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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끝내 쓰는 사람으로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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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Bluehumming🎗
1 year
[글쓰기 수업] 글쓰기가 우리 삶을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내 삶의 굴곡마다 나름의 이름을 붙여줄 수는 있어요.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과 지금 내 생각의 방향, 삶의 무늬를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원하시면 글을 써 보세요! 저와 함께 글쓰기를 해보고 싶으신 분 있을까요? (DM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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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친구들아, 기쁜 일 생기면 소문 내는거라며. 나 어제 첫월급 받았어!!! 독일 와서 내 힘으로 번 첫 월급이야. 지난달 말에 내가 조심스레 꺼낸 제안을 레기네가 어느 정도 받아주었고 적지만 온전한 월급을 받은거야. 월급 받은 후 물레 돌리다가 눈물 나려는 걸 참느라 혼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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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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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이 표지를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제로 어린이가 꼬마였을 때 우리는 늘 이런 포즈였다. 아이도 예민했고 나도 긴장했다. 남편에게 어떤 느낌이 드냐 물으니 별 느낌 없다고 했다. 같은 이방인이라도 우리는 정말 다르다. 여기에 있다는 것이 이런 포즈를 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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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힘들면 쉬었다해도 괜찮아, 그만 두는 게 실패는 아니야.' 라는 말을 좀 더 많이 듣고 자랐어야 했다. 부모가 해 주지 못한 말을 스스로에게 자꾸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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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중년이 되면서 자주 입을 다물기로 다짐했는데 '말을 안 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라는 물음이 내게 왔고 그것은 요즘 자주 나를 흔들고 있다. 그러다 침묵에 대한 글이 눈에 들어왔다. "침묵은 나를 신중하게 만들어주지만 발언은 나를 책임 있게 만들어준다." 김소연,《시옷의 세계》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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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여러분 과일도 꽃도 다 제철이 있다. 능소화 보고싶어도 없는 데 살면 못 본다. 과일도 꽃도 눈에 보일 때 먹고 많이 봐. 시절 지나가면 사랑이 사랑 아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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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바닥에 떨어진 꽃으로 케이크를 만든 꼬마에게도 봄은 손에 잡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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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서두를 필요도 없다. 반짝일 필요도 없다. 우린 그저 자기 자신이 되기만 하면 된다." 오늘은 버지니아 울프의 생일이다. 1882.1.25-194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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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작약의 사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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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독일 살면서 이 사회가 나를 바꾼 것 중 하나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시각과 태도다. 지하철 맨 앞 칸은 전동 휠체어가 탈 수 있도록 운전자가 직접(각 역마다 연결받침대 구비)돕고 버스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운전자가 내려 직접 태우는 동안 그 누구도 욕하거나 불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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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어떤 사람으로 인해 마음이 냉담해 졌을 때, 그것이 세상만사에 대한 내 태도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말 것. 그 사람 하고만 그렇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나는 그 사람 외에 사랑하는 것이 많은 사람임을 기억하자,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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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딱 10년 전, 만 두살 아기 데리고 버스를 탔는데 아무도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아서 한손으로 아기 안고 다른 손으로 손잡이 잡고 가는 내내 화가 나고 서러웠다. 택시 탈 걸 그랬나, 내가 애 데리고 별난 짓 하나, 아니면 못 본 척 하는 저들이 이상한가 오래 생각했다. 그 일 이후로 아기와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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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만난적 없지만, 친구! 한 해도 고마웠어. 네가 걸은 산책길 보여주고 네가 읽은 책, 듣고 있는 음악 이야기 해 줘서. 네 아기, 고양이, 강아지 보여줘서, 너 마음 아플 때 너를 가끔이나마 떠올리고 기도할 기회를 줘서. 뭐 먹을까 고민할 때 너의 좋은 레시피를 알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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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무엇을 좋아하는가 보다는 무엇을 못 견디는가가 그 사람을 말해줄 때가 많다. 나는 거기서 부터 사람을 발견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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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비행기에서 꼬마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영어로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나는 어디서 왔다고 답하지 않고 우리는 베를린에 산다고 독어로 말해버렸다. 아주 우아하게 본심을 숨긴 질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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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산책 중에 갑자기 어린이가 길 한가운데서 나를 꼭 안았다. -아직도 엄마를 그렇게 안고 싶어? -응, 그러면 힘이 나거든. -나도 너를 안으면 충전이 돼.