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기 시작한지 일주일 된 션다. 수현의 집에서 깜빡 잠들었다가 깬 다온은 자기가 누구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지, 누구의 팔베개를 하고 있는지 알아채고 화들짝 놀람. 하지만 더 놀란 건 회색 트레이닝복에 뚜렷한 윤곽을 드러낸 풀발된 수현의 중심.
'저...저렇게 크다고...?'
이 얘기 첨인데 우리 회사에 진짜 젊고 유능한 이사님이 한 분 계시거든? 사내에서도 아주 유명해. 잘 생기고, 매너 좋아서. 샵에 다녀온것마냥 늘 세팅된 헤어에 지나갈 때마다 향수향이 은은히 퍼지는데 흡연자신데도 불쾌한 향이 1도 안 나서 더 신기해. 특히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다니는데
다온이 임신해서 먹덧하니까 아묻따 돈gr하려는 김수현 보고싶음.
임신 확인한 날부터 지독한 입덧이 시작되어 살이 쭉쭉 빠지고 거의 누워서만 지내다보니 수현은 하루하루 애간장이 탔음. 그러다 차츰 거짓말처럼 입덧이 사라지고 뭐든 다 먹는 먹덧이 찾아옴. 다온이 말하는건 뭐든 다
션다 첫섻 하고 다온이는 너무 좋아서 형이 또 언제 하자고 할까 기다리는데 수현이는 다온이가 넘 아파했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면 어캄.
물론 다온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음. 보기만해도 버거울정도로 커서 그만두자고 할까 했는데 김수현이 전희를 너무 잘 한거지.
션다..만삭의 다온이에게 오일 마사지 해주는 김수현
잔잔한 재즈풍 음악에 은은한 아로마향이 풍겨서인지 이제 옆으로 세워누울 수 밖에 없는 다온은 대낮인데도 까무룩 잠듦.동그마한 배를 문지르면 답이라도 하듯 볼록하게 살점이 솟아오르고,
톡톡-
수현은 웃으며 인사하듯 손가락을 튕기겠지.
처음 정다가 김수현거 손으로 잡은 날.
둘 다 달뜬 얼굴로 마주앉아 다온이가 두 손으로 살포시 그러잡자 그 촉감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 수현.
-하 정다..너 손 진짜 작다
-뭐래..형이 큰 거...라고요..
두 손을 세워잡아도 채워지지않아 우물쭈물하다 그냥 그 상태로 살살 움직임
-..윽..
다온이 결혼하고 새로운 잠버릇 생겼는데 바로 김수현 살을 만져야 잘 수 있는거. 새벽에 잠깐이라도 자리 비우면 귀신같이 깨서 김수현 찾으러 옴.
-혀엉...(포옥)
-아 미안. 나 때문에 깼어?
-웅..없으니까 안 와..잠이...(부비부비)
-그래.같이 들어가서 좀 더 자자..
-.....
-정다? 자?
-웅
김수현 핫도그같은 2세 안고 약올리며 귀여워하기
-봐 다현아. 다현이 손 아빠가 와암하고 먹었네? 다현이 손 없네?
-(꿈뻑..꿈.뻑..)뿌엥😭
-큭큭큭..아이고 서러워..다현이 손 없어져서 서러워어.누가 그래써? 응? 아빠가 그래써? 다시 붙여줘야겠다.움냐움냐. 짠! 다시 생겼다!
-(빼꼼...)꺄륵🥹
결혼 7년차 션다, 2세는 딸 쌍둥이.
6살될 때까지 늘 수현이가 잠자리 봐주고 굿나잇키스 해주는데 어느 날 딸들이 눈을 반짝이며 얘기함.
-daddy, tell us a true love story, pls.
-집에선 한국어 하기로 했지?
-아 마따. 아빠아..럽스토리!
낮에 본 겨울왕국이 인상깊었던 모양.
김수현 이른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중문 앞 복도에서 도롱도롱 잠들어있는 정다온 발견함.
해가 지기 전 퇴근은 오랜만이라 일부러 연락도 안 하고 놀래켜줄 마음으로 왔는데 본인이 더 놀랐음.
그 곳은 천장 가까이에 작은 창이 있어 운이 좋으면 해가 만드는 액자를 볼 수 있는 명당이었고,
션다 첫 재회의 밤 휘갈..
