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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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 여보세요 왜 말 안하니 울고 있니 내가 오랜만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대 소중한 마음 밀쳐낸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 듯이 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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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보험설계사가 아직도 저로 되어 있는지 실비 청구할 때마다 저에게 연락이 옵니다. 이제 옆에서 어떤 서류 챙기라고 말해줄 수도 없는데 그렇게 아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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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이롱, 아니 고객 병실에 들렀다가 무슨 말을 들은 줄 아냐? 검사 때문에 보청기, 틀니, 페이스메이커 있냐고 묻는데 마누라 사랑하는 마음밖에 없다고 하더라. 이야, 이 정도는 해야 결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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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사위 왔습니다! 아이, 우리 어머님 오래 보고 싶어서 일찍 왔죠. 아니, 어떻게 우리 어머님은 갈수록 젊어지시지? 비결이 뭐예요. 응? 저도 좀 알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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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투표는 했냐? 권리는 이럴 때 행사해야지. 내 손으로 국회의원 쥐락펴락하는 기회가 어디 흔하니? 지금이라도 가서 하고 와. 봄바람 살랑이는 게 아무래도 꽃다발 받기에 좋은 날씨인 것 같아서. rt 추첨이고 꽃다발은 내 정치색 맞아. 내일 오후 8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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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
그 한마디에 우는 네 모습도 질린다. 사랑해서 놔주는 게 아니라 지겨우니까 버리는 거야. 그러니까 너 웃게 하는 남자 만나. 근데 넌 그런 남자 만나도 결국 내 생각이나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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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야, 삼촌이랑 스릴 좀 즐겨볼까. 우리 유리 이제 자전거 두 발로도 탈 줄 알아야 되는데. 옳지. 헬멧도, 무릎 보호대도 다 착용했어? 삼촌이 뒤에서 밀어줄게. 겁 먹지 말고. 가자, 삼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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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네들 해외 나간 마당에 내가 돌아갈 고향이 어디 있어. 오피스텔에서 술병들이랑 같이 굴러다니는 중이라니까. 그래서, 전 많이 부쳤냐? 입 벌리고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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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좆같이 굴면 아 저 새끼 또 실적 안 나왔구나 생각해. 꺼지라고 했다고 진짜 꺼지지 말고, 응?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지금 좀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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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 뭔 줄 알아? 가족한테 좀 더 잘할걸, 하고 후회하는 거래. 그 후회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고 내가 지금 당신한테 사망보험금 들라고 하는거야. 아, 가족이 없어? 그럼 내가 기꺼이 되어주고. 그러니까 자기는 여기 예쁘게 사인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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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나오는 공포 영화? 야, 오빠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집주인들 세입자 컴플레인은 졸라 무시하면서 월세 밀린 건 귀신같이 알아챈다니까? 이럴 때 졸라 무섭다고. 귀신보다 사람이. 너 늦은 밤 골목길에 가만히 서있는 게 귀신일 때 무서울 것 같니, 사람일 때 무서울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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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절밥은 꼭 먹어야 한다고 자식의 친구들까지 본인 다니는 절에 데려간 어머니는 우리 몫의 시주를 하고 절을 했다. 따라 절을 하며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는, 그런 불순한 생각을 해서였을까. 추락한 그녀의 붉은 혈흔이 장미 꽃잎처럼 번질 때 왜 그때 봤던 불상이 생각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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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라고 하면서도 와이프, 남편 생명보험은 그렇게 꼬박꼬박 들더라. 다들 너무 사랑하시나봐. 그렇게 들고도 부족해? 그러니까 내 말은 주말에 나 부르지 말라고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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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밖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조난. 그것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결속이자 네 의심의 시작이었다. 뿌리깊게 자리한 의심은 해를 갈수록 너를 좀먹어갔다. 그 의심이 도달한 곳엔 마침내⋯⋯ 내가 서있었다. 넌 아직도 나를 의심하는구나. 그동안 힘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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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거. 뜯을 게 없어서 나같은 소시민한테 삥을 뜯냐. 하여간 너는. 그래서, 얼마 달라고? 아이 씨바, 이거 졸라 비싼거야. 건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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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내리지 못한 사람은 너울거리는 감정에도 이렇게나 쉽게 휩쓸려 금세 표류하고 만다. 그러니까 조심해. 내가 흔들리지 않으려 뭘 움켜쥘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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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마음 위에도 벚꽃은 공평하게 쏟아지고 그럴 때면 네 모습은 아득해져 솟구치는 울음을 견딜 수 없었지 너 없이 어떤 것도 감당할 수 없어 붉어진 눈시울만 버릇처럼 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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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보험료 내는 세상이 비정하니 보험 없어서 대물 대인 사고 생겼을 때 생돈 나가는 세상이 비정하니 사고는 계획으로 생기지 않으니까 사고인거야 그러니까 보험 필요할 땐 뭘 해야겠어 인철인철-DM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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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군인 조심해라. 험한 거 다루는 사람 치고 안 위험한 놈들 못 봤다. 밤에는 내가 제일 안전하지 않겠어? 손만 잡고 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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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야 작년 생일에 받았던 자전거는 아직 잘 타고 있니 삼촌이 이번 어린이날에는 얼굴을 못 비출 것 같아 유리가 갖고 싶어 했던 엘사 옷은 다음에 사줄게 유리야 삼촌 선물은 유리 기억 속에 삼촌이 잊혀지는 걸로 받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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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못 잡고, 너도 못 잡으면 그냥 집 비워드리자. 그게 맞는 것 같애. 한참 밖에 있다 들어가서 확인하는 건 내가 해볼게 남자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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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한테서 화려한 넥타이, 빤스 빼면 남는 게 뭐가 있냐? 아, 수려한 얼굴? 빼어난 미모? 재치있는 입담? 생각보다 남는 게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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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의 결핍을 채울 수 있을까 파도에 휩쓸려 유실된 게 많은데 고작 이걸로 너를 웃게할 수 있을까 침몰하지 않고서는 해협을 건널 수 없을텐데 우리가 서로의 암장을 치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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