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길 위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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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유투브에 얻어 걸려서 세상에 희안한 아저씨를 봤는데 하루에 책을 500권 읽는대. 온 집이 책과 쓰레기로 가득. 독서 대부분이 성공과 영어에 대한 것. 그것도 원서로. 어떤 결핍이 욕망을 자극한 극단적 예를 보는 것 같아 조금 슬펐다. 그는 책 읽는 동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소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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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오늘 수학시험 치는 어린이에게 질문. 나:피자를 8조각으로 자른 후 아빠가 3/8, 엄마가 1/8을 먹었어. 남은 조각은? 어린이:내꺼지!! 나:아니, 답을 말하라고!! 어린이:나머진 다 내꺼라고!!! 나:계산을 해! 어린이:1/2! 반! 나머지는 내꺼잖아.(울기 직전😬) 🤣🤣🤣🤣🤣🤣 너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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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오늘 만난 B씨는 8-9개 언어를 읽고 이해하며 그 능력으로 각 언어의 성경을 비교/분석 하는게 취미인데 그가 너무나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대화를 이끄는 바람에 나는 자주 내 생각 속에 빠졌다가 나왔다. 그는 언어학자나 신학자가 아니라 난방장치 관련 일로 먹고사는,아이를 일곱 낳아 기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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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여러분 밥 지을 때 코코넛 오일 한 방울 넣어봐. 윤기는 차르르 흐르면서 코팅된 밥알의 식감을 느낄 수 있어! 말그대로 밥맛이 너무 좋아서 밥을 많이 먹게 되는 단점이 있긴 해.ㅎㅎ (김혜리 기자의 조용한 생활 매거진 , 식생활의 재발견을 들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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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은 감각한 대부분을 감각 못한 척하는데 능하다. <짐승일기 17회>, 김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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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친구에게 번아웃이 왔다. 내일은 친구의 아기를 봐주기로 했다. 친구가 지금 느끼는 얼음 밑 같은 고독과 불안, 숨막힘에서 차츰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아기가 어릴 때는 힘들지 않은 엄마가 없다. 우리는 서로 연대하고, 죽지 말고, 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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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벼룩시장에서 누군가의 1939년 수첩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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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엄마의 마지막 일기는 16년 4월 6일에 씌여졌고 치매약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문장으로 끝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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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배추국수를 시작으로 며칠 동안 배추를 볶아 국물을 우려내는 방식으로 배추 한 통을 다 먹었다. 육수보다 채수가 훨씬 깔끔하고 가볍다. 파기름 내다가 잘게 썬 배추를 볶고 집에 있는 야채 종류 함께 넣어 푹 끓인다. 국간장, 소금, 연두 등으로 간을 맞추면 끝. 쌀쌀한 날씨에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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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아이들은 어른보다 회복 탄력성이 좋다. 친구와 싸우고 며칠 후 화해하는 어린이에게 너는 이제 괜찮냐, 엄마는 너가 다시 그 친구와는 못 놀거 같아서 걱정했다고 하니까 자기는 괜찮대. 아마 앞으로 또 싸울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또 괜찮아질거라는 걸 안대. 넌 정말 나보다 낫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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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큰사춘기가 생물 수업에서 '우울증'에 대한 조사,발표를 맡았는데 출산후 우울증에 대한 부분을 공부하더니 이건 세상에 우울증이 안 걸릴 수 없는 환경이라고 흥분했다. 그래서 내가 조용히 말했다. '그 다음 오는 육아 우울증도 꽤 큰데 문제는 다 끝나려면 20년은 걸린단다.' 아이가 😬표정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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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어제 H의 전화를 받았다. H는 내가 서울서 학생이었을 때 자기 비상금을 100만원 모아서 가난한 내게 용돈을 준 귀한 친구다. 그때 그녀는 아주 부자였지만 여러 고비로 인해 지금은 경기도의 가장 하층 시민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을 혼자 건사해야하고 비가 새는 집을 옮겨야 하고 분양 대기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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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음하하 개막식 후 이어진 독일 현지 방송에 다니엘 나와서 한국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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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실컷,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살 것 같다고 했다. 살 것 같다... 나는 그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살아야 하는데 사는 것을 의지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사람의 무거움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산다는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은 살만 한 사람이다. H가 살만 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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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독일 아이들이 초등 재학중에 취득해야 할 자격증에는 자전거면허증도 있다. 꼬마는 며칠 전 자전거면허 시험을 봤고 세 번의 추가 연습 조건 합격을 했다. 그 세 번을 채워야 진짜 면허증을 받는다. 선생님 한 명이 따라 다니며 교통 표지판과 사거리, 좌우회전 전 동작 등을 세세히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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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튤립의 시간이 왔다. 예전에는 10송이 3.5유로 였는데 지금은 5유로 이상이다. 