***
'응...여긴..'
다온의 눈에 멀리 숫자 03:20과 눈 앞에 너른 등판이 겹쳐보임.
'아 김수현집..'
마지막 기억을 더듬어보니 한껏 인상을 쓰고 박아대던 수현의 얼굴과 울면서 그 목에 매달린 잔상이 떠올라 눈을 질끈 감음. 몇 년만에 열린 몸은 지칠대로 지쳤고,
권태기 온 션다
권태기를 느낀건 정다. 이 정도면 오래 만났고, 더 이상 새로운 느낌도 없어서 그만 두고싶어질 즈음 스테이크를 먹으러 감.
그래 오늘은 말하자. 헤어지자고.
수현은 늘 그랬듯 다온의 스테이크를 가져가 썰어주려는데
-나 이제 이런거 혼자 잘 해요.
얌전히 보고 있기만 하는
NY에서 신혼생활 중인 션다
단독멘션은 너무 커서 부담이라는 다온이의 말에 평범한 고층아파트에 살게 됨. 하루는 수현이 퇴근하고 로비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소방관이 분주히 움직임. 급히 엘베 쪽으로 가는데 '형' 하고 뒤에서 다온의 목소리가 들림. 샤워를 하다 나온 듯 샤워가운만
동료와 함께 회사차로 출장을 가게 된 다온. 가는 길은 동료가 운전을 하기로하고 출발지에서 만나
보조석에 탄 다온은 위화감을 느낌.
'뭐지..뭔가 좀..'
늘 수현의 차에 타면 시트가 따뜻했다는걸 깨달은 다온은 뒤늦게 열선을 켜려함.
-지수씨..이거 열선 버튼 맞죠?
-아..그거 고장났대요.
-다온아..정다?
-우응...
이불을 돌돌 말고 잠에 취한 다온 옆에 무릎을 꿇어 앉은 수현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음.
-으음..형..몇 시..잘 잤어요?
-응..잘 잤어?
다온의 입에 살짝 입 맞추자 베시시 웃는 다온이. 호텔, 그것도 뉴욕의 초고층 호텔에서의 단잠은 깨기 싫었지만
-왜...우리가 왜 헤어져요..?
-말했잖아. 질렸다고.
그렇게 말하며 담배를 입에 문 수현은 차마 불은 붙이지 못하고 그냥 손에 말아 쥠. 축축한 손바닥에 금새 달라붙는걸 보니 거짓말이 티나진 않을까 걱정 됨.
-그 말을..어떻게 믿어요.우리 곧 5주년이라 여행도..
-그만하자. 정다. 아니 정다온.
-어..형..아 카드 재발급 때문에 아마..네...응..고마워요.
친구들과 만난 다온이 통화를 마치자 바로 친구1이 질문
-다온아. 아직도 형이라고 해?
-응?..어..왜?
-한창 신혼이잖아. 호칭 따로 없어?
-호..칭?
-여보,자기야,허니..뭐 이런거..
-아...우린 뭐 딱히..없는데?
정다온 넘어지면 김수현은 일으켜주지않고 그냥 옆에 탈푸닥 같이 엎어질 듯.
-정다, 형이 같이 쪽팔려준다
하필 명품 처발이라 더 시선 집중인데 일어나지도 않고 마냥 싱글벙글.다온이 먼저 툭툭 털고 벌떡 일어나면 김수현이 나도 일으켜달라고 손 내밀면 아무 생각없이 잡자마자 수현이 확
션다 되게 엉뚱한걸로 좋아하고 뿌듯해하면 귀여울 듯.
껌 씹을 때 딱딱 소리 못 내는 정다. 김수현이 소리 낼 때마다 신기하게 쳐다 봄.
-또 해봐요.
-(딱딱)
-(욤뇸뇸..절대 소리 안 남)으으..
-애기네 딱딱..
걍 포기하고 하루종일 김수현 껌 씹으라함
-딱딱딱
-ㅋㅋ또!
-(ㅅㅂ 턱 아파)딱딱
뜨밤 보낸 션다..다온이가 먼저 옷 입는거 보던 수현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함
-정다. 바지를..어디까지 올려입어?
