 자컨으로 찍는 상상
첫날은 둘 다 자신만만했음
일주일 버티면 한우라는 소식에 차유진 머릿속은 고기 파티 열 생각으로 가득찼음
🐱 wow! 저희 고기 먹어요!
🐰 그건 우리가 성공했을 때 보상이야!
-나만 벌써 불안하냐
"우선 이렇게 하면..."
조용한 김래빈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앉은 채로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김래빈이 보임.
"..."
박문대가 천천히 다가가 김래빈을 눕히고 이불을 덮어줌. 광원을 가리고 불을 끄니 방안이 다시 어두워짐.
탁.
박문대는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고 거실로 향했음.
안타깝게도 김래빈의 라이브소식을 알 겨를이 없는 멤버들은 진작에 숙면 중이었음. 팬들이 전전긍긍하면서 라이브 보는데 키보드 타닥거리는 거 말곤 딱히 아무 소리도 안 들림.
-이거 되게 ASMR인데?
-그냥 김래빈 평소 라이브랑 똑같잖아
└김래빈만 모르는 김래빈 라이브ㅋㄱㅋㅋ
"음..."
-ㅅㅂ 드디어 목소리
약 2시간 만에 들린 한숨 같은 목소리에 꿋꿋이 버티던 팬들이 환호했음. 그 밖에도 손가락을 툭툭거리는 소리밖에 안 내던 라이브 방송에 또 소음이 찾아옴.
-이게 뭔 소리임?
-캔 따는 소리 같은데?
김래빈의 에너지 드링크 먹방의 시작이었음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던 그때 한 댓글이 올라옴.
-야야야 걱정 마 저거 예전 수록곡임!!
벌써 클립으로 나도는 김래빈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니 확실히 저번 노래의 일부분이었음.
-ㅅㅂ 나 심장 아파 진짜
└거의 죽다 살아난 기분임
└ㄹㅇ...ㅜ
-그 와중에 음색 발린다...
그 후 김래빈의 방송은 다른 의미로 긴장감이 넘치기 시작함.
-평소였으면 쓱 거릴 행동 쓰으으으으으윽 거리는 거 진짜ㅋㄱㅋㅋㅋ
-래빈아 숨 쉬어 숨!!
-김래빈 올타임 레전드ㅋㄱㅋㅋ
일정 데시벨 안 넘기는 게임을 하듯 소리소문없던 김래빈은 10분 후 큰마음 먹고 캔을 따려고 함.
-야 근데
당황한 김래빈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화했음.
"천...칠백 명이 보고 있... 5시간...???"
모든 사실을 알게 됐는지 김래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건 얼마 가지 않았음.
-ㅋㄱㅋㄱㅋㄱㅋㄱ
-얘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인다
"저... 그..."
말을 잇지 못하는 김래빈이 입을 뻐끔거릴 때였음.
띠리링!
잠시 발소리가 작아지나 싶더니 빠르지만 느리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림.
-청소하나 봐!
-닦는 소리가 이렇게 귀여워도 됨?
야무지게 씻고 오는 건지 멀리 물소리도 간간이 들림. 바닥에 흘린 걸 치우려는 듯 의자 밀리는 소리도 남.
콩.
"씁."
-김래빈 머리 박은 듯ㅋㄱㅋ
└어떻게 소리가 '콩'?
데한에는 우당탕탕 김래빈 모음집 같은 거 있으면 좋겠다... 시작은 가볍게 실수로 시상 같은 거 끝나고 각자 돌아가는데 밤눈 어두워서 테스타 차량 말고 브이틱 차량 문 연 김래빈으로ㅋㅋㄱ 아 하늘 같은 선배의 차 문을 버릇없이 벌컥 연 김래빈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어이 거기 손 내려라
[얘들아 비상]
김래빈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는 수록곡 아님;;
└?ㅁㅊ
└결국 사고 쳤구나
└알빠임?
└저것만 들어도 벌써 좋음ㅜ
└ㄱㄴㄲ...
[김래빈 일찍 자자]
7시에 자는 거에 놀랐고 몬X터 3캔 연속으로 마시는 것도 놀랍다... 건강 챙겨 래빈아...
└멤버들이 단단히 혼낼 듯ㅋㄱㅋㅋ
-및친어떡해
-시ㅣ바 래빈아!! 빨리 꺼!!
팬들의 아우성이 닿지 않았는지 김래빈은 꿋꿋이 작업을 이어나갔음.
-...비상이다
김래빈이 욕설 따위를 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스포 문제는 또 별개였음. 팬들은 라이브를 나가야 하나 고민했지만 퍼진 소문에 점점 사람이 들어와 그마���도 불가능해짐.
김래빈의 고뇌를 온전히 염탐 중인 팬들이 잦아진 부스럭거림에 의문이 몰려옴.
달칵.
-또 마시는데?
-김래빈 뭐 하는 거임?
└뭔가 ㅈㄴ 고민하는 거 같던데
└ㄱㄴㄲ 그게 뭐냐고
캔 따는 소리가 3번이나 들리자 다들 김래빈이 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해 머리를 맞대고 추리하기 시작함.
갑자기 김래빈 피 토하는 거 보고 싶어짐. 근데 이 장르는 개연성이 문대한테만 있어서 상태 이상을 N빵하게 된 테스타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작멤으로 수익과 비례해 지분이 높은 김래빈은 더한 피해를 받게 됐다는... 하 개연성이 생명이지만 적폐러에게 그딴 건 사치일 뿐
달칵.
취이이익!!
"헙!!!"
에너지 드링크가 탄산인 걸 망각한 김래빈은 거하게 떨어트린 캔의 내용물이 중력을 거스르는 상황을 허망하게 바라봤음.
-소리ㅅㅂㅋㄱㅋㄱㅋㄱㅋㄱ
-김래빈도 우리랑 같은 사람이구나...
└뭔솔 토끼임
└아니 그 뜻이 아니잖아요
-넌 진짜 큰일 났다 래빈아ㅋㅋㅋㅋㅋ
└랩: (이때를 틈타) 사실 늦은 시간에 기상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누워만 있기엔 비효율적인 것 같아 잠시만 작업에 열중하려 했(눈 마주침) ...지만 지금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문대 마지막 표정이 개웃김ㅋㅋㄱ
└잘했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는 게 진짜 킹받고 좋다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