물가 상승엔 꽃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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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집에 오는 길에 점심을 사 먹으려다가 그 돈으로 튤립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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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돈룩업>,그 모든 블랙유머는 마지막에 식탁이 흔들리는 중에도 감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쓰기 위함 아니었는지. 결국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 말고 무얼 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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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엄마의 유품은 100리터 쓰레기봉투 3개와 50리터 3개에 모두 담겼다.활자중독,기록중독자였던 엄마의 책과 잡지, 노트 중 몇 개는 남겨두기로 했다.엄마의 사진들을 보니 엄마는 생각보다 화려한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엄마의 빨간 스웨터는 사진을 찍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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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몇 번이나 상상해본 순간이었다. 날이 밝으면 비행기를 타야한다. 나는 이제 고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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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엄마!내일은 내 생일이지?" "그래, 우리 꼬마를 낳느라 엄마는 엄청 아팠지."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결국 만난 날이구나!" "그렇지. 너도 힘을 많이 썼지,이 세상에 나오느라." 분만시 엄마랑 아기랑 힘을 합쳐야 한다는 걸 꼬마는 책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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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나의 '유아와 함께 타는 대중교통'에 대한 트라우마는 치유받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이와 함께여서 먼저 배려받았고 한번 더 미소지어 주는 사람이 많았다. 나보다 조금 불편한 사람을 보면 조금 양보하고 배려하는 일에 그렇게들 사색이 되어 따질 일인가 싶다. 더 많이 이야기해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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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가끔 친구가 묻는다. 날마다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값, 아까운 적 없냐고. 벌써 여러번 물었다.나는 매번 똑같이 대답했다. 카페에서의 커피값은 내가 앉은 공간과 시간이 함축된 비용이고 일종의 충전제다. 흔한 한 잔의 음료가 아니란 말이다. 친구는 아직 나를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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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맡겨뒀던 화분을 찾으러 갔더니 마침 일층 할머니 두분이 함께 계셨다. 두 분이 차례로 나를 안아주며 다음은 우리 차례야,하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글썽이며 안돼요,하자 "걱정마 우린 좀 더 네 곁에 있을거야. 그리고 네 삶은 여기에 있어."라고 말했다. 그래. 내 삶은 여기에 있다. 따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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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눈 앞에 이런 사람이 지나가면 사진을 안 찍을 도리가 없어요. 너무 아름답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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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장터를 두 바퀴 돈 끝에 Nigella를 샀다. 전체적으로 꽃 값이 아주 조금 내린 듯 했다. 시원한 색깔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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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일층 예쁜 할머니가 계단 내려가는 나를 붙잡더니 보여줄 게 있다고 잠깐 들어오래. 내가 몇 년 전에 나눠준 무늬접란이 이렇게 예쁘게 크고 있었네. 할머니 진정한 초록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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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어린이의 마스크 안쪽에는 과자가 조금씩 묻어있다. 어린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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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같이 사는 사회'라는 것은 서로의 불편을 알지 못하면 불가능한 개념이다. 또는 알지만 실제로 배려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말에 불과하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력이라도 길러야 한다. 가장 저급한 폭력은 공감하지 못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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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생명 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늘 좋았던 건 아니지만 살수록 살아볼만한 시간입니다. 나를 기억해준 친구들, 고맙습니다. 이상하게 눈물이 앞서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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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좋은 걸 좋다고 적시에 말하는 사람 곁에 있으면 견고했던 나의 일부가 무너진다. 여기 참 좋다, 이거 좋네요, 말하던 몇몇 얼굴을 떠올린다. 그들과 함께 했을 때 참 좋았다. 더 자주, 좋다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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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지인의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급히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는데 방금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외국에 살면서 가장 황망한 순간이 부고를 안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릴 때였다. 몇 번을 상상하고 준비해도 닥치면 머리가 하얗게 되는 슬픔. 어떤 위로도 충분치 않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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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피터와 늑대》연주를 보았다. 마지막엔 오늘 생일인 어린이 관객을 불러내어 즉흥 지휘를 하게 해 주었다. 아이는 오늘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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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저녁에 남편한테 머리 쓰다듬어 달라하고 현금다발 쥐어주며 세어보라 했어. 