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가장 좋은 감정은 성취감도 설레임도 아닌 홀가분함이라고 한다. 움켜진 것에 대한 책임감과 긴장으로부터의 자유. 이러한 홀가분함을 생성할 수 있어야 삶은 비로소 내것이 된다. 이룬 것을 던질 수 있고 또 다른 삶을 시작하는 홀가분함. 이것을 선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배달 오토바이가 정차중인 내 차를 뒤에서 들이 박았다. 라이더가 18살이었는데 보험 접수 중 보험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배달업체 업주가 보험을 35세 이상으로 하고 10대를 고용한 것이다. 라이더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 업주를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배달대행업체 가맹점주가 연락을 피하고 라이더에게 떠넘기려고 해서 사업자등록증과 라이더와 작성한 프리랜서 근로계약서를 요구했다. 역시 근로 계약서가 없는 상황. 세상물정 모르는 10대 라이더들은 사고에 완전 무방비 상태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랑 여러가지를 모아서 고발하기로 했다.
배달 오토바이가 정차중인 내 차를 뒤에서 들이 박았다. 라이더가 18살이었는데 보험 접수 중 보험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배달업체 업주가 보험을 35세 이상으로 하고 10대를 고용한 것이다. 라이더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 업주를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2.5단계를 한 주 연장할 것 같다는 뉴스를 보았다. 자영업자로서 하늘이 또 한 번 무너진다. 코로나 블루. 행여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코로나로 병든 마음을 고칠 순 없을 것 같다. 오늘은 16명의 직원 월급을 주는 날이다. 오픈 1주년이라서 작은 선물도 준비 했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정신과에는 갈 사람이 가지 않아서 그들에게 상처입은 사람만 간다는 농담을 체감한다. 못된 사람은 죽어도 성찰하지 않는다. 스캇펙과 한나아랜트가 말하듯 악인은 타인을 발견하지 못하며, 언제나 자신을 믿고 확신하는 병적 나르시시즘으로 성찰과 치료를 거부한다. 그들 곁에 있는 건 지옥이다.
다들 돈이 더 있었으면, 외모가 조금 더 나았으면, 어학을 더 잘했으면 인생이 개선될 거라고 하는데 실은 마음이 무너지면 모든 게 끝이다. 마음은 모든 걸 이겨낼만큼 단단하지 않은데 무너지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채 소비된다. 아무일도 할 수 없고, 의욕도 이성적인 판단도 불가능하다.
제주도 출장 마치고 하루 동안 쉬고 있다. 그동안 수명을 세 번은 넘긴 것처럼 일했던 지라 이 순간이 너무 달콤하다. 함덕에 있는 유탑유블레스 호텔을 추천한다. 11만원에 조식, 석식2만원권, 생맥주2잔, 끝내주는 바다뷰 물멍까지. 유료인 료칸도 너무나 만족스럽다. 혼자 오기도 좋고 같이 오기도.
솔직히 자영업하면서 문재인 정권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세금 잘 내고 고용 창출을 열심히 해도 대출의 벽이 너무 높아 코로나 대응에 우울증이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문프를 지지한 건 돈이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정권에서는 시민을 존중하는 정서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코로나 여파로 모든 게 정지 되었다.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적금과 주식을 깨어 현금을 확보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될지. 이대로 지속되면 파산은 필연적이다. 나는 꽤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었음에도 이러한 공포가 가시질 않는다. 초유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부디 이 상황이 끝나길 바란다
인생은 혼자 지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지 모른다. ‘홀로 더불어’가 아닌, 언제나 홀로 있는 법을. 타인에게 무엇도 바라지 않기. 가슴의 블랙홀을 채우려 하지 않기. 타인을 나의 수단으로 삼지 않으면서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기. 종교도 우정도 사랑도 그 모든 것에 의존하지 않은 채 이 세상을.
새로 오픈한 어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 2명을 뽑는데 13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코로나로 대학교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자,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몰리는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도 심각한 위기라 언제 일자리가 없어질 지 모른다. 꿈은 낭만이 되었고, 그저 생존 투쟁을 하고 있다.
노회찬은 찰리채플린 같은 사람이었다. 늘 유머러스했지만 항상 슬픔을 말하며, 정치가 기득권의 행복에 봉사할 때 약자는 기본적인 삶도 갖지 못함을 애처롭게 말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채플린의 말처럼. 노회찬은 우스운 정치의 고통을 열연한 정치인이었다.