-ㅇ..예??
-배바지야? 가슴까지 올라가겠어.
-뭐라는거에여! 배..배꼽까지 딱 오는데.
-유치원생도 아니고 그게 뭐야. 자 봐봐. 남자는 여기..
자기 골반라인 가리키며 더 내리라고
늘 새벽에 깨서는 제 옆에서 편안하고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 다온의 모습을 보며 '천사같다'고 생각하는 김수현.
아예 본격적으로 구경하려고 옆으로 세워누워서 가만히 들여다봄. 어쩌다 이런 천사가 내 옆에서 살게 됐을까..지난 밤 흔적을 잔뜩 새긴 목을 만지다 날개라도 찾듯 등까지 훑어내림.
고딩션다
-시발
거칠게 겉옷을 벗어 침대에 집어던진 수현.
-김수현. 대체 왜 그래?
뒤따라 온 형이 나직히 물어도 답 없이 셔츠 단추만 거칠게 품
다온이네 식구들과 같이 저녁식사 하려고 모인 자리인 줄 알았지. 그게 형과 다온이 누나의 상견례 자리였으면 어떻게해서든 파토를 냈을거였음.
션다 결혼하고나서 다온이 춥다고 느낄 찰나에 어깨에 가디건을 둘러주거나 따뜻한 차를 손에 쥐어주는 수현.
더위를 타지 않아 선풍기도 잘 안 켜는데 가끔 아이스커피가 땡긴다고 생각하자마자 귀신같이 얼음 가득한 커피를 만들어줌. 커피는 늘 뜨겁게 마시는 수현도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친구 결혼식 가려고 수트 입은 김수현 보고 넋을 놓은 다온이.
2주 전에 수현이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그런 자리는 불편해서 싫다고 형만 다녀오라고 거절했는데 이렇게 근사하게 하고 갈 줄 알았으면 같이 간다고 할 걸 속으로 뾰루퉁해짐. 잘 세팅된 머리는 과하지않았고,핏하게 감람 수트는 유려한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열무비빔국수 먹고싶다고하는 정다 보고싶네. 응 션다임. 갑자기라지만 김수현 품에서 일어날까날까, 깨울까말까 고민한지 30분 됐음.
누구나 필승레시피가 하나쯤은 있기마련. 매번 요리만 하면 다 실패한 김수현에게도 이것만큼은 자신있다며 믿어보라고 처음 맛보여준 날
다현이 독감예방접종 하러 가면 절대 혼자 안 맞음. '앙 마자!! 쥬사 시러어!! 으아아아아아아앙' 울고 불고 난리쳐서 결국 김수현이 나섬. '다현아 아빠 봐봐. 아빠가 먼저 맞는다?' 팔뚝 걷어올리고 보조개 남발하며 하나도 안 아프네에? 하고 먼저 맞음.
속으로는 'ㅅㅂ 왜케 아파' 하는건 비밀.
션다 쌍방 마음 확인한 뒤로 수현이 계속 잠만 자려하면 어카지.그 동안 못 잔 거 한 번에 다 자려는 듯이 당글이 끌어안고 완전 꿀잠하는거..당글이가 겨우 빠져나와서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뭐라도 먹고 또 자라고 코도 막아보고 뽀뽀를 해봐도 아기처럼 계속 자니 그게 또 안쓰러운 당글이..
이삿짐 싸는 다온이 옆에서 놀다가 서랍 안쪽에서 낡은 사진 한 장 발견한 다현이.
군데군데 얼룩져있고 너덜거려서 잘 안 보임.
-압빠 이거 누구야?
-아...그게 거기 있었구나. 어 그 사람은..
끝을 살살 매만지며 희미하게 웃음짓는 다온.
-아빠한테 아주 소중했던 사람.
그리고 그 사진 원본
휘갈겨보자
n개월 뒤..
혼자 뉴욕에 간 다온. 차가워보이는 높은 건물들이 아찔하기만한데 이 곳 어딘가에 익숙한 사람이 숨 쉬고 있다 생각하니 아주 낯설지만도 않음. 이 넓은 땅에서 우연히 마주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말도 안 되지하며 갈 길을 가려는데
'김수현!'
귓가를 때리는 한국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