우리 예상보단 조금 많았어. 나는 외국인이고, 늦게 시작했고, 학교도 안 나왔고, 언어도 부족하다는 많은 사실들이 내 목을 끌어안고 바닥으로 내려칠 때도 그냥 버티기로 했어. 그냥. 지켜봐준 친구들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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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에게 엄마의 마지막은 '준비'해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 몇년 전에 읽은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영감을 주었고 시간 날 때마다 엄마와 자매들에게 의미있는 질문을 했었다. 그것들이 쌓여 엄마의 마지막은 슬펐으나 불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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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독일 와서는 유아차 때문에 계단을 못 올라가고 주저할라치면 반드시 누군가 달려와서 같이 들어주었다. 버스에서도 대부분 유아차 자리는 비어있었고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 유아차가 탑승하면 조금씩 움직여 자리를 내어주었다. 오히려 여기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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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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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실은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로 했다. 선생님은 매우 적극적이시다. 벌써 곡을 다 보내셨다. (이거 지금은 신난 마음이지만 오랫동안 손놓고 있던 자는 곧 고통의 시간이 올 것 같아 두근두근. ) 그래도 50 목전에 두고 다시 시작하는 거 잘 한거겠지? 10년 후의 나에게 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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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Bluehumming🎗
3 years
아침 일찍 이민자청에 다녀왔다.이번에도 3년 정도 받으면 땡큐라고 생각했다. 영주권 신청은 다음에 할까 물어보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영주권을 6주 후에 집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어리둥절.🙃 더 이상 서류로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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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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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내 실력에 드뷔시 월광을 훌륭하게 연주하진 못하고 다만 천천히 악보를 읽으며 틀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정도지만 그 화음들을 조심스레 건반에 옮길 때마다 너무 아름다워서 울 것만 같은 마음을 누군가는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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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Bluehumming🎗
1 year
큰애가 다니는 김나지움은 바이링구얼인데 영어반과 독일어반 학생들 사이에 묘한 위화감이 존재한다고 아이가 말했다. 영어반은 부모가 영어권에서 독일로 이민을 왔거나 부모 중 한 명이 영어권이고 직업도 사는 지역도 분명히 "엘리트"냄새가 나는 곳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독일어반은
@omniaamo
요녀석 🎗
1 year
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전부 직계 가족 내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애들이라는 점이었다. 이걸 알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석사 때 친구들로부터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보다 뚜렷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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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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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어린이에게 적절하고 정확한 칭찬이 주는 결과에 대한 이야기들에 덧붙이자면, 나는 3학년 때 담임이 "뫄뫄는 일기를 이렇게 솔직하게 쓰다니!여러분 일기는 이렇게 쓰는거야."라고 했는데... 커서 글쓰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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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Bluehumming🎗
4 years
도자기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컵 하나에도 어울리는 손잡이가 따로 있는데 어쩌면 그건 ��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서 공부해야 할 일이 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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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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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오종종한 노랑이 참을 수 없이 예쁜데 어쩐지 아름다움은 자주 슬픔에 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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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umming🎗
1 year
친구 동네의 꽃집 아저씨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아플 동안 동네 사람들이 가게 안의 꽃과 화분들에 물을 주고 대신 식물을 팔아주었다. 꽃을 사려고 보면 딱히 살 만한 꽃이 보이지 않지만 동네 사람들은 자꾸 그 집에서 꽃과 식물을 산단다. 동네 사람들이 그를 살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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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중앙역에 다녀왔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옷가지나 생필품은 이미 충분하니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필요품을 확인하라는 정보가 있었다. 몇 개의 기부처 연락처를 기록해 두고 상황을 보러 갔다. 형광 조끼를 입은 이들이 난민을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건 한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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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umming🎗
6 years