2015년4월2일 세월호 유가족 52명이 삭발을 했다. 인양을 부르짖는 오열이었다. 당시 황교안은 법무부 장관이었고,이후 국무총리가 되었다. 유가족의 삭발은 계속 되었다. 이 힘없는 삭발을 권력자 황교안은 외면했다.그런 그가 권력을 구걸하는 삭발을 한다. 구역질이 난다.
“한강물에 지금 못 가. 죽고 싶은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 가면 번호표 뽑고 기다리다가 내년에나 가능해.” 툭하고 나온 농담 후에 같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재건하면 다시 무너지고, 또 세우면 또 무너뜨리고. 아무도 자영업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그 어떤 정치도.
세월호 6주기에 들은 황교안, 김진태, 민경욱, 이언주 등 세월호에 대한 무책임과 악마적 언어를 구사한 이들의 낙선 소식. 이번 선거는 이들이 당선되지 않기 만을 바랐던 것 같다. 갈수록 정치에 무뎌지는 것을 느끼고 있음에도, 이 마음은 정말로 간절했다. 유가족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외��기자와 국내기자 질문 수준이 크게 차이난다. 외신기자는 구체적, 실무적, 실질적 갈등 해소 시나리오에 초점을 둔 반면, (다는 아니지만)국내기자는 김정은의 워딩을 말해 달라는 등 호기심 충족에 가까운 기사를 위한 질문을 한다. 궁금하면 500원 정도의 답변 외 더 할 말이 없는 질문을.
“엄마 오래입을 거 사지 말고 예쁜 걸로 사. 옷 수명에 인생을 맞추기엔 인생은 너무 짧잖아 특히 겨울 옷은. 나중에 엄마가 너무 적은 옷을 남기면 너무 슬플 것 같아. 예쁘게 만족하며 살자”어제 엄마에게 패딩을 사 주면서 한 말. 엄마는 무슨 그런 슬픈말을 하냐면서도 그래 예쁘게 살자라고 했다
인간은 꿈이 없이도 바쁘고 부지런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시원하게 꿈을 버리고 기뻐하는 법을 배우시라고 말하는 게 진실하지 않을까. 꿈은 오랫동안 그 자체로 현실보다 위에 있다고 믿었지만 실은 삶의 주인은 언제나 꿈이 아닌 그때그때의 사건이었다는 걸.
인생 어느 한 시점에는 한없이 즐겁게 웃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배꼽이 빠지도록 깔깔깔 거리는 시간이. 그땐 그것이 흔한 일 이지만, 실은 굉장한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어느 날 삶이 기운을 잃고 죽음 충동과 허망함이 머리와 가슴과 손발을 붙들 때 그때의 웃음이 나타나 삶을 일으킨다.
사랑하는 관계가 될 수록 어두운 이야기가 많아 진다. 자신의 어려움과 상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하기에 아픔을 나누고 의무 없는 책임감을 느끼며 상대의 어두움을 수렴한다. 이것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님을 사랑을 잃으면 알게 된다. 그가 나의 그늘을 얼마나 따뜻하게 비춰주었는지를.
이강인이 런던에 가서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손흥민은 이강인과 찍은 사진을 선처를 구하는 글과 함께 남겼다. 손흥민을 보면서 다시금 느끼는 바, 리더십의 8할은 인내이고 나머지 2할은 더 큰 인내이다. patient의 라틴어 어원에는 관용과 겸손, 견고함이 있음을 손흥민 에게서 새삼 느낀다.
고등학교 첫 시험을 마치고 한 아이가 노력만큼 결과가 안 나와서 많이 울었다. 마음이 안 좋아서 다음날 기프티콘과 짧은 글을 보냈다. “노력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고 그것을 잊지 않을 때 노력은 비로소 삶이 된다고”이 말이 뭐라고 다시 열심을 낸다.고맙고 미안하다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힘겨워 한다.그는 알지 못한다. 자신이 크게 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강하고 약함을 구분 짓는 이는 ‘현재’강한 사람들이다.삶의 무차별 공격에 정통으로 맞으면 누구나 속수무책, 무너지는 게 당연하다..삶은 언제나 인간 위에 있다”
_김수정,54
“선생님 제가 일하느라 아이를 못 살펴서 애가 많이 부족해요. 죄송하지만 잘 부탁드려요...”