지난 이년 간 남편이 꼬마에게 여름 휴가때 마다 수영을 조금씩 가르쳤는데 드디어 혼자서 물을 가로지르는 작은 물개가 되었다. 그�� 비해 사춘기는 물에서 나올 생각을 않던 아이였는데 이젠 내 옆에서 책 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모든 게 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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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이번에도 순서에 들지 못했다. 옮긴다 해도 임대주택임이 분명한 상호를 가진 아파트라 아이들이 힘들어 할까봐 고민이라고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곱씹다가 그럴 시간에 내일을 생각해야겠다 라고 했다. 몇 번 쌈짓돈을 억지로 주머니에 찔러주었지만 그걸로 그때의 은혜를 갚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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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내 치우친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해 줘서. 열심히 노동하는 너의 모습을 보여주고 아무도 몰라줘도 계속 쓰고 노래하고 그리는 존재들로 남아줘서. 올해도 살아주어서 정말 고마워. 친구들아. 새해에도 잘 부탁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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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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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요즘은 꼬마가 혼자서 한국책을 곧잘 읽는데 어젯밤엔 "명란이 뭐야?" 하길래 대충 설명해주었다. 잠시 후 또"육회는 뭐야?"한다.블라블라..또 설명해주고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먹는 거만 잔뜩 나오냐 했더니 아...우리 꼬마..발음이 정말... 《명랑한씨와 유쾌한씨》를 읽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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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오늘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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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비긴 어게인 시즌3가 베를린 돔 앞에서 촬영중이었다. 이적 노래에 소리 좀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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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도서관, 최고의 피난처. 어릴 땐 같이 놀 친구가 없을 때 버릇처럼 갔고 청년 시절엔 돈 없고 갈 데 없어서 또 가서 죽치고 앉아 읽었다. 외국살이 하면서는 500파운드와 내 방이 없는 이유로 울면서 도서관에 가 앉았다. 도서관 없이 어떻게 그 시간을 설명할 수 있으랴. 오늘도 도서관 갔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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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막막함 자체가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우리집 작약이 터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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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Casa de Serralves 포르토 도심에서 벗어나 정원이 아름다운 미술관에 들어서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 포르토를 여행 한다면 꼭 한번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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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터키에서 고학력, 혹은 전문인력으로 일하던 젊은이들이 독일에서 그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배달 아르바이트나 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터키인 뿐이랴, 이방인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이란 과연 몇 가지인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는 한 사람,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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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1)오늘 한 작은 한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딱 한 숟가락 밥을 입에 넣은 순간, 이 음식을 먹고 자랐을 주인 부부의 자녀들이 부러웠다. 적당히 따뜻하고 부드러운데 어느 것 하나 과하지 않았다. 한식의 이름으로 자극적인 양념이 넘쳐나는 일반의 것들에 비하면 그저 '엄마 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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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지난주에 작업한 컵 시리즈. 방금 오븐에서 나와뜨끈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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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자비로 책방과 도서관을 여는 전직 대통령이라니. 영화 같은 이야기다. 현 대통령의 행보와는 너무 반대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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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고 완료주의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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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나도 겨울 외투랑 생필품 챙겨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도착하고 있는 중앙역 가봐야겠다. 앉아서 걱정만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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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어릴 때 우리집은 식물원이었다. 정원사인 아버지가 다양한 정원수를 키우고 관리해 팔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육체는 늘 고단했겠으나 세상 아름다운 일 중의 하나였으리라. 아직도 나는 모르는 나무와 꽃 이름이 많고 그럴 때마다 지금은 없는 아버지 대신 식물이름 앱을 열어본다. 라일락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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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오후 5시 14분, 타타타타 가스등이 작은 불꽃을 내며 켜지는 걸 목격했다. 가로등에 일제히 노란불이 들어오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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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지금 막 연애를 시작한 아이에게 물었다. "안 보면 막 보고싶지 않아?"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냥 늘 같이 있는 거 같아." 아, 제대로 빠졌구나. 사랑. 나는 신중한 관찰자로 남아 아이를 돕고싶다는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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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슈톨렌; 독일 와서 처음으로 그것을 썰어서 접시에 담아낸 날, 여기에 오래 사신 어떤 한인 분이 사람 많은 데서 나에게 슈톨렌은 그렇게 써는 거 아니라며 아주 얇작하게 썰어야 된다고 핀잔을 줘서 슈톨렌 보면 기분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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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내게 올해의 책을 꼽으라면 엘렌 식수,《글쓰기 사다리의 세 칸》을 내밀겠다.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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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엄마가 계셨던 방을 보고 왔다. 방 안을 가득 채웠던 엄마의 냄새와 약 봉지들, 자잘한 물건들이 사라져버린 방은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죽으면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하지만 그 방에서 빠져나간 육체를 생각하면 너무나 텅 빈 리얼리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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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한 할머니가 아주 아주 느린 동작으로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에 갖다대고 있길래 가까이 가 보니 개나리를 찍고 계셨다. 독일에서 개나리도, 나처럼 꽃을 찍기 위해 걸음을 멈춘 사람도 참 오랜만에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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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클래식 라디오 틀어놓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김밥을 싸고 있으면 혼자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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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남편의 마지막 출근날이다. 약 10년 다닌 독일 회사. 오늘 회사에 남은 짐을 가지러 가는데 영화처럼 박스를 들고 가야하나 서성이길래 상투적인 퇴직 씬보다 쿨하게 쇼핑백에 넣어오라고 했다. 마지막 출근이라 오랜만에 포옹해주었다. 수고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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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오늘이 할머니 돌아가신지 2년째 되는 날임을 알고 꼬마가 내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2년이 지나도 그렇게 슬퍼?꼬마가 물었다. 응, 보고싶은데 목소리도 못 듣잖아.내가 대답했다. 그러자 꼬마가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괜찮아, 네 엄마는 여기 있어. 나는 꼬마를 꼭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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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꽃을 만지는 분이 꽃에는 영속성이 없고 누군가에게 건네질 때 가장 아름다워야한다 고 쓰신 글을 읽었다. 꽃을 꽃으로 대하는 정직한 말이다. 나는 꽃을 살 때 좀 더 오래 두고볼 요량으로 조금이라도 덜 핀 것을 골라 꽃이 흐드러지고 꽃잎의 색이 바랠 때까지 지켜본다. 나도 꽃에게는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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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아침 지하철, 소풍 가는 아이들이 한 칸에 가득 타고 끼리끼리 조잘대는 모습을 한 부부가 눈에 꿀을 가득 담아 쳐다본다. 아무도 이 소란스러움을 불편해하지 않고 관심 있게 쳐다본다. 대책없이 포용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런 눈빛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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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years
여행지 숙소에 튤립을 조금 사서 꽂았다. 오늘의 아름다움은 오늘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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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2022년 11월 19일 오후 4시 베를린, 눈이 펑펑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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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모멸은 모욕하고 경멸하는 것, 즉 마음으로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또는 무심코 격하시키고 그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 상대방을 비하하고 깔아뭉갬으로써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그러한 대접을 받은 사람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 모멸감이다.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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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나의 미카엘》은 소설가 한강이 어느 잡지에서 추천한 걸 보고 03년에 읽었고 《여자를 안다는 것》은 08년에 읽었다. 아모스 오즈를 통해 처음 히브리 문학을 접했고 문장은 매우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여자를 잘 아는 작가라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좋은 소설을 써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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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큰아이가 저녁을 먹다가 문득 눈물을 떨어뜨리며 말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견디기가 힘들다고. 아이는 독어도 영어도 한국어도 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성적은 좋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고 완벽주의 성향도 있어서 그 무엇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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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집을 나오다 일층 S 할머니를 만났다. 우리 이웃 의사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다. "인생은 우리에게 묻지 않아." 할머니가 말했다. 우리는 꼭 끌어안고 이웃을 잃은 슬픔을 위로하며 둘이 동시에 넌 건강해야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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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ears
생리통을 앓는 밤에는 유단포를 끓어안고 자야만 했는데 이걸 사용하고 나서 신세계를 만난 것 같다. 낮에도 딱 붙이고 다니니 아랫배가 뜨끈하고 좋다. 좋은 건 소문내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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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미나리》를 보았다. 이민자인 내가 무슨 말을 보탤 수 있을까. 조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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