“어머니 죄송하다니요. 일하시는 어머니들은 늘 죄책감을 느끼시는데요. 안 그러셔도 돼요. 일하는 아빠들은 안 그러잖아요. 마음 편히 일하세요. 아이 잘 돌보겠습니다.”
오늘 학부모와 통화한 내용
얀센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주사를 맞고 돌아가던 중에 접종비를 안낸 것 같아서 병원에 전화해 계좌이체 하겠다고 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깔깔깔 웃으면서 먹고 싶은 걸 이야기 하신다. 그리고 “코로나 백신은 무료에요”라고. 센스있는 응대가 너무나 유쾌하다. 고마울 정도로.
사람을 쥐어짜는 경영은 당장은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경영자는 회사가 지배 공간이 아닌 타인의 삶이 정동하는 물리적, 심리적 공간임을 기억해야 한다. 회사의 가장 중요한 벨류는 재무제표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구성원의 안정감과 만족이다. 숙련된 노동은 여기에서 나온다.
이틀 뒤 8명의 직원에게 첫 월급을 준다. 혹시나 급여일을 못 맞추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원하는 급여를 모두 잘 주게 되었다. 어제 정산을 하면서 마음이 울컥해 사무실에서 혼자 울었다. 지난 몇 개월간 밤을 새고 달리고 집중하고 대화하면서 생긴 마음의 상흔들이 아리고 저렸다
사업하면서 인문학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는다. 사람을 대하고 돈을 다룰 때 인문학은 정지선을 지키게 한다. 더 빨리 많은 이익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고 돈을 뜨겁게 쫓으라고 할 때 인문학은 멈춰서 사람과 도리를 먼저 살피라고 한다. 그 결과는 항상 선순환을 만들어 더 좋은 이익을 가져왔다.
여자 컬링.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다. 이미 시청자의 마음을 다 빨아들인 뒤에 약간의 여지를 남기는.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충분하고 종결이라 하기에는 애가 타는. 속편을 간청하고 싶다. 그동안 깊은 감동을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많은 사랑 속에 원하는 길을 갔으면 좋겠다.
아니다 싶은 사람, 마음과 삶을 병들게 하는 사람과는 지체없이 관계를 끊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으니 관용하고 사랑으로 보듬고 용서하자”는 식의 낭만적 인간애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그 이상을 주어야 하는 사람과 일을 하고 우정을 쌓는 건 미련이고 악순환이다.
이십 대. 독서가 열렬할 때 매일 아침 광화문 교보에 갔다. 서가 하나를 내 걸로 만들겠다는 치기로 하나둘 읽고 다 읽은 책만 샀다. 마음이 분주하면 책을 들고 지하철을 타 다 읽을 때까지 안 내렸다. 그땐 행복한 미래를 준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행복한 과거를 짓고 있었다. 그때가 그립다
영국의 영문학자 프랜시스 오고먼의<걱정에 대하여>를 추천합니다. ‘걱정’ 또는 ‘걱정 행위’를 다방면으로 사유한 걱정에 대한 범 비평서입니다. 걱정을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는 삶과 마음에 이 책은 틈을 줍니다. 걱정을 치료한다고 하지 않고, 걱정과 함께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통찰력 있는 사람 보다는 편안한 사람이 되기를. 예민한 숙련공이 되기 보다는 무뎌도 꾸준한 사람이 되기를. 글과 정보를 사랑하기 보다는 주변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찰나를 아끼고 가슴에 오랜 슬픔을 미워하지 않기를. 삶은 예술이 아님을 잊지 않고, 관조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를.
어떤 분이 내가 문 앞 게시판에 붙여둔 세월호 참사 애도 포스터를 보고 “개념 있으시네요.”라고 하셨다. 그분께 “죄송하지만 개념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붙인 거에요.”라고 말씀 드렸다. 그 셀 수 없는 상실은 개념으로 소비할 수 없으며 그것을 시도해서도 안 된다. 다만 부끄럽고 미안해 할 뿐.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적인 사람, 그것을 솔직한 것이라고 정당화 하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그를 이해하려고 할 수록 상처를 입는다. 이기심을 자신감으로 삼은 사람은 어떤 이타심으로도 바뀌지 않기에, 그 주변은 언제나 이용당할 뿐이다. 그는 이미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 마저도 이용한다.
내 마음이 기울어져도 타인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타인도 나와 같은 무너지기 쉬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의존의 무게. 나의 삶과 마음의 무게가 언제나 타인의 힘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그래서 고독하지만, 그 고독함으로만 타인의 삶을 존중할 수 있다.